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512_목요일_05:00pm
후원 / 5월의 어머니집
관람시간 / 10:30am~07:00pm
원갤러리 WONGALLERY 광주광역시 동구 궁동 51-26번지 Tel. +82.2.222.6547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머니를 떠올릴 때 현실적인 문제에 앞서 어머니의 따뜻한 품을 그리워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의 여성성은 모성에서 가장 절정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어머니의 역할이 현대사회에서는 일상생활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어머니는 암실에 켜져 있는 유일한 빛이다. 끝없는 어둠에서 희망을 주고 꼭 있어야 하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생각을 토대로 하였다. ● 여자는 약하지만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강하다는 말은 어머니들의 희생을 강압하기 위해 만들어낸 우리들의 억지일지도 모른다. 평범한 일상에서도 역사의 매 순간에도 우리는 어머니들의 치열한 아픔과 인내를 강요하고 억압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작업의 모델이 되는 5월의 어머니들 또한 그러하다.
5월의 역사에도 단 한 번의 영광과 찬사는 어머니들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 부재하지 않으면 외면당하는 어머니들이었다. 비록 치열하게 앞서 나아가는 투사는 아니었지만 아들의 어머니로 남편의 어머니로 또한 세상의 어머니로 인내하고 저항하며 지금의 평화를 가져왔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어머니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5월의 어머니들의 아픔과 슬픔을 온전히 공감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머니들의 트라우마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였지만, 상상 이상의 무거움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나의 작업은 완전한 소통이 아닌 불안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 전시의 제목인 "여기, 여기..."는 5월의 어머니들에게는 너무도 깊은 슬픔과 고통을 준 장소이며, 31년이라는 역사성으로 연결되어 있는 곳이다. 그날의 장소는 무대가 되었고, 이제 어머니는 그 장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심인물이다. 주름과 같은 세월의 흔적인 얼굴을 한 장의 스카프로 억눌림이 옅어졌다고 생각하시는 것처럼 화사한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등장하셨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5월의 어머니가 아닌 다만 여성의 로망을 엿볼 수 있었다. ● 촬영이 시작되자 어머니들은 평상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치 스스로의 의식을 치르듯이 진지하였고 분위기는 무거운 긴장감으로 휩싸였다. 어머니들의 눈빛과 분위기는 나를 가까이 다가갈 수 없게 하였지만, 물러설 수도 없게 하였다. 최소한의, 그러나 최대한의 거리를 유지하며 모습을 담았다. ● 사진에서 보여지는 배경의 우연성은 그때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총에 맞아 한쪽 얼굴이 없어진 아들의 모습을 떠올려서인지 스카프가 바람에 날려 어머니의 얼굴을 가려 의도하지 않은 모습이 재현된 슬픈 가상과 현실의 초상을 투영하였다.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하지만 사진 속에서는 침입자가 되고 말았다. 또한 5월의 그날을 대변하듯이 붉은색은 소품처럼 거의 모든 사진 속에서 등장하였다. 깊이 내재되어있는 어머니들의 아픈 상처가 사진으로 모두 재현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고, 사진에서 보여지는 어머니들의 눈빛을 통해 살풀이를 하게 되기를 바란다. ● 작업을 통해 상처에 상처를 다시 들추어 냈지만 믿음으로 격려하고 협조해 주신 오월 어머니집 회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를 전한다. 도청 본관의 시계는 그날의 시간이 되고 태극기는 아직도 그 자리에서 펄럭이고 있다. ■ 김은주
Vol.20110512a | 김은주展 / KIMEUNJU / 金恩周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