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Data 달콤한 정보(미디어 아트)

정현선展 / JUNGHYUNSUN / 鄭炫先 / painting   2011_0406 ▶ 2011_0411

정현선_information massage_영상 프로젝션_가변크기_201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정현선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40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 주말_10:30am~06:00pm

제이에이치갤러리 JH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29-23번지 인사갤러리빌딩 3층 Tel. +82.2.730.4854 www.jhgallery.net blog.naver.com/kjhgallery

의미 발생의 지연(遲延, delay) ● 정현선의 작업은 크게 인터렉티브 비디오 작업과 회화작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형식적으로 비교적 다양한 형태의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적 혹은 개념적으로는, 작가만의 독특한 구조가 작업 안에서 발견된다. 그 구조에 대해 살펴보자. ● 의미의 퇴적 ● 정현선의 작업은 여러 공정(工程, process)을 거쳐서 완성된다. 작가의 회화 작업의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은 공정들을 확인할 수 있다. ● 공정 1: 작가는 기존에 존재하는 회화 작품들을 조사한다. / 공정 2: 음악을 작곡하거나 기존에 존재하는 음악작품을 준비한다. / 공정 3: 공정1 에서 준비된 작품들은 공정 2에서 준비된 음악에 의해 변형된다. / 공정 4: 공정3의 결과는 하나의 작품으로 전시될 수도 있다. 이 때, 그 작품은 관객의 행위에 반응 해서 변형될 수 있다. / 공정 5: 공정4의 결과를 캔버스에 디지털 프린트 한다. / 공정 6: 공정 5의 결과에 유화물감을 이용해서 회화작업을 한다. ● 각각의 공정의 결과는 누적된다. 즉 이전 공정의 결과는 다음 공정을 수행하는 시발점이 된다. 그렇게 해서 각 공정의 중간결과는 차곡차곡 누적되며 하나의 결과론적 의미를 생산해 낸다. 마치 상류에서부터 하류까지 강이 흘러 부산물들이 퇴적되듯이, 원류 공정으로부터 쌓여온 의미는 디지털 프린팅과 작가의 부가적인 회화작업을 거쳐서 맥락의 삼각주를 형성하고 있다. 이 '의미의 퇴적'은 작가의 작업에 존재하는 고유의 구조에 기인한다. 그것은 바로 '감싸기' 구조 이다.

정현선_Construct of a system_영상 프로젝션, 디지털 프린트_가변크기_2011
정현선_Translation_디지털 프린트_가변크기_2009

감싸기(wrapping) ● 앞서 언급했듯이 하나의 공정은 또 다른 공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때로 어떤 공정은 다른 공정과 형식적인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각 공정이 내포하는 의미들간의 상관관계이다. 이것을 포함관계로 생각해 보면, 일종의 '감싸는 관계'로 표현이 가능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형태가 형식적인 감싸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들 역시 이 감싸는 관계에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순서적으로, 공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역순으로 포함관계가 형성된다. 예를 들면, 공정 6은 공정 5를 형식적, 개념적으로 포함한다. 사실 앞서의 퇴적 개념에서 봤을 때, 의미의 포함관계는 당연한 것이 된다. 마치 가족 관계도와 같은 공정들간의 트리(tree) 구조는 의미적 포함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즉 감싸는 공정은 감싸이는 공정을 개념적으로 내포한다. 결과적으로, 가장 상위의 감싸는 구조까지 가야지만 모든 의미가 개념적으로 완성된다. 여기서 의미 발생의 지연이 일어난다.

정현선_Reverberation_유채, 디지털 프린트_60×100cm 2010
정현선_Reverberation_유채, 디지털 프린트_60×100cm 2010
정현선_Reverberation_유채, 디지털 프린트_60×100cm 2010

의미 발생의 지연 ● 그러면 최종적인 의미발생이 일어나는 지점은 어디일까? 물론 그것은 작업이 관객과 만나는 시점이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차곡차곡 쌓여서 관람자들에게 제시된다. 특히 작가의 인터렉티브 미디어 작업들은 관객과 소통하며, 최종적 의미 발생의 주체를 관객들에게 양보한다. 미학적으로, 이 '의미의 지연됨'을 데리다의 차연,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개념의 시각에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현선의 경우에서는, 작가의 작업을 어떤 큰 패러다임의 틀에서 바라보는 것보다는 작가가 개인적으로 말하고 싶어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그의 작업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더 의미 있는 태도가 된다. 그 세부적인 내러티브적 요소들은 작가의 작업을 관람함으로써만이 읽혀질 수 있다. 작가의 신문 작업에서는, 관람자들의 눈 앞에 신문이 투사되어 있고, 관람자들의 행동, 주변의 소리 등을 센서로 읽어서 신문의 형태를 변형한다. 형태의 변형은 작가에 의해 '미리 만들어진' 규칙들(즉 공정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여기서 주제를 제시하는 것은 작가이고, 작품이 시각적으로 대략 어떻게 보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작가의 몫이다. 그러나 정현선은 작품이 '연설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토론의 장'이 되는 것을 더 바란다. 여러 공정들을 통해 퇴적되어 온 작가의 의도는, 작품이 대략 어떠한 형식적인 한계를 가질 지 미리 결정하고 있지만, 개념적으로는 관객들과 만나는 찰나에 의미를 매듭짓는다. 다시 말해, 정현선의 작업은 시간성을 가지고 있으며, 작업의 의미는 시간, 장소, 관람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박정욱

Vol.20110406i | 정현선展 / JUNGHYUNSUN / 鄭炫先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