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422_금요일_05:00pm
주최/기획 / ㈜쌈지농부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논밭예술학교_논밭갤러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18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82.31.945.2720 www.farmingisart.com
쌈지농부㈜가 운영하는 생태문화공간 논밭예술학교, 논밭갤러리에서 이피 (본명 이휘재)의 개인전이 4월 22일부터 5월 8일까지 열린다. 이피는 이번에 『HER BODY PUZZLE』 제목으로 설치 작품과 함께,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이피는 '나는 내 조각 설치 작품이 '냄새나는 조각, 사라지는 조각, 썩어가는 조각, 소리 나는 조각, 움직이는 조각, 반사하는 조각, 피어오르는 조각'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설치 작품 "새를 위한 맞춤복 The Costum Dress for Birds"은 레이스와 명태 껍질을 결합한 작품으로 이러한 이피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어떤 예를 들거나 보여주기 위해서 작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마르면서 악취를 풍기고, 스며들고, 후각을 통해 보는 이의 뇌의 어떤 특정 부위를 자극하고 잠식하기 위한 것, 심지어 작품 자체가 무너지고 분열되고 파괴되어서, 병에 걸린 듯한 작품을 보여주고자 한다.
한 개의 몸이 여럿의 매개자에 사로잡힐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수수께끼 같다. 매개자란 주술적인 의미로 타인들에 사로잡힌 사람을 일컫는다. 만약 한 존재가 여러 매개자에 사로잡힌다면 그는 수많은 신들에의 들림, 관통 당함, 다 실을 수 없는 내용물의 적재, 그것의 과밀, 몸의 웅크림, 병약과 파괴에 노출되는 것이리라. 변용과 상실, 생략, 재 출현하고 또 재 출현하는 타인들에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이리라. ● 이 비유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국가주의자들이 외국인들을 향해 던지는 비난과 비슷하다. 외국인들이 인구 과밀을 만들고, 자원을 고갈시키고, 쓰레기를 쏟아내고, 사유재산을 파괴하고, 노동시장을 잠식하고, 협소한 주거 공간에 살면서 지나치게 아이를 많이 낳고, 시끄러운 음악을 틀고, 냄새나는 요리를 하고, 자극적인 옷을 입고, 볼썽 사나운 피부색을 드러내고, 국가 재정을 위태롭게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미국인들은 외국인들이 신체적 재난을 가지고 병원에 들이닥쳐선 응급실마저 아수라장으로 만든다고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법에 어긋나지는 않겠지만 원주민들이 외국인의 몸에 휘두르는 거역할 수 없는 권력의 역학 관계를 거꾸로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런 사고를 다시 뒤집는다면 외국인의 몸을 침략받고, 사로잡히고, 혼돈에 빠져 있고, 재앙에 부서진 몸으로 해석해낼 수 있지 않을까? ● 이렇게 뒤집힌 사유 속에서 국가 조직 대신 외국인의 몸이 매개자가 될 수 있다. 수많은 미디어들에 의해 관통 당해 고름이 돌고, 전염병자가 되고, 염증에 시달리고, 교정 기관에 붙들리고, 이미지에 붙들리고, 악취와 소음에 둘러싸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수많은 몸들에 둘러싸여 포화 상태에 이르는 매개자가 될 수 있다. ● 한국 작가 이피의 작품은 오염과 화농, 전이의 영역에서 가동한다. 그녀의 작품은 다중 매체적이지만 그렇다고 다중 매체라는 용어가 내포하기 시작한 기술 숭배, 정밀성이나 도식적 전문성을 담고 있지는 않다. ● '혼란'은 자신의 매개자로서의 상태를 제어하지 못해서 반응만하다가 곧 자발적인 경련에 이르는 신체의 전율을 이르는 말이다. 이피의 작품은 이런 상태를 안전하게 '복제' 하거나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매개자적인 확장이나 잉여를 그녀 자신의 몸으로 결합하고 창조해내어 그것을 '실현' 하는 것이다. 그녀가 나중에 서울에 돌아가서 오징어 냄새에 대해 말한 것처럼, '어떤 의미에서 공동체의 경계는 감각의 경계라 할 수 있다. 구운 오징어 지독한 냄새는 서양의 타자이며 아브젝시옹(abjection)이다'. 이것이 바로 이피 작품의 특징적인 몸짓이다. 어떤 예를 들거나 보여주기 위해서 작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악취를 풍기고, 스며들고, 후각을 통해 보는 이의 뇌의 어떤 특정 부위를 자극하고 잠식하기 위한 것, ● 심지어 작품 자체가 무너지고 분열되고 파괴되어서, 병에 걸린 듯한 작품. ● 작가의 어머니는 말하지 않았던가. '네 작업실에서 썩는 냄새가 진동해.' 라고. (Joyelle McSweeney(prof. University of NotreDame)- 사로잡힌 신체 中 에서) ■ Joyelle McSweeney
Vol.20110423d | 이피展 / LEEFI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