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407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근중_김민수_김인태_박지숙_박현웅_성영록_이용석
기획 / 정영숙 후원 / BellaRest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거락 Gallery CoLA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530-4번지 Tel. 070.4235.6483 www.gallerycola.com
내부의 빛 투영 –붉은 방으로 여정 ● 갤러리 거락 개관기념전은 색(色 Color)시리즈로 시작한다. 음양오행설에서 풀어낸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의 오색(五色)이다. 전시 순서는 1부 파란꽃(blue), 2부 연금술(Gold), 3부 붉은 방(red), 4부 태양과 달빛(black & white)으로 진행한다. 다섯 가지 기본색에 문학과 스토리를 가미함으로서, 현상적인 색채 탐구를 넘어서 확장된 색채의 무한변주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 색은 작가의 정신적 가치를 발현하는 창조적 조형요소 중의 하나이다. 작가들이 선택한 색은 단순한 장식효과를 넘어선다. 색은 감정을 창조하는 대변의 조형요소로 작용하고 시각적 임펙트를 통해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동양의 태극도는 빛의 음양(흑, 백)과 색의 음양(빨강, 파랑)으로 구분 되는데 그 중 빨강은 주목성이 높은 색으로 남성성, 강함, 공격성을 나타낸다. 3부 주제는 '붉은 방'이다. 초대작가 7명의 다채로운 감성이 묻어난 붉은 색 스펙트럼으로 전형적인 화이트큐브의 전시공간을 연출한다.
김근중 「Natural Being(꽃세상, 原本自然圖)」시리즈는 모란 꽃이 중심 소재이다. 커다란 모란 꽃 봉우리가 가득 피어난 곳, 디스토피아를 향하는 즐거운 움직임이 출렁인다. 이처럼 아름다운 꽃세상을 표현하는 작가의 올오버페인팅에서 주조색은 붉은 계열이다. 적(赤)색을 중심으로 朱(붉을 주)와 紅(붉을 홍)이 어우러진다. 잎새와 일부의 꽃을 파란색, 핑크색, 그리고 보라색으로 처리하여 풍성한 색채의 향연을 담아낸다.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모란과 현대인의 아이콘(말풍선, 캐릭터등)이 꽃밭에서 숨은 그림 찾기 놀이를 하듯 살짝 살짝 보여준다. 현대인이 머물고 있는 세상, 그곳의 이야기를 꽃으로 표현한 것처럼.
김민수는 작가노트에 "나는 하얀 바탕 위에 붉은 색을 입혀내면서 복을 담기 시작한다." 라고 적고 있다. 작가의 옷차림과 소품에도 붉은 색이 중심이며 블러그의 이름도 '빨강이'이다. 붉은 색에 대한 연구는 석사논문으로 이어졌고, 차별화된 작품은 색의 상징성에 주목하게 한다. 마티스의 「붉은 화실」처럼 공간의 유희가 풍성하다. 「부귀영화-여」, 「부귀영화-남」는 3차원을 2차원으로 평면화하고 작가가 선택한 오브제들의 리듬이컬한 배열로 신규방 풍경을 제시한다. 「새의 노래」시리즈는 신묘년의 토끼를 조형화하였으며, 이 모든 작품에서 붉은 색이 중심이다. 작가의 주관적 기복의 내러티브는 수용자의 마음을 대변하기도 한다.
김인태는 식물의 위치를 환치시킨다. 사과는 모자상, 배추는 속이 빈 형태로.. 이처럼 물질의 본질을 탐색하고 변형하는 것, 작가의 유쾌한 조형유희이다. 「사과모자상」시리즈는 성모상이 모티브가 되어 큰 사과와 작은 사과, 그리고 절단된 면으로 형상을 구체화한다. 사과라는 본질에 충실한 것은 단연 색이다. 탐스런 붉은 색은 스탠인그라스의 매끄러운 표면을 탱탱한 긴장감으로 감싸고 있다. 그 후 발표한 책과 오브제의 결합은 시대적인 초상을 날카롭게 보여준다. 「Apotheosis of Mao」는 두꺼운 책 표지를 장식한 마오쩌둥의 얼굴과 달러($)기호는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의 풍경이다.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붉은 색이 조형형태를 탄탄하게 마무리한다.
박지숙은 생명체의 순환을 씨앗에서부터 뿌리까지 적극적으로 이미지화한 연작으로 조형탐구를 지속한다. "'생명성'과 관련한 지속적인 변화와 역동성이 어떻게 수용되는가를 고찰하고 이를 회화의 근본개념으로 삼고자 하였다."라는 작가의 글을 통해 집요한 탐색의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변형된 캔버스는 이처럼 생명의 변이, 확장을 조형화하는데 중요한 수단이 되며, 유연한 선과 연속된 점의 드로잉 또한 작가의 의도에 접근하기 용이한 표현방식 중의 하나이다. 이와 같이 작가가 표현한 세계는 이미지와 선이 중심을 이루며 그 다음 조형언어로서 색이 쓰여진다. 「Vigrous」는 위에서 언급한 내용적요소를 적절하게 혼용하여 붉은색으로 통일감과 생명의 움직임을 극대화한다.
박현웅의 작품은 동화 속 공간 같은 순수함이 묻어난다. 주요 소재가 되는 꽃, 사탕, 자동차, 집등을 간결하게 조형화한다. 「기다림」, 「사랑한다 말할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갑니다」등은 제목만 들어도 한편의 동시를 읽는 기분이다. 작가는 성인을 위한 작품을 펼쳐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처럼. 그리움의 대상은 고향집으로, 사랑의 대상은 꽃으로, 이를 연결하는 매개체는 자동차로 각각 설정된 이미지를 원경과 근경을 적절하게 이용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 고향집의 빨간 동백 꽃, 사랑을 고백하는 붉은 꽃은 화면을 압도하며 피어있다. 캔버스가 아닌 자작나무 합판을 곱게 센팅하여 페인팅하는 작업과정은 오랜 시간 축적된 작가의 노하우로 매끄럽고 섬세하다. 긴 여행에서 돌아온 후 지금의 자리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쁨이 되고 있다.
성영록은 2006년 첫 개인전부터 2010년까지 4회 개인전을 발표하면서 매번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이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풍성한 이미지와 내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까움이다. 최근 작품의 근간이 되고 있는 주제는 '매화'이다. 작가는 해마다 매화가 필 때면, 화행(畵行)을 떠난다. 작가에게 듣는 매화이야기는 다시금 옛 선인들의 사랑방을 옮겨 놓은 듯 진지하고 철학적이다. 냉금지 위에 산수를 그린 후, 살며시 그려 넣는 매화 나무 줄기와 꽃들. 은은한 향기를 머금은 매화 꽃은 작품에서도 잔잔하게 피어난다. 붉게 채색된 바탕에 흰색과 금색으로 피어난 매화 꽃, 붉게 물든 노을 빛에 처연한 아름다움이 스며든다.
이용석은 「식물원- 붉은 정원」시리즈로 단연 붉은 색이 중심을 이루며 2005년 개인전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용석 주묵전'이라고 3회에 걸쳐 개인전을 펼쳐본 것으로 봐서 작가에게서 주묵(朱墨)은 중요한 지각의 상징이 된다. 식물원이 특정한 공간에 식물들을 집단 재배하여 성장시키듯이 붉은 색으로 흰색의 한지를 채색한 것은 현실의 공간을 벗어난 가공의 세계를 제시한다. 단일색으로 주제를 집중시키고 선택한 관엽식물의 줄기와 잎, 간간히 공간을 차지하는 동물의 형상이 어우러지며 「붉은 온실」, 「붉은 정원」을 지나 「식물원-꿈」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특정한 공간 설정은 식물과 동물이 한 공간에 호흡하는 상상의 공간으로서 도심 속 자연을 제시한다. 무한한 힘과 꿈이 이루어지는 제3의 공간은 뜨거운 열기를 뿜어낸다. ● 괴테는 붉은 색을 '색의 왕'이라 했다. "눈은 빛을 만나면서 빛을 위한 기관으로 형성되며 이로써 내부의 빛과 외부의 빛은 서로 하나로 감응한다."라고 언급하므로서 색과 개인의 감정(感情)의 연관성을 탐구했다. 인상주의와 추상미술을 해석하는 방향을 제시하는데 영향을 끼친 것이다. 7명 작가의 붉은 색의 변주는 자연과학으로 접근하는 빛의 색이 아닌 작가 내부의 빛이 투영된 색이다. 파장이 가장 긴 붉은 색은 작가들의 심상에도 강한 울림으로 남을 것이다. 이러한 울림을 길어 올리는 7명의 색감(色感)은 각각의 이미지들과 함께 수용자의 시각을 강렬하게 끌어당긴다. ■ 정영숙
Vol.20110411c | COLOR series - III 붉은 방 Red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