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들은 본인의 관념 속에 존재하는, 텍스트로 작성된 가상의 국가에 대한 내용을 이미지로 구현한 것이다. DIVERLAND(디벨랜드)라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 전반적인 체계와 세부적인 이야기, 국가 디자인 등을 작업의 주요 모티프로 하고 있으며, 각각의 작업이 모여 유기적인 하나의 큰 이야기로 연결된다. 텍스트에 명시된 내용은 주로 은유와 상징의 방법으로 이미지로 표현된다.

백승민_TRIPTYCH#1 (Scene #10, #11, #1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각 37.9×37.9cm_2011

상상속의 국가인 디벨랜드는 'Divertimento'와 'land'의 조합어로 픽션(Fiction)의 이미지들이 충돌하고 있다. 작업은 주로 자연물에서 추출된 이미지의 조합으로 새로운 형태의 유기체나 기계장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여기서 아름다운 동식물과 소재가 감각적인 지각을 이끄는 요소라면, 단절된 인체의 부분들은 감정이 배재된 물질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국가를 디테일하게 묘사하지만 이는 비실재적이다. 본인은 관찰자의 위치에서 사회와 사람간의 관계의 부조리를 가상의 제3세계에 대입해 현실사회의 문제점을 간접적인 어법으로 드러내고 있다.

백승민_MASTERPLAN PART2-8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129×129cm_2010~11

작업에서 현실사회의 도덕적 용인의 한계를 벗어난 표현과 강박적으로 표현된 대칭의 구도는 질서, 원칙과 규칙의 폭력적 강요 등을 나타내며, 이러한 작품 내부의 사회는 현실사회의 터부가 재현되는 공간으로 존재한다. 작품 내부의 사회는 현실사회의 완강한 부정인 동시에, 현실사회를 '현실 사회답게' 만들어 주는 인간성이나 규범과 같은 요소들을 상실한 상태에 대한 거울 이미지로 나타난다.

백승민_MASTERPLAN PART2-7_캔버스에 유채_150×150cm_2009

작업은 인간의 터부를 재현하는 행위자인 작가 본인에게 가해지는 강력한 저항을 인내하도록 요구하며, 또한, 작가를 포함한 감상자에게는 인간에게 '알 수 없는 공포'로 인해 그 한계 안으로 머물러 있으려는 욕망과 같은, 존재가 스스로를 규정하는 틀에 머물러 있으려는 힘에 맞서는 용기와 수반되는 고통에 대한 인내를 요구 한다. ● 작업의 형식은 색채의 과장된 사용과 그것의 충돌로, 지나친 화려함에서 오는 섬뜩함과 불편한 감정을 환기시키고자 했으며, 깊이 없는 공간감과 평면적인 입체감의 표현을 통해 모순적인 조형적 형식으로 작업의 내용에서 제시하는 모순점을 표현하고자 했다.

백승민_Sketch for MASTERPLAN PART2-7_종이에 연필, 색연필_각 29.7×21cm_2009

작업은 크게 세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 첫 번째는 가상의 국가에 대한 내용을 글로 쓰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를 이미지화 하는 작업으로, 텍스트의 내용을 드로잉 형식으로 이미지로 풀어 나가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작업의 모든 세부적인 계획과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다듬어 지기 때문에 이는 작업 전체의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드로잉을 바탕으로, 계획을 시각매체로 구체화 시키는 단계다. 이 세 단계를 거친 후에 최종적으로 도큐멘테이션(Documentation)을 하게 되고, 다음의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 백승민

백승민_Sketch for Scene #5_종이에 연필, 색연필_각 21×21cm_2011

DIVERLAND PROJECT ● This series of works embody the image of a textually depicted virtual nation which exists within individual conception of creator. The main motif is sourced from overall systems, detailed stories, and national design surrounding the DIVERLAND, a virtual state which is nonexistent in the actual reality, and all the works organically converge on a bigger story. Textual contents herein are mainly expressed into metaphorical and symbolic images. ● As an imaginary nation, the DIVERLAND refers to a combination of 'Divertimento' and 'land' under the collision of fictional images. Overall, this series represents a new type of organism or mechanical equipment by combining individual images extracted from natural objects. Here, dissected body parts function as a material with emotional exclusion provided that beautiful animals and plants act as an element to enable sensory perception. But, this series is no more than a nonexistence despite its detailed description of nation. From the perspective of observer, creator reflects relational absurdities between the society and humans in the third world of nonexistence, thereby disclosing the problems within the real society in an indirect usage of language. ● In this body of works, violent coercion of order, principle, and rule is manifested in expression beyond moral tolerance of the real society and a symmetrical structure expressed in a coercive way, and a society herein exists as a spot for reproduction of taboos in the real society. Such virtual society implies a vehement denial of the real society as well as a mirror for reflection of loss of elements worthy of the real society like humanity or norm. ● This series requires creator to endure strong resistance as a reproducer of human taboos and appreciators, inclusive of creator, to become courageous and stand the resultant pains against the force which confines an individual existence to the self-defined boundary such as human desires for sinking into human limitations due to unknown fear. ● In these group of paintings take the form of exaggerated use and collision of colors to arouse frightened and uncomfortable feelings through extreme gorgeousness. Moreover, it expresses a contradictory conception mirrored in the textual contents through a contradictory figurative method based upon shallow space idea and plane cubic delineation. ● This series of works largely entail the following three stages. The first stage involves writing on an imaginary nation, while the second stage indicates the imaging process where textual contents are embodied into images in the form of drawing. All detailed plans and ideas become concrete and refined at the second stage, which plays the most pivotal role in the whole process of works. The third stage is to give shape to all the plans via visual medium based upon drawing. A final documentation occurs after these three stages, and then it moves on to the next episode. ■ PAIKSEUNGMIN

Vol.20110504b | 백승민展 / PAIKSEUNGMIN / 白承玟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