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ographies of time

김정선展 / KIMJUNGSUN / 金廷宣 / painting   2011_0412 ▶ 2011_0430

김정선_우산든 어린소년 Boy with an umbrella_130.5×97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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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Kips gallery 511 West 25th Street 2nd Floor #203 New York, My10001, USA Tel. +82.2.734.1333 www.kipsgallery.com

Converged lives 수렴된 삶들 ● 부드러운 팔레트, 퍼져나가는 듯한 겹쳐지는 선들은 김정선 고유의 스타일을 규정한다. 그녀의 작품에는 잊혀지지 않는 무언가가 담겨있다. 캔버스 하나에는 세 인물이 보인다. 아마 김정선 본인과 두 아들이 보는 이에게는 등을 돌린 체 해변가를 따라 걷고 있는 듯싶다. 외로움이 가득 퍼져있는 분위기이다. 여름 바닷가의 빛이 퍼져나가며 이 작은 가족을 적시는 속에, 엄마와 아들의 친밀한 대화가 진행 중이다. 주제넘음을 무릅쓰고 나는 그림 속 그녀가 외로워 보인다 이야기했다. 그녀는 "우리 모두 외로운 사람들 아닌가요?"라 되물었다. 김정선은 늘 어린이의 강렬하고 솔직한 감정을 강렬하게 포착해 그려내는 재능을 지녀왔다. 흐르는 시간의 서글픔이 어린 시절 여름 바닷가의 모습에서 생생하게 드러나며, 한편 삶의 환상과 덧없음을 궁극적으로 그려낸다. 화면 앞쪽에 미스터리하게 놓여진 빈 의자를 통해, 그림 속 인물들을 둘러싼 암시적 비정(非情)함을 뒷받침해준다. 마치 추억의 존재에 대한 상징처럼, 의자는 영원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채 말하지 못한 수많은 것들, 수 백 만 번의 후회와 이루지 못한 소소한 욕망들을 의미한다.

김정선_First birthdays_130.5×97cm_2007~10

시간이 얼마나 흐트러져서 흘러가는가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때로는 뭉개져서 지나치고, 때로는 하나의 이미지가 다른 것들보다 더 뚜렷하게 두드러져서 말이다. 또, 때로는 매 초 매초가 의미를 담아 마음 속에 새겨지기도 했다. (Stephanie Meyer, Twilight, 2005) ● 작업이 잘 돼가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제야 그녀에게 어울리는 시각적 표현 언어를 찾아냈다는 설명을 해줬다. 그녀에게 모든 기억은 삶의 일부로 유형화되어 존재한다. 과거도 현재와 마찬가지로 시간에 대한 소중한 목격자인 셈이다. 김정선에 따르면, 유령들이란 우리가 떠나 보내지 못하는 우리의 가장 친밀한 과거이며 우리 속에 머물고 있는 추억이다. 한때는 내 것이던 그 몇 분의 순간이 기억에 떠오를 때, 우리는 남아 있는 시간에 대한 애절함을 느끼는 것이다. 김정선의 작품은 추억의 되새김 행위에 내재된 그리움을 하나의 흐름으로 전해주고 또 그것을 본능적인 것으로 만들어 준다. 그리하여 시간 속에, 그 순간들을 불멸의 기록으로 남게끔 해주는 것이다. 김정선 자신과 두 아들의 그림은 우리 일상 생활 속에 늘 내재된 그리움과 고독을 조금도 빠짐없이 담아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해변이란 장소는, 그녀가 바닷가 할머니 댁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래로 늘 그녀에게 신비한 영향력을 주던 곳이었다.

김정선_The ebb Tide1_162×97cm_2010

해변의 세 인물 ● 파도 치는 바닷가의 인물들은 마치 흩어지는 증기인 듯하지만, 결국 김정선의 캔버스 위에 그 모습을 다시 채움으로써 무한함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인물들은 모두 거의 투명하고 속이 훤히 비치게 표현되었다. 마치 풍경에 녹아 드는 유령과도 같이 말이다. 그녀는 추억이란 우리 곁에 가까이, 그리고 한결같이 머무는 유령과 같은 존재라 믿는다. 썰물 때의 초월적이기도 한 순간에 대한 추억이, 뚜렷하게 사랑으로 각인되어 영원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거의 투명한 인물들은, 우리로부터 멀리 걸어가버리면서 최근, 혹은 먼 과거의 순간 속에 영원히 얼어버린다. 김정선은 인물들을 투명하게 표현하여 그들의 몸을 통해 저 멀리 바닷가가 보이게 표현함으로써 시간의 연속성을 뚜렷하게 드러내준다. 그림 속 인물들은 물리적 경계를 뛰어넘어 풍경과 하나가 되는 듯하다. 우리는 그림 속 포착된 너무나도 가슴 아픈 순간을 목격하면서, 덧없는 인생이 우리에게 젊음에 대한 소유나 현재에의 머묾을 허락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일종의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김정선은 이러한 매체를 기술적으로 정통함으로써 복잡하나 마치 손에 만져질 듯한 감정들로 가득 찬 분위기를 창조해낸다. 매일매일의 피상성에 젖은 나는, 무심한 눈길이 아닌, 친근하면서도 동시에 슬픈 카타르시스적 경험을 환기시키는, 심도 있는 숙고를 요구하는 작품을 대면할 때 느껴지는 정서적 나약함에 무방비 상태였다. 그녀의 회화 속 인물들은, 그녀 자신만이 그 고유성과 본질이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지극히 사적인 인물들이다.

김정선_The ebb tide2_162×130cm_2010
김정선_West Shore_117×73cm_2007~11

화가 ● 흐르는 시간(Fleeting Time)은, 해변에 서있는 인물이건, 수줍게 미소 짓는 여인이건, 캔버스 위에 김정선이 덧없이 표현하여 작업한 추억의 한 조각이다. "서해안(The West Shore)은 실제 사진의 일부를 작가 그린 것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줍은 미소 속의 미묘한 고통(throes?)을 내비치는 신비한 여인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미소의 이유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이 살아남으며, 여인의 내적 아름다움이 김정선의 회화 속에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김정선_Trees on the Bank 1_73×117cm_2010
김정선_Trees on the bank5_33×19cm_2011

김정선의 작업은 예전 고단한 작업 과정과 예술적 완벽성이 중요하던, 순수의 시대를 떠올린다. 어지러울 정도로 즐비한 오늘날 예술 작품들이 사회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져 가는 와중에, 많은 이들은 현대의 미적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정선은 꿋꿋하게 확신을 갖고, 회화라는 매체의 정직함을 흔들리지 않고 고수한다. 그리고 그녀는 부지런히 솜씨를 발휘하면서 마치 뮤즈의 신처럼 사랑을 발하게 된다. 스스로의 모티프에 의구심을 가지면서 능력의 한계까지 스스로를 밀어붙이며 그녀는 자신이 유일하게 하고 싶어했던 것을 하고 있을 뿐이라 이야기한다. 김정선은 마지막까지도 본인이 선택한 그것을 성실히 지켜낼 것이고, 그녀가 그려내는 캔버스를 보면 그녀만의 고유한 영혼을 언제건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 ■ Linda Choy

Vol.20110412a | 김정선展 / KIMJUNGSUN / 金廷宣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