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추적

시선 위에 부유하는 또 다른 시선 방식에 대하여 작가 전동연은시각작용의프로세스로부터인간의시각적인식행위에이르는과정을주목하면서그의작업에서개인적차원의시각경험의영역에대해영상매체를통해포착한후이를다시몇개의레이어와같은다층적구조위에공간적이고, 시간적이며, 개념적인 이미지 혼합물과 같은 다른 시각의 양상을 동시에 드러내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사물을 본다'라는 인간의 행위에 대한 색다른 고찰을 시도한다. ● 그의 작업을 살펴보면 일정한 네러티브가 발견되거나 구체적 상징체계를 구분해 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데 이러한 혼성적 이미지와 분위기가 주로 다뤄지기 때문에 영상적으로 표출된 작업들은 상당히 난해하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작업이 논리적 이해의 범주가 아니라 시각적 감성과 경험에 기초한 인간의 감각 영역과 인식 영역에 대한 순수한 기록과 그에 대한 연장과 분해 그리고 재배치의 관계에서 발견될 수 있는 이른바 '시각적 사고'의 확장과 관련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다시 그의 작업을 읽어가게 된다면 그가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전동연_전회 Turn Around_단채널 비디오_2011

작가는 눈에 무언가 떠다니는 느낌을 받게 되는 비문증과 유사한 현상이 사물을 바라볼 때에도 발생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전경(前景)과 기억 사이에서 혹은 주체적 시선과 객체적 시선 사이에서 그리고 심지어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어지럽게 교차되는 그 어떤 것에 대해 집중해서 탐색하고자 한다. ● 이러한 양자적 비주얼의 교차 지점에서 작가는 언어적으로 묘사되거나 설명되기 힘든, 그리고 의식의 영역보다는 무의식의 영역과 연관이 있어 보이는 시각적 경험에 대해 혹은 서로 다른 시각의 비워진 틈새에서 발견될 수 있지만 마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체계에 길들여진 습관적 시각이 간과하고 있는 그러한 시각의 영역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전동연_비문증_단채널 비디오_2011

따라서 두 가지 이상의 이중적 시각의 구조로 모호한 일루젼과 같은 영상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작업 가운데에는 작가가 직관적으로 파악한 시각 작용의 프로세스에 대한 해석이 들어 있을 뿐 아니라 작가 개인의 감성적 경험 안으로 들어온 시각적 체험의 흔적들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그러므로 작업에서 보여 지는 개별 이미지들에 대해서가 아니라 이미지와 이미지 그리고 레이어와 레이어 사이에서 그 개별적 지점들이 부딪히면서 다가오는 감각의 영역을 자극하고 있는 새로운 '봄'의 요인들에 대해 주의 깊게 다가선다면 인간에게 있어서 '본다'라는 행위를 할 때에 시각적으로 인식하고 저장하는 일련의 시각적 프로세스에서 망막에 현재적으로 그리고 주체적으로 인식하는 지점과는 또 다른 지점에서 '본다'라는 행위를 그림자처럼 겹쳐져 있는 부분에 대하여, 또한 보고 인식하는 행위에서 의식과 무의식 의 관계에 대하여, 혹은 현전(現前)과 일루젼, 기억과 망각 사이의 가역적 현상이 공존하는 시각적 행위에 있어서 현상적 경험과 인식의 관계에 대하여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전동연_변질형성 Metaplasia_단채널 비디오_2011

전동연_45 각도 45 Angle_단채널 비디오_2011

결국 작가는 합리와 상식이라는 타성에 젖은 시각적 관성 가운데 한계적 상황의 껍질을 벗겨내는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차원에서 '봄'에 대한 다른 시선 방식을 추적하여 발견하게 되는 의식 너머의 세계에 대한 제안을 하는 것이며 현상적 '봄'에 관여하는 다른 시각적 체계에 대해 재인식하고 현상과의 상호작용에서 발생되는 의식과 무의식을 교차하는 어떠한 세계에 대해 주목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 이승훈

Vol.20110519g | 전동연展 / JEONDONGYEON / 全東淵 /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