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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413_수요일_05:00pm
관훈갤러리 기획展
관람시간 / 10:30am~06:30pm
관훈갤러리 KWANHOON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본관 1,2,3층 Tel. +82.2.733.6469 www.kwanhoongallery.com
불가사의한 모순 ● 민정수는 이미 만들어진, 대량생산된 레디메이드 인형을 이용해 낯선 인간을 보여주고 색다른 사물들의 반란과 혼돈을 창출한다. 연한 분홍빛이 번지는 피부(고무질감)를 지닌 인형이란 오브제, 레디메이드를 주된 대상으로 삼아 이를 일상의 온갖 작고 자잘한 사물들, 예를들어 컴퓨터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는 기계부품과 전선줄 등으로 연결하고 접속시켜 사각형의 프레임 안에, 액자틀 안에 가득 채워 넣었다. 미니어춰로 이루어진 풍경조각이다. 일상용품과 인형이 만나 이룬 또 다른 기이한 세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을 강하게 연상시키는 이 유사인간인 인형의 신체는 무참히 절개되고 분절되는가 하면 말랑거리는 피부는 얇게 저며지고 펴져서 낯선 사물들에 붙어있다. 매달려있다. 피 없는 유사인간의 몸은 그렇게 자유로이 해체되고 원래의 몸통은 여러 조각으로 분해되어 떨어져 나와 평면의 피부로 펼쳐져서 화면, 그림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벽에 거는 작품이 되었다.
피부의 이동과 떠돎이라는 이 착란적인 놀이, 행위 속에는 작가가 지닌 동시대 인간과 현실에 대한 여러 상념과 신랄한 메시지가 깔려있는 것 같다. 주제의식이 너무 강하게 드러나 보이는 것 같지만 그러나 그 주제가 그렇게 무겁거나 강박적이지는 않다. 사실 나로서는 작업의 메시지보다는 작가가 자기 앞에 놓인 오브제들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연결하고 접속해나가면서 놀이하는 그 유희성과 인형의 피부, 물성을 색다르게 뒤바꿔놓은 물성의 전복적 연출이 흥미로워 보인다. 작가 역시도 주제나 이야기를 의도해서 만들어나가기 보다는 일상의 사물들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고 그것들끼리의 우연한 만남에서 오는 생경한 상황에 매료되고 있음을 말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초현실주의적 연출이다.
민정수는 인형과 일상의 오브제들을 본래의 맥락에서 탈각시키고 전혀 다른 틀 안에서 재맥락화 한다. 아니 두서없고 중심도 없으며 온갖 만화경 같고 혼돈 같은 이미지의 폭발적 힘을 창출하려 한다. 작가의 이 초현실주의적 오브제들의 연출은 독립적이고 구체적인 이미지들이 연관성 없이 이어지면서 빠르게 전환되는 충격적인 꿈의 세계를 보여주는데 기여한다. 그러니까 미술작품이 외부적 대상을 재현하는 것, 특정한 주제에 종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면과 꿈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내면과 본능, 순수한 영감에 귀를 기울이고자 한다. 그런 면에서 그녀는 다분히 편집증 환자다. 현실세계에 순응해 사는 대부분의 정상인들과는 달리 세계를 자신의 의식 속에 통제하면서 자기의 욕망에 따라 세계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인형과 오브제를 통해 그 길을 실천해나가는 것이다. ■ 박영택
Vol.20110413b | 민정수展 / MINJUNGSOO / 閔貞守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