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국민아트갤러리 KOOKMIN ART GALLERY 서울 성북구 정릉동 861-1번지 국민대학교 예술관 2층 Tel. +82.2.910.4465 art.kookmin.ac.kr/site/fine.htm
부조리 속에 상대적 '이상' ● 김준호의 입체, 설치작품은 일반적으로 관람자에 의해 관철될 때 미니멀 한 작 으로 읽혀 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가 작품에 차용한 테크닉은 인위적이나 꾸밈없는 간결성을 추구하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간결한 울림을 지닌 그의 작품에 비해 그가 작업과정에 임하는 태도는 보여지는 것처럼 심플하지 않다. 특히 그는 보이지 않는 개념을 작품에 끌어 들여 시각적 요인을 최대한 극소화 시키고 작품과 관람자 사이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지킨다.
이번 전시에서 그가 영향을 받은 '이상(理想)'이라는 개념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인간이 구상한 비현실적인 이상(idea)'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즉 '인간의 절대적인 지성이나 감정의 최고 형태로서 실현 가능한 상대적 이상'을 말하고자 한다. 그에게 있어 '실현 가능한 상대적 이상'이라는 것은, 개인의 상대적 결핍으로 인하여 개인의 욕망과 목적에 접근하기 용이하게 변형된 것을 말한다. 이것은 인간이 닿을 수 없는 절대적 감각이 아닌, 인간 개인의 개별적 상황에 따라 현실에 반영된 '맞춤형 이상'인 셈이다.
김준호가 말하는 맞춤형 이상은 보통 일상생활에서 쉽게 발견될 수 있으나 너무 흔하다는 이유로 진정성이 결여되어 허구적인 속성을 띠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필요에 의해 과장되게 부풀려져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요소로 인위적 조작이 가해지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김준호는 현실에서 관습적으로 부조리하게 읽히는 이상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중립적 관점을 점철시켜 현실 감각으로 재구성하였다. ● 그는 '이상'이 현실 안에서 인간존재의 무의미함, 소통의 부재, 인간의지의 무력함, 인간의 근원적이고 동물적인 욕망, 물질성, 비생명성 등으로 규명되는 인간의 부조리한 배륜적 관념을 희석 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러나 오늘날의 이상은 때론 배륜적 감각에 의해 유린되고 과열된 잦은 등장으로 인하여 오히려 미미하고 시시한 존재로 격하되는 고통을 겪고 있다. 따라서 그는 이 같이 부조리하고 이율배반적 사회 안에서 간결하되 울림 있는 깊이로 오용된 이상에 반기하여 자신만의 이상을 만들고, 실현 가능성의 의지를 개인적 취향에 따라 전하고 있다.
김준호는 자신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타인에 의해 불편하고 이질적으로 존재하는 허구적 이상을 자신의 실현 가능한 형태로 재해석하여 구체화 시킨다. 예컨대 「관계들」은 절대적인 시간 안에서 자신이 지향하는 이상을 위해 상대적 시간으로 해석하려는 관점, 「내 방의 가구들로 만든 방」같은 경우 자신이 줄 곳 생활했던 방에 가구를 재배치시켜 자신의 존재를 확인 받고 그 공간 안에서 또는 시간 동안 공유했던 그의 꿈꾸었던 이상을 재확인한다. 또한 낯선 타인과의 대화 안에서 발견된 문장으로 작업한 「존재하는 것만으로 감사해요」와 본래 역할을 잃고 거꾸로 땅에 박힌 스마일 풍선을 작업한 「A dozen ELIMS」는 인간사이의 이상적 관계에 대한 고민과 타인과 결코 공유할 수 없었던 관계를 경험되어진 과장되지 않은 시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작업을 통해 '이상'이 결코 멀리 있지 않음을 경험을 통해 말하고 있다. ● 그것은 김준호의 이상, 우리가 절대적으로 조우 할 수 없는 초월적인 관념이 아닌 인간의 상대적 가능성에 의해 재해석된 삶과 밀접한 원동력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권유정
Vol.20110411j | 김준호展 / KIMJOONHO / 金埈鎬 / installation.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