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KEPCO 한전아트센터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공휴일_10:00am~05:00pm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KEPCO ARTCENTER GALLERY 서울 서초구 쑥고개길 34(서초동 1355번지) 한전아트센터 2층 Tel. +82.2.2105.8190~2 www.kepco.co.kr/gallery
사진이 근본적으로 사실에 대한 객관적 기술이라면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가공된 사진은 사실에 대한 신화적 기술이라고 생각 한다. 사진을 이용한 나의 작업들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진실이라고 믿고 있던 모든 사실들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나의 작업에서 촬영된 하나의 피사체- 구겨진 종이, 장식용 석고상, 장난감 등- 는 컴퓨터 그래픽 작업 과정에서 여러 장의 레이어들의 겹침을 통해 복잡한 패턴들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때 우리의 무의식으로 찾아오는 하나의 낯선 하지만 낯익은 방문자(visitant)들의 형상들을 찾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의식적 공간과 무의식적 공간이 겹치는 데칼코마니 된 사이공간에 나타나는 이미지들은 보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이러한 시각적 모순 상황은 우리가 역사를 인식하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개별 사건들의 증인은 똑같은 사건에 대해 똑같은 진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호감이나 기억에 따라 제각각 진술하는 까닭에, 이 연구는 힘이 들었다."고 역사 기술의 객관적 사실성에 대한 어려움을 소회하듯이 역사란 결국 하나의 사건에 대한 개인적 경험에 대한 주관적 기술일 수밖에 없으므로 하나의 사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 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역사의 변증법적 진행 과정 안에서 결국 그것을 지배하는 주체의 기억만이 기억될 수밖에 없는 지식의 독점 현상과 그것으로부터 파생되는 지식의 재생산 속에서 우리는 진실이라는 본질에서 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러한 역사적 헤게모니를 '날것'으로서의 사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가공'하여 재생산하였다.
보이지 않는 실체(진실)를 가시화하려는 인간의 의지는 역설적으로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만을 보려하는 시각의 편협성, 기억의 단편성이 만들어낸 주관적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생각 한다.
U.F.O 와 종교의 차이는 뭘까? 신화와 역사의 경계는 어디까지 일까? 우리에게 아직 신화와 전설의 거짓의 시대는 끝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의 눈앞에서 더욱 더 명료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존재하지 않던 상상 의 것들이 눈앞에 나타나고 진짜와 가짜가 혼재하고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모든 것들이 혼미하다. 이제 사진은 현실을 넘어 초현실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가상의 현실은 실재가 되고 실재는 다시 가상이 되는 현실 속에서 더 이상 무엇이 거짓이며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한 논의는 의미 없어 보인다. 어쩌면 진실의 본질이란 애당초 없었던 것은 아닐까 진실은 계속 자신의 모습을 바꾸며 우리 앞에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모호함이 곧 진실에 대한 본질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 안유종
Vol.20110407d | 안유종展 / AHNYOOJONG / 安唯鍾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