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t : human

김정아展 / KIMJUNGA / 金廷娥 / installation   2011_0406 ▶ 2011_0412

김정아_human_MDF 목재, 벽에 드로잉_가변설치_점 크기 각 5×5×0.5cm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1 미술공간現 기획작가 공모展

관람시간 / 평일_10:00am~07:00pm / 주말_11:00am~06:00pm

미술공간현 ARTSPACE HYUN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B1 Tel. +82.2.732.5556 www.artspace-hyun.co.kr

점과 선, 그리고 면"모든 물질은 하나의 점에서 출발한다. 모든 회화 역시 하나의 원천적인 점에서 시작한다. 점은 모든 것의 응축이며 모든 것의 시작이다." (바실리 칸딘스키,「점·선·면」) ●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는 바우하우스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정리한 저서인「점·선·면」을 통해 하나의 작은 세계이자 가장 간결한 형태로 점을 설명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작고 둥근 표시, 어떤 측면이나 요소, 아주 적은 양, 물품의 수 등을 뜻하는 점(dot)은 시각 예술에서는 선이나 형태, 색채의 최소 단위라고 알려져 있다. 김정아의 설치 작품은 이러한 점과 선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대상의 형태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드로잉과도 같다. 그릇 안에 투명 필름을 겹겹이 쌓아 올려 층을 만들고 그 위에 점을 찍는 것에서 시작된 그녀의 드로잉은 커다란 벽면 위에 검은색의 점을 붙이는 것으로 확장되었다. 존재하다가도 사라지는 듯한 불확실한 이미지를 표현하거나, 실재(實在)하지 않는 형상을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지각하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는 필름에서 벽으로 물리적인 배경만 달라졌을 뿐 한결같이 지속되어 왔다.

김정아_human_MDF 목재, 벽에 드로잉_가변설치_점 크기 각 5×5×0.5cm_2011
김정아_human_MDF 목재, 벽에 드로잉_가변설치_점 크기 각 5×5×0.5cm_2011
김정아_human_MDF 목재, 벽에 드로잉_가변설치_점 크기 각 5×5×0.5cm_2011

평범한 사물이나 동물의 형상을 묘사했던 김정아의 전작들과는 다르게 이번에 전시될 설치 작품들은 「The Dot: human」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인간이 주제이다. 작가는 지름이 5cm인 검정색의 둥근 MDF 목재를 점으로 가정하고 이를 이용해 구체적인 형상들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때 벽면은 캔버스와 같은 것으로, 둥근 나무들은 물감이나 펜의 일종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한편 무릎을 잡은 채 앉아 있거나 옆으로 누워 있거나 또는 손을 잡고 있는 작품 속 인물들은 친근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느껴지는데 이 때문에 '인간적인'이라는 의미를 가진 'human'이라는 제목이 작품에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에서는 인체의 일부만을 표현한 작품과, 유기적인 곡선의 형태로 인간의 형상을 분명하게 나타낸 작품이 공존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형태는 서로 다르지만 점이라는 조형 요소가 하나하나 덧붙여져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구성하고 관람자로 하여금 인간 존재에 대해 질문하게끔 유도하는 것은 작가의 작품에서 공통적이다.

김정아_human_MDF 목재, 벽에 드로잉_가변설치_점 크기 각 5×5×0.5cm_2011
김정아_human_MDF 목재, 벽에 드로잉_가변설치_점 크기 각 5×5×0.5cm_2011
김정아_human_MDF 목재, 벽에 드로잉_가변설치_점 크기 각 5×5×0.5cm_2011

또한 어떤 방향과 어떤 위치에서 바라 보는가에 따라 이 인물들이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는 것도 작가가 강조하려고 했던 부분이다. 그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물이나 인체 표현은 그 크기를 확대하거나 가까이에서 일부만을 보게 되면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형태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려고 한다. 결국 작가의 작품은 추상과 구상,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설명될 수 없는 것으로 이 사이를 왕복하는 관람자의 참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직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표상의 세계는 점, 선, 면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칸딘스키의 말을 설명이라도 하는 듯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놓여 있는 점들이 모여서 선이 만들어지고 이 선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면이 구축된다. 다만 어떤 관람자에게는 점에서 선으로, 그리고 선에서 면의 순서로 작품이 인식될 것이고 누군가에는 반대의 순서로 작품이 읽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점, 선, 면이 한 번에 관람자의 망막을 스치기도 할 것이다. 하얀 벽과 검정의 점이 주는 입체감 때문에 조각으로도, 그리고 평면 위에 점을 그린다는 사실 때문에 회화로도 말할 수 있는 그녀의 작업에서 관람자의 시선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어떤 새로운 해석을 내놓을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 이윤진

Vol.20110406b | 김정아展 / KIMJUNGA / 金廷娥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