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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423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01:00pm~07:00pm
다원예술공간 도어 OPEN SAPCE DOOR 서울 마포구 동교동 177-22번지 B1 2관 Tel. 070.7590.9335 www.thedoor.co.kr
자연이 사람들에게 주는 '감동'이란 것은 나에겐 그야말로 어떤 말로 표현해도 부족하고, 어떤 글로 쓴다해도 진부하다. 그렇지만 자연이 주는 감동을 직접 체험하는 것 그 자체는 늘 결코 진부하지 않다. 예컨대 맑은 오후 수천 개의 햇살들이 반짝이는 우리 집 뒷산의 숲 속을 걸을 때에, 홍지동에서 보는 북한산과 북악산, 인왕산들의 강한 존재감이 담겨있는 형상들은 나에게 언제나 새롭고, 언제나 생성의 순간들이며, 때로는 내가 단순히 관조하는 자연 풍경들이 아니라 날 둘러싸며 끊임없이 내 신체를 더듬고 있는 하나의 우주적 광경이다. 내 감각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온전히 깨어있고 열려있으며 작동한다.
이러한 자연에서 나오는 긍정의 에너지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다. '그리기'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과연 외계의 대상을 가장 정확하게 재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르네상스의 기하학적 재현법인가? 인상주의의 빛에 대한 사물의 표면적 솔직함인가? 아니면 산수화의 삼원법에서 볼 수 있는 체험을 바탕으로 한 시각적 종합인가? 차라리 자코메티가 그랬듯 대상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지우면서 남긴 '흔적'의 기록들인가? 세잔처럼 대상을 '홀로 살아 있는 색' 으로 번역하며 조화시키는 것인가? 무엇 하나 이뤄내기 쉽지 않을 뿐더러, 무엇 하나 명쾌하지도 않다.
첫 번째 개인전은 이러한 '그리기'의 첫 번째 고민들의 결과이다. 대상(자연)을 내 눈으로 직접 본다는 것에 대한 시도, 그리고 그 시선을 고스란히 손의 감각에 맡기는 시도이다. 내 모든 그림의 출발점은 드로잉이며, 드로잉 속에서 대상을 재현하는 새로운 방식을 점차 찾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누드드로잉'은 인간의 표현이라기 보다는 자연의 일부로서 대상을 그리는 형식적·방법적인 부분을 실험한 것이고, 지구상에 현존하는 형상 중 가장 생명력과 존재감이 느껴지는 '산'과 항상 우주 속을 유영하는 느낌을 받는 '숲 속'을 그렸으며 현장에서 대상과의 직접대면을 통한 그리기를 고집했다. ■ 오재형
Vol.20110423c | 오재형展 / OHJAEHYEONG / 吳哉衡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