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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331_목요일_05:00pm
김혜련 홈페이지 www.heryunkim.com
주최 /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미술관
관람료 메인 전시 관람 시 무료(별도 관람 불가) 성인, 대학생_3,000원(단체 1,500원) 청소년(13-18세)_2,000원(단체 1,000원) 어린이(4-12세)_1,000원(단체 500원) * 단체 : 20인 이상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마감시간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소마미술관 SOMAMUSEUM 서울 송파구 방이동 88-2번지 제6전시실 Tel. +82.2.425.1077 www.somamuseum.org
그림에 새긴 문자 Letters Carved on Painting ● 김혜련의 작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그녀의 필법(brushwork), 특히 자유분방한 붓놀림이다. 어딘가에 소개했던 윤형근의 작업처럼 그녀의 작업은 다양한 점도와 색상을 갖는 유화물감을 혼합해서 특별하게 고안된 붓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하며 마치 동양화의 수묵화처럼 그린다. 이러한 작업의 양상은 그녀의 붓작업에서 명확히 드러나는 자유, 즉 '기세(氣勢)'와 같은 동양적 개념과 유사한 '움직임(movement)'으로 부분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단순한 시각이 아닌 훈련된 눈, 즉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에 직접적이며 촉각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는 눈으로 보면 그녀의 붓놀림이 보여주는 움직임에서 '기'의 실재하는 힘을 느낄 수 있다. 마찬가지로 그녀의 모든 작업에 스며들어 있는 역동적인 힘(dynamism)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역동적인 힘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는 다름아닌 전 지구나 우주를 통해 순환하는 바람의 흐름, 즉 리듬이다. 이는 우주의 삼라만상을 연결시킨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의 작품에는 '고요(calm)'나 '정적(stillness)'과 같은 느낌이 스며들어 있다. 어떻게 동일한 작품에서 이처럼 모순된 듯 보이는 두 양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가? 이러한 모순을 서양의 미학이나 예술사의 이론적인 테두리 내에서 설명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동양의 전통적인 관점에서 다룰 경우 쉽게 해명할 수 있다.
그녀의 작업에서 역동적인 힘은 굿의 율동적인 춤동작(rhythmic shaman dance movements)과 흡사하게 붓놀림의 자유스러움으로부터 온다. 그러나 아무리 역동적이라 할지라도 다른 진동하는 힘에 조응하는 춤동작은 바람처럼 (어떤 의도나 인위적인 개입 없이) 태평스럽다. 움직이는 존재는 동시에 전혀 움직임이 없는 상태인 '휴지(休止, repose)'의 상태에 놓여있다. 유교의 고전인 『대학(大學)』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자신을 모든 사적 이해와 내밀한 욕망으로부터 자유롭게 함으로써 우리는 평온(serenity)이나 고요(calmness)의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우주나 세계와 관계를 맺으며 이 관계 속에서 가장 진정한 (가장 적합한) 위치인 '평안'의 상태나, 모든 통상적인 사고나 이해의 범주를 뛰어넘는 '사유'(慮)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초월을 통해 우리는 우주와의 합일을 실현할 수 있다." 이는 어떠한 동양사상이든 (유교나 불교, 혹은 도교를 막론하고) 궁극적인 목표는 우주와의 합일(oneness with the universe), 우주와의 완벽한 소통이나 교감을 실현하는 것임을 말해준다. ■ 홍가이
작품들 「DMZ 2009」에 대하여 ● 나는 임진강이 보이는 마을에 산다. 차를 타고 자유로로 들어설 때면 강 건너 저편에 어렴풋이 하얀 색 건물들과 그 뒤로 나지막한 산등성이들이 보인다. 날이 맑을 때에 산의 색들은 선명해지고 저녁 즈음 지나칠 때면 하늘색이 장관이다. 강수량이 많을 때에 물결은 힘차고 풍부하게 무언가 생명줄처럼 흐른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도 강은 매력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한강까지 이어진 강변의 철조망 뒤로 갈대숲이 무성하고 열을 지어 창공을 횡단하는 철새들의 모습을 올려다보면 강변 마을의 맑은 공기가 나를 더욱 투명하게 해 주는 것 같아 큰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역사 속의 임진강은 평화로운 장소가 아니었다. 사상자의 피로 강물이 벌겋게 물들었었다던 한국전 접전의 장소, 지금도 휴전선은 이 강을 가로질러 강 주변을 온통 철조망으로 채워놓고 있다. 민통선 너머에 사람도 살고 소도 살고 콩농사도 하지만 태극기와 인공기를 마주대고 바라보고 있는 두 개의 영역은 유엔군이 주도하는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에 의해서 완전히 갈라져 있다. 허락 없이 넘어갈 수 없다. 목숨을 걸기 전에는.
아주 오래 전 어린 시절 고속버스를 타고 시골을 갈 때면 도로 옆 크게 파헤쳐진 산등성이에 "국토개발"이라는 글자판이 세워져 있거나 비스듬히 누워 있곤 했다. 그 간판 같은 글자체가 얼마나 컸던지 차장 밖 풍경을 압도했었다. 그런가 보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낸 시절이었다. 그리고 중년의 작가가 되어 임진강 옆 마을에 정착하게 되었다. 이 지역에도 도로 옆 에 엄청난 크기의 전광판이나 광고판들이 서 있다. 시절 따라 내용도 바뀐다. 정치나 경제적 선전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어느 날 자유로 옆 길, 더 북쪽으로 가는 길목에 DMZ 라는 글자가 광고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때 그 시절 "국토개발"처럼. 외국인을 위한 관광 상품도 있다. 통한의 철조망이 동전 망원경을 통한 단체관광 상품이 된 것이다.
내가 맑은 공기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는 이 마을 바로 옆에는 실향민들이 수없이 누워 있는 공동묘지가 있다. 죽어서라도 북쪽 고향을 보고 싶다는 그 많은 사람들, 나는 이 아이러니한 마을에서 그림을 그린다. 풍경이 풍경다울 수 없는, 주홍글씨처럼 낙인찍힌 이 풍광을 그린다.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결렬하게 나의 감정을 다 실어 커다란 풍경을 그리고, 사인(sign)을 덧붙인다, "DMZ 2009"라고. 언젠가 아 그 때는 그런 게 있었지 하고 회상을 할 날을 기다리며, 그러나 그 풍경의 아름다움은 놓칠 수 없는 애착이 되도록 정성껏 그린다. 작품 속 철조망 사이로 흘러내리는 유화물감은 어쩌면 내가 북쪽 하늘을 보면서 속으로 삭혔던 감정의 흔적일 것이다. 임진강은 내 풍경화의 원천이다. 노란 강, 나의 임진강. ■ 김혜련
Vol.20110410b | 김혜련展 / Heryun Kim / 金惠蓮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