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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413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더 케이 GALLERY THE K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6번지 Tel. +82.2.764.1389 www.gallerythek.com blog.naver.com/gallery_k
도상학, 기호학의 의미가 범람하는 현대미술에서 많은 작가들이 여러가지의 소재를 차용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서술한다, 그 중에 구두라는 소재만큼 많은 상징적 의미를 가진 사물도 드물 것이다. 현대미술에 국한하지 않아도 세기를 거슬러, 장르를 불문하고 구두에 투영한 의미들은 각양각색에 이른다. 실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즈의 마법사에서 심리적 욕망과 환상으로 풀이되는 도로시의 구두, 진실과 존재의 드러남을 역설한 고흐의 구두, 지식인의 마지막 자존심이자 정신세계인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등은 예술의 역사에서 구두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과 상징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비단 작가에 그치지 않더라도 현대 많은 젊은 여성들의 경우 구두는 그들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욕망이며, 꿈의 발현이다. 작가 김혜연 또한 구두를 소재로 작업하는 젊은 동양인의 여성으로 된 작가이다. 젊은 동양의 여성으로 된 작가라 함은 구두라는 대상을 대하는 시각 주체의 차별성을 의미한다, 시대착오적 발상의 이야기처럼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열일을 제쳐두고 구두 모으기에 열광하는 셀러브리티가 아닌 이상 이 평범한 대한민국의 젊은 작가에게 구두는 어느 유명한 미드 속 여주인공의 구두가 지니는 의미 이상의 것이 내제되어 있다.
작가에게 신체의 가장 아래, 행위의 첫 도구로 해석되는 구두는 자신과 외부와의 연결고리이자,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자신의 내밀하고도 억압된 욕구이다. 그녀는 구두라는 사물에 자신을 대변하는 인격과 의미를 부여함으로서 그것을 통한 자신의 일상을 대중에게 고한다. 자신의 욕구나, 존재의 외침이 아닌 방어에 가까운 그의 이야기에는 지극히 평범한 젊은 여성의 세상을 향한 조심스런 소통의 의지가 담겨있다. 화려하고 장식적인 색감과 구도 속에는 가슴 아픈 첫사랑의 이야기, 위태롭게 진열된 유리 구두의 불안함, 꿈과 현실 사이에서 오는 자신의 의지와 태도에 관한 수많은 감정과 반성이 오간다. 그러나 우리가 그의 작품을 한낱 개인의 에세이 정도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은 우리주위의 여러 미약한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는 존재의 현실과 이상, 스스로 선택한 미래에 대한 의지와 갈등, 소외, 등을 여성의 구두로 풀어내고 있다. 근작에 들어 단순한 구두의 형태를 벗어나 상황에 관한 다양한 서술과 묘사들로 풍부한 이야기와 변형을 꾀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단순한 페미니즘적 시각이 아닌 이른바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젊은 세대 전체를 대신한 위로와 자성일지 모른다. 앞으로 이 젊은 작가가 단순한 shoes holic으로 치부되지 않고, 세상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수많은 타인의 목소리를 대신하기 위해서는 자기연민이 배제된 주체에 대한 객관적 시선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이 작가가 바라는 신데렐라의 이야기일수도 있으며 우리가 바라는 작가상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지금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이 꿈틀거림이 언젠가 더욱 큰 폭발력으로 다가오길 기대하며 응원해본다. ■ 고경
Vol.20110421d | 김혜연展 / KIMHYEYOUN / 金惠姸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