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504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규리_김대환_김인수_김혜란_김효숙_노경민_박은정_송아리 신지현_엄민희_이국현_이주리_이진아_전에스더_최다찰
주관/주최_서울시_서울문화재단_서교예술실험센터
관람시간 / 11: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서울문화재단 서울시창작공간 서교예술실험센터 SEOUL ART SPACE SEOGYO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9-8번지 Tel. +82.2.333.0246 cafe.naver.com/seoulartspace www.seoulartspace.or.kr
서울시창작공간 서교예술실험센터가 2011년 처음 개최하는 『I will survive』전은 한국현대미술의 신진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다. 30세 이하 총 15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 미술 현장의 평론가, 전문지 편집장, 큐레이터, 그리고 센터가 엄정하게 선정한 작가들로 최종 구성되었다. ● 본 전시의 타이틀인 『I will survive』는 대학 졸업 후 작가의 길을 선택하고 자신만의 작업 활동을 시작하려는 신진 (혹은 젊은) 작가들의 의지를 반영하는 의미에서 이름 붙였다. 살아남다 'survive'는 단순하게 살아있는 그 자체의 의미보다 경쟁을 통해 극적으로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아있는 생명력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 'survive'는 단순하게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약육강식의 의미보다는 미술계에서 앞으로 계속 '살아있는 작가'가 될 것을 다짐하는 의미로 타이틀의 표제를 붙였다. ● 현재 국내 미술계에서 '신진' 혹은 '젊은'으로 통용되는 작가 스펙트럼은 광범위하다. 굳이 나이로 정리하자면 미대를 막 졸업한 20대 중반부터 만 45세 이하 정도가 아닐까? 나이 기준 외에도 개인전의 횟수, 뒤늦게 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한 작가들까지 포함한다면 신진(혹은 젊은)작가 범주에 포함되는 이들은 상당할 것이다. 혹은 처음 신진작가 그룹전에 참여하였다가 또 다른 기관에서 주최하는 젊은 작가 전시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신진작가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작가도 꽤 있을 것이다. 이번 『I will survive』전에는 미대는 졸업했지만 졸업전시 외에 전시 참여를 해보지 않았거나 혹은 한 번 정도의 전시 경력을 지닌 말 그대로의 신진작가들과 전시를 만들어보고자 30세 이하라는 나이제한을 두었다. 이번 참여 작가들은 미술계로 이제 진입하는 자리 잡지 못한 약한(fragile) 존재들일지 모르나, 3년 혹은 5년 후 폭풍 성장할지 누가 알까?
1. 자아로부터의 출발, 기억과 죽음 ● 테너시 윌리엄스(Tennessee Williams)의 극 「The Glass Menagerie 유리동물원」의 여주인공 로라(Laura)는 약한 (fragile)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녀는 신체적인 결함이 있을 뿐 아니라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괴리되어 자신만의 환상에 갇혀 산다. 로라 인생의 메타포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유리로 만들어진 동물 조각상들이다. "아, 조심하세요. 숨만 쉬어도 부서져요." 라고 로라가 얘기하며 다른 이에게 그것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마치 로라의 인생처럼 떨어지면 깨질 듯 약하고 불안하다. 로라의 분신과 다름없는 유리동물원의 조각상들은 엄민희의 「약하고 허연 존재들」 작업에 등장하는 자신의 어릴 적 약하고 허연 모습들을 연상하게 한다. 엄민희 작품은 시종일관 현실이 아닌 과거에 사로잡혀있다. 그녀의 작업은 주로 어린 시절 학예회 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나 간호사, 추장과 같은 복장을 한 모습이 찍힌 과거의 사실적인 그 순간 자체에 몰두한다. 신지현은 과거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부터 출발하지만, 엄민희의 작품과 달리 평범한 일상적 상황 혹은 꿈같은 환상의 모습들을 담아낸다. 반면 이진아의 「Formless Monster」 시리즈에서 과거의 '기억'은 또 다른 모습으로 희화된다. 작품은 기억 속 친숙하고 익숙한 존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부재함으로 인해 낯설게 느껴지는 공포, 두려움의 감정으로 되돌아오는 언캐니한 상황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김혜란의 작업에서는 두려움의 대상으로서 죽음을 주목한다.
2. 무의식의 표출, 욕망 그리고 섹슈얼리티 ● 노경민은 포르노그래피에 등장하는 오르가즘 상태의 여성 성행위 장면을 캔버스 화면 가득 메운다. 「時」 연작 시리즈에서 작가는 남성의 성적 노예가 되어버린 여성의 순간적인 이미지를 직설적으로 재현함으로 인해 여성에 대한 연민과 남성의 폭력적인 시각을 고발한다. 반면 이국현은 여성을 광고이미지 속 아름답고 성적인 욕망의 대상으로 포장하여 완벽한 하나의 상품이미지로 만들어버린다. 박은정은 자연 속에서 살덩이가 엉키며 하나의 덩어리 그 자체가 되는 교미의 모습을 그려 서로를 침투하고 스며드는 감각과 에너지에 집중하였다. 송아리의 신체조각 「지각장」은 몸 안에 있는 지각과 바깥에 있는 세계가 만나는 접합 장소로서의 인체를 보여준다.
3. 사회와 자연 ● 작가가 살고 있는 현대 도시 풍경에 집중한 이주리는 「공사장-심리적 풍경」에서 건물이 완성되지 못한 미완의 공간에 관한 작가의 심리적인 무의식을 펼쳤다. 김효숙 역시 「실마리」에서 도시와 신축 공사현장에서 볼 수 있는 어지러운 자재들과 건축 기계들의 모습을 현대인의 삶을 투영하였다. 최다찰의 작업은 특정 사회적인 이슈와 상황에 자신을 비추어 평면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단편적인 이미지를 거부하고 인스톨레이션을 통한 다각적인 접근방식을 택한다. 작가는 재개발 지역관련 신문기사 이미지를 차용하여 오브제로 「2010년 10월 17일 대연우 암마을 가는 길」을 재구성하였다. 김규리는 회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비디오라는 세 개의 매체에 주목하여 애니메이션 연작「Restriction」을 통해 화석화된 사각의 프레임 캔버스 안에서 탈출하려는 인물 '제재'를 드러낸다. 획일적이고 계량화된 현 사회를 아크릴, A4용지, 자 등의 일반 사무용품 도구를 이용한 김대환은 그의 작업 「Art Ruler」를 통해 풀어낸다. 전에스더는 거짓과 허구의 모습으로 살아가 어떠한 감정과 사상도 드러나지 않는 현대인에게 얼굴은 쓸모없는 대가리에 불과함을 「無頭自畵像」 연작을 통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듯 섬세한 필선으로 묘사한다. 김인수는 나무 조각형상을 통해 자연의 한 부분을 규격화하여 현대인들의 소통의 단절을 드러낸다. ● 이번 『I will survive』전 15명의 참여 작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해 때론 과거의 기억과 대면하고 꿈틀 대는 내면의 욕망과 마주하여 끊임없이 보는 이로 하여금 충격과 감동을 전달한다. 윌리엄스의 극 「유리동물원」의 주인공 로라가 소중히 여기던 유리동물들은 극의 마지막에 모두 산산조각난다. 그것은 로라가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또 다른 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전시 참여 작가들은 졸업을 지나 이제 현실과 맞닥뜨려지는 순간, 자신 안에 갇혀있거나 닫혔던 사고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깨어지고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시작의 전시가 된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지 않을까? ■ 조예인
Vol.20110421j | I will survive 난 살아남을거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