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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화~토_10:00am~07:00pm / 일_10:0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복합문화공간 크링 CREATIVE CULTURE SPACE KRING 서울 강남구 대치동 968-3번지 Tel. +82.2.557.8898 www.kring.co.kr
전통의 현대적 혹은 동시대적 해석과 변용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과제이다. 특히 동양화(혹은 한국화)를 바탕으로 하는 젊은 작가들에게 동양화의 현대화는 늘 과제인 동시에 또한 기회이기도 하다. 그들은 이전 세대와는 차별화되는 동양화의 기법과 소재, 혹은 설치 방식에 이르기까지 현대적 해석을 시도한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젊은 동양화 작가들의 경우 대부분 동양화의 매체적인 특징은 기본으로 하나, 소재는 전통의 그것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도심의 풍경이나 팝적인 캐릭터의 차용 등을 통해서 그들이 익숙하게 흡수할 수 있는 이미지들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다.
동양화의 가장 기본이 되는 고전적인 소재와 수묵화의 기법을 유지하되, 화면을 구성하는 시점과 설치 방식 등에 있어서 변용을 시도하는 조인호는 이러한 이유에서 주목받는 작가이다. 그는 전통 산수의 정신과 기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시점과 화면의 구성, 설치 방식 등에서 전통 회화의 양식과는 다른 현대 미술의 장치를 꾸준히 실험한다.
작가는 도심의 전시 공간에다 그가 본 산수 혹은 다양한 풍경의 흐름을 그대로 옮겨온다. 한 폭의 화면에다 (때로는 병풍처럼 열폭 남짓한 화폭으로 나뉘긴 하지만) 작가는 자신이 본 풍경 덩어리를 그대로 담는다. 그것이 때로는 수락산이나 관악산과 같은 서울과 인근의 산의 풍경일 수도 있고, 때로는 그의 아이들을 만나러 가기 위한 제주행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우리 국토 전체의 풍경일 수도 있다. 따라서 그의 그림은 때로는 그의 산행기이며 때로는 반복되는 일상의 한 순간이다. 작가는 그가 경험한 광대한 풍경의 흐름과 감흥을 그림을 보는 관객이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기를 바란다. 화면의 전개부터 전시장 설치 방식과 동선까지 고려함으로써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풍경을 관객이 효과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
이러한 관객의 시선에 대한 배려는 조인호 그림이 전통적인 산수화의 틀을 자연스럽게 벗어나면서도 독특한 화면 구성을 가지게 한다. 그의 풍경은 우선 서양화의 원근법과는 당연히 거리가 있으며, 전통적인 산수화의 시점이나 화론 혹은 공간 구성과도 차이가 있다. 작가는 그가 본 풍경 중 인상적인 특정한 풍경이 아닌 시간이 소요되면서 경험하게 되는 풍경 전체를 담으려한다. 조인호의 그림에서 풍경의 덩어리들은 수평의 구도로 이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소용돌이 형태의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그래서 그의 그림 한 폭이 사선으로 나뉘면서 한 쪽에서는 산을 올라가며 바라보게 되는 풍경들이 다른 한쪽에서는 산을 내려오면서 바라본 풍경들이 함께 구성되기도 한다. 마치 그의 아티스트 스테이트먼트 "길은 항상 그곳에 그렇게 있으되 올라가는 사람에겐 오르는 길이 되고 내려가는 사람에겐 내려가는 길이 된다." 와 같이 하나의 풍경이 그림을 보는 주체의 의지와 시점에 따른 차이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작가는 이러한 아이러니를 유머러스하게 화폭에 담고 있다. 따라서 그의 풍경은 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경직되고 근엄한 전통적인 산수화의 이미지가 아닌 마치 춤을 추는 듯한 풍경이 될 수밖에 없다. ● 조인호의 이번 크링 전시는 공간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관객의 시선을 철저하게 계산하는 그의 설치 형식으로 인해, 정적인 수묵산수의 한계를 벗어나 관객에게는 특별한 감성을 전달한다. 특히 한 폭의 길이가 3m가 넘는 12폭의 산수를 전시장 전면에 마치 병풍처럼 설치한 대형 작업은 그 스케일에서 실제 풍경과 같은 광대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구정봉」 작업의 경우는 11폭의 그림이 라운드의 형태로 설치되어 관객은 마치 실제 풍경 속에서 이동하는 듯 혹은 작가와 함께 산을 오르듯 그림을 감상하게 된다. ■ 김윤옥
Vol.20110404e | 조인호展 / CHOINHO / 趙寅浩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