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514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월요일 휴관
UNC 갤러리 UNC gallery 서울 종로구 사간동 126-1번지 Tel. +82.2.733.2798 www.uncgallery.com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개인주의와 자본주의가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었지만 인간을 단절시키고 소외시켰으며 고독하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즉 개인주의는 인간의 자유와 주체성을 강조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과 인간을 서로 분리시키고, 부와 물질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역시 끊임없는 소유를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심에 그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소통에 장애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단절된 소통과 소외, 고독.. ● 우리는 그것들을 철저히 두려워한다. 그래서 거짓과 허세, 왜곡과 과장으로 나를 속이고 타인을 속이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자신의 모순 앞에서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듯한 허무함과 공허함의 몸서리 침을 감내해야만 한다. 철저히 개인화된 인간 관계로 인한 사회적 소통의 단절로부터 겪게 되는 부조화들을『Irony of Individual』전을 통해 작가들만의 각기 다른 언어로 호소하고 있다.
김효숙은 신자본주의 부산물이라 할 수 있는 개발 현장을 통해 현대 사회 속의 개개인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어지럽게 펼쳐진 개발 현장을 인간의 복잡한 내면으로, 건물을 구분 짓는 벽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으로, 건물의 단면과 진행 중에 잘려진 도로와 구조물은 현대 사회 속에서 가려진 개개인의 본성이 왜곡되고 소외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편 해체되고 만들어지는 중간 과정을 담아냄으로써 정체되어 보일 수 있는 화면에 역동적인 에너지를 부여하여 개인사와는 상관없이 흐르는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특히 모자 속 깊숙이 숨겨진 얼굴과 뒷 모습들은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모순된 우리의 모습과 개인이 주체가 되지 못하는 현 사회를 말하는 것 같다. 또 그들의 방관적이거나 무기력한 자세는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동시에 그 곳에 속하지 못하는 왜곡된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는 듯 보인다. ● 김효숙이 외부와의 단절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회의 현상들을 빗대어 자신의 목소리를 표현해 내고 있다면, 최수인은 같은 주제를 내면의 세계로 끌어들여 그 안에서 형상화된 풍경을 표출 시키고 있다.
최수인은 개인주의 낳은 병폐로 인한 현대인의 방어기제를 미묘한 심리극의 한 장면처럼 형상화하고 이것을 자연 속에 섞이게 함으로써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구현해 내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 넌지시 우리의 실상과 그 허위의 삶이 만들어내는 부조리한 상황을 그려 보이고 있다. 방어기제는 자아와 외부조건 사이에서 겪게 되는 갈등에 적응하도록 감정적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무의식적인 행위이다. 하지만 작가의 그림 안에서는 갈등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속이고 관점만을 바꿈으로써 상대를 가해자로 만들고 자신을 스스로 외부와 단절시키고 소외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 ● 즉 우리는 본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불안해하고 꺼려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인간 관계의 단절과 대인 관계에서 주기적 단절이라는 과정을 만들지만 동시에 외로움을 느끼는 것.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존재와 이를 받아들이고 싶지만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과 아픈 감정 때문에 내부에서 그 존재를 거부하고 오히려 그 존재를 가해자로 보고 제거 하려는 내면이 그것이다. 격리, 회피와 왜곡이라는 세 가지 방어기제를 이용함으로써 우리 스스로의 자아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 관계에서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는 아이러니이다. ● 이처럼 그녀들은 작품 안에서 개인주의가 낳은 물신주의가 가져온 욕망과 의사소통의 단절 혹은 자아와 사회 조건 사이에서 자신의 거짓과 모순을 합리화하고 있는 왜곡된 우리들의 모습을 투영하여 보여주고 있다. ■ unc gallery
Vol.20110514c | Irony of Individual - 김효숙_최수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