버퍼링 Buffering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큐레이터학과 제11회 졸업기획展   2011_0601 ▶ 2011_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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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601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영상 및 설치 강소영릴릴_김범준_김웅현_뫼비우스_박유석_이민희_정송운_정이바_Flying Frint 영상 권윤희_전소정 / 사진 박유미_안세권_장보윤_장원영 설치 김주현_리혁종_배민경_양진우_이수영_APLELAS / 회화 김승택_정정엽_허윤희

후원,협찬 / 두산동아_Double Cup Coffee 주최,기획 /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제 11회 졸업 기획 전시 준비 위원회 위원장 / 조은일 부위원장 / 강유빈 기획팀 / 안은영_고은혜_고윤_박주하_서윤아_이상희_이채영_임미희_정은주_최유진 홍보팀 / 이서연_김주연_박세희_박진희_유토비_유하늘_조정원_채민선 전시팀 / 이은애_고지나_권혜민_김하영_변혜정_우현정_이유라_이지현_장보미_최보경

blog.naver.com/buffering11 / 트위터_@buffering11

관람시간 / 10:00am~06:30pm

동덕아트갤러리 THE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51-8번지 동덕빌딩 B1 Tel. +82.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이번 큐레이터학과 제 11회 졸업전시 버퍼링展은 학부 과정을 매듭짓는 장이 되기보다, 예비 기획자로서의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이는 장이 되길 희망했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처음'의 문제로 돌아가 보기로 했다. 어쩌면 영원히 어렴풋하게 부유할지도 모르는 모호한 지점들―예술, 전시, 기획, 큐레이터―사이를 더듬거리며 떠돌아본 것이다. 그 떠돎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초이자 최후의 몸짓이 된다. 큐레이터는 어디까지나 늘 작가․작품의 '뒤'에 서서 앞서 가는 것의 소리, 냄새, 의문, 번민들을 수습하는 자일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그것들을 잇거나 풀고, 때로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면서 설레는 한 발자국을 떼려 한다. ● 우리는 무언가에 대해 먼저 '말'하기보다 멈추어 서서 세상의 모든 소리들을 순수하게 '듣기'로 했다. 자명한 사실이 있다면, 주변을 감지하는 일은 언제나 온전히 자신을 열어젖힘으로써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우리가 꾸준히 고민했던 지점은, '큐레이팅' 혹은 '전시' 그 자체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는 아마 거의, 처음인 듯한 태도로 '큐레이팅'이라는 것과 마주하며 진지하게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의 일반적인 전시 관행은 공통의 주제를 통해 무엇을 말할 것인지 드러내는 방식이었다. 전시 전체를 감싸는 하나의 주제는 곧 해석의 실마리이자 지표로 기능했고, 특히 일관된 흐름을 유지해야만 하는 기획 단체전에 있어서 그 중요성은 더할 나위가 없다고 여겨왔다. 그런데 이러한 형식이 과연 전시와 작품의 내막을 여실히 드러내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설정하는 일이 오히려 의미를 규정짓고 해석의 여지를 닫아버리진 않을까 생각하며, 당연시 여겨온 문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해보려 한다.

안세권_꺼져가는 불빛 시리즈
김범준_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예술하기_단채널 비디오_2011

우리는 주제라는 틀(frame)에서 벗어나, 공통의 주제 대신 개인 기획자와 작가의 이야기들을 들여다보는 관점을 취했다. 주제를 묶어두지 않음으로써 개별의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움트고, 맑게 울린다. 때로는 전체보다 부분을 먼저 만나보는 것이 소중한 경험이 된다. 이 낯선 경험은, 주제를 비우는 것으로써 전시의 작동 원리를 새롭게 들추어 보는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대주제를 부정할수록 역설적으로 전시 자체와 대면하게 된다. 이는 전시의 메커니즘을 재확인하고, 재설정하는 과정이다. 이로써 극대화되는 자율성이 전시를 살아나게 하고, 우리는 그 안에서 무정형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 전시장에는 30개의 개별 화제―24개의 1:1 큐레이팅과, 기획자 개인이 진행한 5개의 소규모 프로젝트―가 유연하게 흐른다. 작가와 1:1로 만난 24명의 기획자들은 자신의 관심사를 단지 하나의 화두로만 삼고, 24팀의 작가들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초청'하였다. 그러고 나서 작가․작품으로부터 발견된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였다. 기획자와 작가 간 숱하게 만나고 서로 문답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세상과 진정으로 깊게 대화하는 자세를 다시 배운다. 더불어 예술이 생성되는 경로와 문맥을 짚어볼 수 있었다.

전소정_Three ways to Elis_단채널 비디오_2010
장보윤_1968년, 여름, 해변에서(1968, Summer, at the Beach)_잉크젯 프린트_76×110cm_2009
정정엽_seed-face_캔버스에 유채_117×91cm_2010

이번 버퍼링展에 참여한 작가들은 무심코 지나쳐 왔던 일상을 다시금 환기하는 작업을 많이 선보였다. 그 존재가 미미하여 너무도 익숙해져버린, 관심에서 제외되었던 것들에게 새로운 역할과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만 여겨졌던 공간이나 사물에 애착을 가지고, 그것에서 소소하지만 구체적인 행복을 찾아내려 했다. 세상과 진정으로 조우하고 공감하려는 그들의 이타적인 노력은 관객들로 하여금 세상을, 그리고 삶을 재인식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낸다. ● 정적인 물체 혹은 물체의 반복적 움직임에서 생성되는 에너지에 주목한 작가들도 있다. 정정엽은 팥알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인 원초성을, 권윤희는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해 꽃이 가진 역동성을 보여준다.

김승택_이문동길_디지털 프린트_50×200cm_2009
김웅현_Man VS W.Wild.W_HD 멀티채널 비디오, 혼합재료_가변크기_2011

또 다른 작가들은 개인적인 사연이 담긴 공간을 공적인 영역에서 공유하거나 공간 그 자체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김승택은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을 그리면서 그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삶을 상상하게 했다. 강소영릴릴이 특정 공간 속을 파고들어 지극히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공간을 재해석했다면, 안세권은 공간 속으로 들어가되 그 공간과 맺은 기억을 불러들임으로써 마음의 아릿한 부분을 건드린다. Flying Frint는 도시 공간에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공간을 변모시키는 방법을 우리에게 제안한다. APPELAS는 전시장 안에 상주하며 작가의 삶으로 우리들을 초대한다. 그들은 '미술관-작품-관객' 사이의 관계성을 실험한다. ● 예술 창작 과정에서 겪는 고민들을 풀어낸 작가들도 있다. 리혁종은 예술 창작에 있어 무분별한 재료 소비가 산출하는 심각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삶의 순환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김범준은 작품을 통해 사회의 인식과 편견 속에서 살아가는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언뜻 개인적으로 보이는 이 고민들은, 사실은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성찰들이다. ● 손에 잡히지 않는 '기억'의 문제에 다가선 작가들의 이야기도 주목할 만하다. 장보윤의 작업은 기존에 있던 이미지들을 단서로 삼아, 과거의 기억이 담겨있는 특정 공간과 시간을 관객들로 하여금 다시 체험하게 한다. 전소정은 여러 명의 기억을 재조합시키는 방법으로 기억의 환상을 만들어냈고, 박유석은 유년의 기억을 시각적인 잔상으로 표현하였다. 재구성된 이 모든 기억들은 우리에게 가상이면서 실재이다.

권윤희_Ecstatic Stillness 황홀한 정적_3d Flower, mapped with ocean_00:12:41_2009
정이바_Emotion Patch-Red_종이_2011

소규모 프로젝트는 잡지 형식을 빌려 도록을 구성하려는 계획 하에 기획되었다. 5명의 기획자가 각각 들려주고픈 이야기를 개별 화제로 삼고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소규모 프로젝트 '빈 곳'은, 감추어져 있지만 누구나가 지니고 있는 폐허의 모습을 추적한다. 또한 개인적인 관심사에서 출발, 주변인들의 첫 경험에 대한 흥미로 시작된 '첫 경험', 뜬금없는 질문에서 예상외의 답변을 기대하며 진행된 '큐레이터+미술비평가 인터뷰',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통해 개개인의 삶의 단면을 알아보기 위한 'Life Story', 서명을 통해 드러나는 사람들의 개성에 주목한 'signature'까지, 프로젝트들은 모두 책자로 구성되어 전시장 곳곳에 전시되었다. ● 전시 제목인 '버퍼링'은,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지점과 순간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어휘였다. 각각의 기획자들은 세상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태도를 지니고, 앞으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이번 졸업 전시가 출발 지점이자 하나의 단초가 된 것이다. 버퍼링展은 '채워질' 무언가를 기다리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우리들의 서투른 몸짓과 세상의 소리들이 모일 것이며, 또 다른 무언가가 더해지게 될는지도 모른다. 조각처럼 흩어져 있던 세상의 작은 소리들이 모이고, 순간의 이미지들이 모여 전체를 이루듯, 이들은 서로 유연하게 엮일 수 있으나 때로는 매끄럽지 않게 흐를지도 모른다. 우리의 작은 바람에 의하면, 이때에 관객들 역시 '버퍼링' 과정을 통해서 그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맺어볼 수 있길 기대한다. 그 모든 순간에 당황하지 않고 숨을 고르며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길 제안한다. 그러고 나면, 세상을 다시 살필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어느새 우리 또한 어떤 맥락에서 서식하고 있는지도 알아차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기획팀

프로그램 : 『날것, 그대로의 수다』 - 묻지마 졸업전시 2탄 -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제11회 졸업전시 '버퍼링'展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날것, 그대로의 수다'를 진행합니다. 작년에 진행했던 '묻지마 졸업전시 Don't cover it'은 미술계 종사자, 미대생만을 대상으로 졸업전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였지만, 올해는 토론을 참여하는 대상과 이야기의 범위를 확장시키려 합니다. 또한 작년 토론과는 다른 형태로 함께 듣고 나누는 수다의 장을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토론(6월 2일 목요일)에는 졸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졸업에 대해 고민을 하였던 질문잡지 'Headache'의 정지원 편집장의 강연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각자가 맞이했던 혹은 맞이할 졸업에 대한 이야기, 이와 함께 졸업관련 통과의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두 번째 토론(6월 4일 토요일)에는 첫 번째 토론에서 나온 내용과 연결하여 전시장 안에서 또 다른 이벤트를 꾸려보고자 합니다. 노래, 영상, 글, 그림이 수다와 함께 어우러져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즐겁게 이야기하는 시간입니다. 예술을 전공하거나, 전공은 아니지만 예술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이야기를 듣고, 느끼고, 함께 할 것입니다. 일 정 : 2011년 6월 2일 (목) 늦은 6시-9시 『강연 : 'Headache'의 정지원 편집장』            2011년 6월 4일 (토) 늦은 6시-9시 『수다(발제) : 김종민, 김한지, 박진석, 안젤라, 유유미, 이승재, 임찬영, 정테멘 외』 장 소 : 동덕아트갤러리 전시장 내 참가자 : 졸업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예술 관련 전공자, 예술 분야 활동자              더불어 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대학생, 일반인 모두 참가비 : 무료 주 최 :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Vol.20110602c | 버퍼링 Buffering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