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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거리 133번지 제2전시실 Tel. +82.53.661.3081 www.bongsanart.org
동해바다의 후미진 해변에서 바위들이 눈에 들어 왔다. 파도와 바람에 깎여지고 표면에 알 수 없는 얼룩과 조개껍질이 화석처럼 굳어 있었다. 벌어진 틈사이로 풀이 자라있거나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은 마치 바위가 오랜 세월 살아 온 대상으로 다가왔다.
고대인들은 바위가 식물과 마찬가지로 땅속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생령(生靈)이 깃들여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이 바위에서 느껴지는 생명력과 자연의 정기를 숭배해 신앙의 대상으로 여기기도 했을 만큼 바위의 이미지는 단순한 광물이나 무생물을 넘어서는 존재였다. 바위는 수 만, 수 억 년 전에 생겨나 오랜 시간동안 생성, 풍화, 침식 등을 거쳐 흙이나 모래가 된다. 선조들이 십장생(十長生) 중 하나로 생각했을 만큼 인간에 비해 험난한 긴 세월을 지내온 바위이기에 우리에게 강한 생명력을 가진 대상으로 느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바위의 모습과 그 긴 시간을 표현하기 위해 점을 찍어 나갔다. 그 입자와 유사한 작은 점을 명암의 단계에 따라 긴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찍어야 바위는 완성된다. 그 시간이 풍화와 침식의 긴 세월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빠르게, 좀 더 빠르게'를 외치는 세상 속에서 잠시나마 바위의 침묵과 인내의 시간을 느끼게 해주었다. ■ 곽현석
Vol.20110410h | 곽현석展 / KWAKHYUNSEOK / 郭賢錫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