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1_0521_토요일_03:00pm
참여작가 / 박윤주_송지은_오세인_민성진_정인교_정철규_신하정
주최/주관 /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획/진행 / 곽소연(디렉터)_추명지(큐레이터)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일,월요일 휴관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LITMUS COMMUNITY SPACE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786번지 B1 Tel. +82.31.494.4595 www.litmus.cc
『2011 리트머스 플랫폼: 쇼케이스』전시는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의 신진작가지원 프로그램『2011 리트머스 플랫폼』의 첫 번째 전시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7명 작가들의 최근 작업과 신작을 소개한다. 본 전시는 11월까지 진행될 프로그램의 출발선 상에서 신진작가들의 기존 작업을 전시를 통해 재조명함으로써 작가들의 작업과 관심사, 예술적 실천 방식을 이해,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가들의 향후 활동 가능성을 모색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 2011 리트머스 플랫폼은 2010년도에 신설된 리트머스 신진작가지원 프로그램의 후속 프로그램으로 시각 예술을 중심으로 장르 간의 크로스 오버를 지향하고 실험적인 창작 활동을 지향하는 작가, 아티스트 콜렉티브나 예술가 그룹을 선정하여 지원하는 작가들의 연대 지원 프로그램이다. 본 프로그램은 리트머스가 위치한 원곡동의 지역적 맥락을 직접적으로 창작으로 연결시키거나 상이한 문화와 주체들이 접촉하고 충돌하면서 형성되는 동시대 사회문화적 현상들에 주목하면서 다양한 작업방식과 매체, 장르 간의 크로스 오버와 협업을 통해 예술 실천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작가들을 연대하고 지원하고자 한다. 또한 완성된 결과물을 보다는 참여 작가들이 프로그램 기간 동안 개별적으로 혹은 공동으로 작업/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발전시키는 리서치와 프로덕션의 과정을 중요시하며, 작업을 소개하고 프레젠테이션 하는 다양한 방식을 실험하게 될 것이다. 프로덕션 과정에 병행되는 사회문화 이론과 동시대 예술에 대한 다양한 세미나와 워크숍은 기획팀과 참여 작가들의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제안을 통해 기획되고 운영될 것이다. ● 송지은은 공간과 공간을 구성하는 일상의 사물들을 주관적인 경험과 기억을 통해 여과시키고 재인식하여 평면 드로잉에 해체시키고 다시 재조합한다. 작가에게 드로잉은 일상의 공간과 사물을 새롭게 인식하고 해석하여 기록하는 과정이며 드로잉에 표현된 공간과 사물을 관객과 연결시키는 매개체로써 기능한다. 이번 전시에서 송지은은 건물 입구에서 리트머스 전시장으로 연결되는 계단 공간을 작가의 고유한 방식으로 바라보고 이 공간의 특성과 미세한 흔적들을 반영한 현장 벽면 드로잉 작업과 기존의 공간 드로잉 작업들 그리고 일상의 사물들이 본래의 기능과 가치를 상실하며 변환되는 과정을 매뉴얼의 형태로 제시하는 「D.I.Y.A」 연작 드로잉 작업 중 일부를 소개한다. ● 건축을 전공했고 현재 건축과 시각예술의 접점을 모색하며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정인교는 이번 전시에서 「+0.3」이라는 설치작업을 선보인다. 유년시절 작가에게 일상적인 공간과는 다른 차원의 내밀하고 사적인 공간을 제공했던 책상 밑 공간에 착안하여 제작된 책상은 일반적인 책상보다 다소 높아 책상 아래에 성인이 앉을 만한 공간적 여유를 갖추고 있다. 이 작업은 일상적 오브제와 공간 활용의 유동성과 잠재적 가능성을 제시하며 비(非)공간에서 감성적이고 상상적인 공간으로의 통로를 창출한다. ● 사운드 작업을 통해 현실과 일상에 접근하며 이미지와 사운드의 관계를 연구하는 아티스트 듀오 오세인과 민성진은 이번 전시에서 사운드 설치작업 "The traces"를 리트머스 전시공간과 창고를 연결하여 새롭게 연출한다. 마치 벽면을 따라 복잡하게 자라난 담쟁이덩굴과 같은 형태로 구성된 수십 개의 이어폰에서는 뉴스, 라디오, 음악, 대화 등의 일상의 소리들이 들리고, 이어폰들 사이사이에 장착된 핀 마이크를 통해 전시장과 관객의 소리들이 녹음되고 동시에 재생된다. 과거와 일상의 다양한 소리들과 전시장 현장의 소리들이 혼재되고 중첩되면서 다수의 시간과 공간의 층위들이 소리를 매개로 공존하게 된다. ● 2011 리트머스 플랫폼에 프로젝트 그룹으로 참여하고 있는 정철규와 신하정은 각각 페인팅을 주요 매체로 작업하고 있고, 신하정은 페인팅 작업과 병행하여 가리봉동이나 마석, 성산동 임대아파트에서 지역 커뮤니티에 기반을 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잊혀지지 않는 장소와 시간, 사건과 내면적 상황, 기억의 순간들을 볼록거울 형태의 캔퍼스에 기록하는 정철규는 볼록거울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가 아닌, 왜곡된 형태로 비추어 보여주듯이 자신의 특정한 기억의 순간들을 캔퍼스에 재구성하여 이야기한다. 이제 볼록거울 연작은 작가의 기억의 순간을 시각적으로 왜곡된 형태로 기록하는 차원을 넘어서 작가의 무한한 상상적 내러티브를 비추는 창이 되었다. 신하정은 견(silk)과 먹, 석탄가루, 목탄 등을 재료로 광업도시에서 관광레저도시로 변모하는 자신의 고향인 태백이라는 도시의 풍경과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회화작업과 어두움이 시작되는 시간 속 풍경의 이미지를 담은 「검은 풍경 (Dark scenery)」 연작을 그려왔다. 신하정의 회화는 캔버스로 사용된 견이 두, 세 겹 중첩되어 형성한 다층의 레이어로 인해 단면 회화가 표현할 수 없는 미세한 움직임과 풍부하고 독특한 공간감을 창출한다. ● 설치, 퍼포먼스, 사운드, 사진, 오브제, 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박윤주는 "샤워론"이라는 작가만의 실험적 소통방식을 통해 샤워와 물에 연계된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과 행위, 감각을 특정 장소와 지역 그리고 사회적 현상에 대한 연구와 결합시킨다. 박윤주는 가리봉동, 와야리, 서울의 한 노인복지회관 등에서 지역을 리서치하고 기록한 작업과 관객참여 형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 곽소연
박윤주 ● 현재 작가는 '샤워론'이라는 작가 나름의 소통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하면서, 그 안에 매우 개인적인 역사와 매우 객관적인 사실을 가지고, 담백한 시각현상을 설치하여 그것을 노출시킵니다. 지상과 지하의 수도시스템으로 연결된 (샤워의) 물줄기가 관통하는 경로와 여정, 그리고 각각 개인이 받아들이는 그 물의 감각, 그것이 미치는 사회적 현상, 그 현상이 주는 이미지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송지은 ● 길을 걷는다. 도로 반대편의 사람들이 움직인다. 내 엄지손가락 보다 작다. 그들 위로 높은 빌딩은 해를 가리고, 다닥다닥 붙은 간판들은 화려하다. 반대편에선 내가 보이기나 할까. 길거리 떡볶이 집 안 튀김들은 메말라 보이고, 자동차들은 버스와 뒤엉켜 답답하게 서있는데 가끔 오토바이라도 지나가면 왜 그리 아슬아슬해 보이는지. 규칙적으로 서있는 나무들. 바람이라도 불면 사라락하고 낙엽들이 소리 낸다. 푸르지오 아파트 사무실 곁엔 조그마한 풍력 발전기와 태양열 판이 있던데 왜 그리 안 어울리는지. 오늘도 길을 걸어가며 변함없이 느낀다. 수많은 물체들로 이루어진 이 공간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은 보이면서 잊혀 진다. 마치 조각의 파편처럼 맴돌다가 사라져 버리는, 아름답지도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지만 주위에 존재하는 물체들. 나는 오늘도 길가를 걸으며 생각한다. 어떤 물체들이 나의 아니면 그들의 주변을 서성였는지.
민성진/오세인 ● The traces」는 개개인의 귀속에서 속삭여야 할 이어폰들이 모여 덩굴을 만들어 낸다. 수 많은 가지를 뻗으며 벽을 타고 올라가는 이어폰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가까이서 하나하나 귀 기울이면, 그 내용을 들을 수 있다. 반면에 조금만 떨어지면 수많은 소리의 웅성거림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러한 덩굴 사이에는 작은 마이크가 섞여 있다. 이것은 전시장 그 현장의 소리를 담고 있으며, 작품 앞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관객은 자신의 목소리가 다른 어떤 이어폰에서 소리가 나는지 모른다. 심지어 그곳에 마이크가 있는지 모르고 지나치기가 쉽다. 익숙한 음악소리, 뉴스, 라디오, 친구와의 시시콜콜한 대화들의 뒤섞임과 엉켜있는 이어폰들의 모습은 작은 이어폰들의 뭉치일 뿐이지만 그 속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만든다.
정인교 - +0.3 ● 책상의 높이 0.7m, 앉은 키 0.9m 유년시절 책상 밑은 내 방 속 또 하나의 공간이었다. 0.7 + 0.3 」 0.9
정철규 ● 볼록거울에 다다가 나를 보여준다. 볼록거울은 친근해지다가 어느 순간 불편한 존재가 되어 어느새 나는 내 자신도 모르게 내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 모습은 살아있는 사람이라 할 수 없는 내가 겪은 혹은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하찮은 사물'이 되어 버린다. 그것은 바람에 날려 언제든지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곳에 놓인 화분이고, 철조망에 매달아 놓은 사라진 검은 풍선이고, 축제는 시작됐지만 네트에 모가지가 걸려 죽어가는 검은 새이고, 찢겨져 어디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낙하산이고, 심지어 이제는 내가 볼록거울이 되어 버렸다.
신하정 - 개와 늑대사이의 시간 ● 제 작년 여행의 테마였다. 어디선가 본 듯한 길이다. 낯설지만 낯설지 않던 풍경의 이야기이다. 해가 사라진 뒤 나를 에워싼 공기는 시각적인 이유만이 아닌 심리적으로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어쩌면 빛에 의해 가려진 풍경 속 소소한 개체들(바람, 풀, 나무, 나무뿌리)은 검은 풍경 속에서 선명해진다.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드문드문 서 있는 가로등의 익숙한 고향 길에서 검은 산과 나무가 날 쫒아오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처럼... 거친 터치의 먹과 석탄의 드로잉은 하늘거리는 견의 재료에서 도드라져서 오히려 무서운 덩어리를 극대화 시켰다. 한번쯤은 그렇게 선을 긋고 싶었다. 익숙한 듯한 내 손끝의 터치들은 익숙하지 않은 드로잉으로 나에게 새로운 낯섦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기계음으로 시끌시끌했던 연탄공장 인근의 거대한 석탄언덕은 오히려 정적이고 모던한 석탄가루 산이 되었다.
■ 부대행사 프레젠테이션 + 아티스트 토크 장소: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시간: 2011년 5월 21일, 토요일, 오후 3시
Vol.20110521g | 2011 리트머스 플랫폼 쇼케이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