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1204b | 김민경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504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본전시장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우리들은 모두 외롭다. 우리를 둘러싼 외부는 우리를 더욱 외롭게 만들어 버린다. 이 외로움을 떨쳐내기 위해서 우리는 두꺼운 위장복을 입어야만 한다. 소비를 위해 구축된 매스미디어 환경은 엄청난 양의 정보를 쏟아 붓지만 이것이 전달하는 의미는 언제나 소비를 종용할 뿐이다. 유도된 공감은 트랜드라는 안전망을 구축하고 이러한 구조 속에서만 우리는 안정감을 갖도록 교육되었다. 텔레비전이 회색화면으로 지직거리는 동안에만 우리는 외로운 자아를 대면할 수 있다.
김민경의 작품 속에 드러나는 자아는 언제나 회색 빛의 공백을 암시한다. 그러한 자아는 눈빛을 잃었거나, 혹은 애초에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공백은 변신, 변장, 혹은 위장에 용이하도록 준비된 상태로 복제를 거듭하게 된다. 대신 그것과 대비되는 두꺼운 위장막의 베리에이션을 도드라지게 한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의 아우라를 잃었고, 때문에 존재의 깊은 성찰 대신 표면에 맺히는 반짝거림, 한눈에 알아차려야만 하는 실루엣과 스타일에 집중하도록 훈련 받고 있다.
때문에 김민경의 작품에 드러나는 위장된 자아는 언제나 밝고 경쾌하고 발랄하며 상큼할 수 밖에 없다. 작가는 이러한 잘 짜여진 하나의 연극을 연출하고 그 베리에이션을 조율하기 위해 복잡한 과정을 고안했다. 작품의 바닥을 이루는-실체적 자아들에 해당하는-이차원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작가는 삼차원의 피규어를 제작한다. 그리고 변장에 용이한 각도를 찾아 촬영을 마치게 되면 이것의 용도는 마쳐진다. 이차원의 이미지로 걸러진 자아는 변장에 용이하도록 복제되고 세밀한 재단을 거쳐 일반화 된 후 상실된 정체성을 부여할 변장의 도구들, 즉 베리에이션과 조립된 후에만 완성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부여 받게 된다. 실체적 자아는 에디션으로 복제된 후 은폐되고 그 위장막만이 아우라를 갖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인지한 후의 위장된 자아는 결코 밝지도, 경쾌하지도, 발랄하지도, 상큼하지도 않다.
다층적으로 형성된 한 세트의 자아들 속에서 하나의 진실을 찾아내기는 어렵다. 하나의 표준, 혹은 집합의 평균으로만 계산해 낼 수 있는 사이들의 모호함만이 우리들 정체성의 진실을 말 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장은 본래 무엇인가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꾀하기 위한 하나의 술책이다. 작품 속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의 소녀들은 엇비슷한 위장막 속에서 각자의 자아를 찾고 있는 당신과 나의 평균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고 있지 않을까. ■ ART2513
Vol.20110503k | 김민경展 / KIMMINKYOUNG / 金珉坰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