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525_수요일_06:00pm
후원/협찬/주최/기획_그문화 갤러리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_01:00pm~07:00pm / 월요일 휴관
그문화 갤러리 SPACE OF ART, ETC. 서울 마포구 당인동 28-9번지 1층 Tel. +82.2.3142.1429 www.artetc.org
당인동을 포함한 홍대 앞은 급격히 발전한 서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중심 지구는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반면 외곽 지역은 70,80년대의 삶의 양식을 간직하고 있는 이러한 풍경은, 변화하는 도시의 모습에 주목하는 작가 피아 란징게르(Pia Lanzinger)가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휴전선 근방의 위장마을이나 시골가정집에서 기르는 개들의 모습 등,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모습들이 그의 주된 관심거리이다. 그리고 작가의 주관적인 시선에서 생겨나는 이해와 오해의 지점들은, 보는 우리들로 하여금 묘한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그문화 갤러리에서 전시하게 될 피아 란징게르의 작품들은 다음의 세 가지 소제목으로 나뉜다. 연기하는 마을(Performing a Village), 도둑맞은 기준(Purloined Standards), 에코에코(eco echo).
연기하는 마을(Performing a Village)은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을에 대한 사진기록이다. 그곳의 사람들은 마치 그들이 '그곳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밭을 갈고 짐을 나르고 식사를 한다. 하지만 해가 지면 그들은 차를 타고 각자의 실제 거주지로 이동한다. 작가는 통일전망대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북한마을을 주목한다. 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이 지역에 대한 사진들을 수집하여 영상으로 만든다. 자칫 무겁게 여겨질 수 있는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여행객의 시선으로 신선하게 풀어냈다. 두 번째 Purloined Standards 시리즈는 한국에서 사육되는 개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도둑맞은 기준'이라는 주제는, 개들이 사는 개집의 표준 형태가 개 주인들의 마음에 따라 여러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는 것에 착안하여 지어졌다. 사람에게 빼앗기고 남은 자재들로 만들어진 개집을 바라보며 작가는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집안에서 같이 생활하는 개들에 익숙한 독일작가는 한국의 개들의 상황에서 적잖은 흥미를 느낀 모양이다. 그리고 한국의 상황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생각하는 대신, 이러한 한국의 모습이 개를 사랑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고 받아들이는 듯하다. 작가는 이분법적 구분이 아닌 받아들임을 선택했다. 신작 '에코에코(eco echo)' 시리즈는 상업중심 지구와 주거중심 지구에서 서식하는 식물들의 모습을 비교해서 보여준다. 상업지대가 위치한 곳에서의 식물들은 상가를 아름답게 꾸미는 용도로 사용되는 반면, 상권 외곽에 자리한 주거지역에서의 식물들은 주로 식용 또는 알 수 없는 용도로 제각각 길러지고 있다. 작가는 이렇듯 지역에 따라 다른 용도로 소비되는 식물들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자본주의 속에서 꽃으로 대변되는 자연이 어떻게 사용되는 지, 보는 이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작가는 사람, 동물, 식물이라는 세 가지 소재를 통해 낯선 나라의 한쪽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모습 속에서 인간이 자연과 어떠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지에 대해 묻는다. 사람이 다른 사람과 어떠한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 지에 대해 묻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한국에 머무는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자기만의 한국을 바라보았다. 그가 지금까지의 삶 속에서 만들어갔던 기준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들을 경험함으로서, 작가는 자신의 시선을 기존의 기준에서부터 벗어나 확장시킨다. 작가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들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다른 기준들을 받아들이는 것. 쉬운 듯 보이지만 어려운 그 지점을 우리들도 실천해 나가야하지 않을까. ■ 고재욱
사람, 동물, 식물이라는 세 가지 세상의 조화로운 공조는 오늘날 현실이 아닌 이상에 가깝다. 하지만 인간과 동식물의 부조화로 인해 불편함이 있더라도 자연을 정복하여 소유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 이다. ● 한국의 일상에도 그와 같은 소소한 노력들이 나타난다. 서울 홍대의 '에코에코(eco echo)'라는 작품에서도 꽃으로 대변되는 자연의 이미지와 자본주의의 손길이 공존한다. ● 한편 남북한을 가로지르는 38선에는 의외로 생활의 터전이 잘 갖추어져 있다. 단, 방문객들에 대해서는 엄연한 규율이 정해져 있다. 호기심 어린 외부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군락사회의 규율이다. 작품 '연기하는 마을(Performing a Village)'는 인터넷에서 가져온 글과 사진을 근거로 현재의 상황을 재조명한다. ● 개들은 비정상적 인간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반려동물로 비춰진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개들을 통해 전세계적 자연파괴에 반대와 동물에 대한 태고적 존중감을 되찾고자 한다. '도둑맞은 기준(Purloined Standards)'는 인간과 개의 관계에 대한 이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한에 있는 개들의 임시거처를 창의적으로 만들어 보는 내용을 기록한다. ● 다양한 전시장 장면의 초점이 비애, 기이함, 인생을 테마로 계속해서 바뀐다. 하지만 수많은 생각들을 표현하기 때문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진지하게 접근해야 할 미세한 여러 전략과 계획이 가지런히 정열된 모습이다. ■ 피아 란징게르
People, animals and plants: three worlds whose harmonious cooperation remains more of an aspiration rather than a reality, and the discomfort will not be able to cancel the successful efforts of humanity to subjugate nature. ● The less spectacular attempts of Korean everyday culture, yet to be reconciled with the flora is the work "eco echo" in the Hongdae district of Seoul, and also registers the notable influence that capitalist interests exert. ● A perfectly well ordered community life among people is demonstrated on the border between South Korea and North Korea. Here precise rules for the visitor groups, there collectivist idyllic village as a spectacle for the curious eyes of others. The work "Performing a Village", reconstructs the phenomenon based on text quotes and pictures from the Internet. ● Dogs often seem to serve as a substitute with dysfunctional human communities. Possibly one finds in the love towards the domestic animal even traces of an opposition against the global destruction of nature and the attempt to regain a primal respect for the animal. "Purloined Standards" documents the creativity by the construction of improvised dog-houses in Korea in regard to this question of the relations between human and animal. ● The different exhibition scene focal-points alternate from sadness, absurdity and life, but because of the large number of ideas that are expressed, a closer look reveals the forms of the arrangement opens a reservoir of micro-strategies, which deserves to be taken seriously. ■ Pia Lanzinger
Vol.20110523c | 피아 란징게르展 / Pia Lanzinger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