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샘표식품주식회사
관람시간 / 09:00am~05:30pm / 주말 휴관
샘표스페이스 SEMPIO SPACE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 231번지 Tel. +82.31.644.4615 www.sempiospace.com
VOID WALKER ● 유령처럼 떠도는 사건들이 있다. 오로지 사건. 사건 뿐. 거기에 서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이것은 축제요, 하나의 거룩한 희생제다.
오늘도 어제도, 아마 내일도 그러할 희생제를 지낸다. 우리는. 먹고, 살고, 숨쉬는, 와중에 잉여적 실존의 허망함을 지우고, '있음'의 스스로에 대한 오롯함을 가지려하는지,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라는 교과서적 금언에 충실히 부응코자 하는지. 매일을 하루 같이 희생제로 밤낮을 지운다. 이 희생제는 우리 모두에 대한 서로의 부딪힘이고, 서로에 대한 관계맺음이며, 'dog eat dog'의 나선에 갇힌 끊을 수 없는 서로에 대한 모두의 카니발리즘이다. '잉여함'의 허망함을 지우는 목적을 지닌 하나의 행위, 둘의 상태로, 서로의 존재를, 아니 어쩌면 존재에 묻은 먼지들까지 먹어치우고, 다시금 찾아올 허망함과 또 한번의 축제를 기다리게 된다. ● 보이지 않는 선혈이 낭자하고 의식의 상처가 짓무르고 덧나는 끊임 없는 전쟁과 같은 축제의 날들. 얼굴 같지 않은 것들을 지고 다니며 서로에 대해 구토를 유발하게 하는 여기엔, 이미 아무도 없다. ■ 고영준
내면의 풍경 ● 우주의 모든 것은 근본적으로 어떠한 목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목적을 향한 에너지의 움직임은 강렬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거대한 규칙에 의해 조율된다. 인간이 삶의 원동력인 꿈, 목표를 갖고자 하는 것도 이러한 규칙에 의한 것일 것이다. 본인의 작업은 목적을 향해가는 에너지의 분출 자체며 일상과 현대사회의 이미지화와 개인적 사건 및 공상이 만들어내는 비뚤어진 이데아, 현실의 부조화를 시각화 해내는 과정이다. ● 에너지의 '흐름'은 강렬한 터치와 색의 대비를 통해 그림의 밑바탕을 이루며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사회를 투영한다. 빠르고 거친 물감의 발림은 에너지의 원천이 되기도 하는 사람들의 '꿈'들의 집합이다. 이러한 흐름이 화면에 모여 도시의 건축물처럼 거대한 구조물이나 공간을 이루고 또는 사라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살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 역시 도시이다. 도시의 풍경은 개발과 발전에 의해 빠르게 바뀌어 간다. 편리와 효율의 극대화로 이루어진 인위적 공간인 도시 안에서 사람들은 빨라진 현대문명에 자신도 잊은 채 자아는 고립되고 내면은 공허해 지고 있다. 나의 작업은 창 밖의 빌딩과 가로수의 풍경이 아닌 현대인의 내면을 시각화하는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 ■ 정석우
어느 날, 캔디가 나에게 말했다. 나이를 한두 살 먹다 보니 어느 집에 가든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가장 크게 인화되어 걸려있는 가족사진이 자신의 집에만 없다고, 아마도 이는 사람들이 보편적인 가족 구성원으로써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아버지의 부재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노라고.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녀는 약간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까짓 가족사진 아버지가 없어서 못 찍는 거라면 아버지가 될 만한 누군가를 찾아 나서자며 그녀의 어깨를 다독였다. ● 나의 작업에서 사탕은 무수히 복제되어져 그 실재의 존재 유무를 알 수 없으며 인공적인 무언가를 상징한다. 그러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사탕의 개체들은 각각 이른바 '스펙'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사람들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좋은 부모 밑에서 자라 좋은 학교에 다니고, 좋은 직장에 다니는 스펙 좋은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의 표본이 된지 오래다. 캔디와 캔디의 어머니는 흔히 남들이 말하는 '잘 살고 있는 사람'이 되어 자신들의 가족사적 결함을 감추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고, 애비 없는 후레자식 이라던가 서방 없는 년 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는 대신에 공장에서 만들어진 사탕처럼 되어버렸다. ■ 진효선
Vol.20110515c | Fresh Blood-고영준_정석우_진효선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