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花-島

권정준展 / KWONJUNGJUN / 權正峻 / photography   2011_0404 ▶ 2011_0414 / 일,공휴일 휴관

권정준_江花島-島01_피그먼트 프린트_135×110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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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팝아트 팩토리 초대展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팝아트 팩토리 POP-ART FACTORY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82-17번지 Tel. +82.2.588.9876 www.pop-art.co.kr

나의 작업에서 늘 그리고 항상 없는 것이 있는데, 그건 대상 혹은 사물이다. 여기서 '사물이 없다'라 지칭한 것은 이미지 자체에 사물이나 대상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 속의 사물이나 대상이 어떠한 사물이 되든지 간에 개의치 않는다는 뜻이다.

권정준_江花島-島02_피그먼트 프린트_135×110cm_2011

즉 나의 작업에서 사물을 작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 내 생각을 위해 그냥 거기에 있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꼭 그 대상물이 아니어도 상관이 없다. 그래서 난 나의 이미지에 등장하는 사물에 대한 애정이 없다.

권정준_江花島-島04_피그먼트 프린트_110×135cm_2011

나의 관심사는 늘 그러하다. 내가 보는 방법을 표현하기 보다는 -사람이 대상이나 공간을 바라 볼 때 어떻게 보는 것인가. 그리고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대상을 인식 하게 되는가. -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관심사이다. 물론 스스로가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어쩔 수 없이 개인적인 '사물이나 대상에 대한 관점'은 드러나겠지만, 적어도 작업을 구상하고 만들어 낼 때는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작업을 한다.

권정준_江花島-島10_피그먼트 프린트_135×110cm_2011

오랜만에 흑백 필름으로 촬영하다보니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방법이 생각났는데, 그것은 사람이 자신의 눈 안에 들어오는 '풍경이나 사물들을 어떻게 혹은 어떠한 방식이나 순서로 보게 되는' 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사람 눈의 초점은 지극히 제한적이어서 심도가 굉장히 낮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눈앞에 보이는 것이 모두 선명하게 보인다고 생각 하는 것은 단지 뇌의 성능에 기인(너무 빨리 연산해서 눈의 초점을 옮기는 순간 초점이 바뀌는 것을 인지 못한다고 한다.)하고 있다는 것도 '그냥' 들어서 알았다. 그래서 '그냥' 사람이 풍경을 바라보는 방법대로 촬영했다. 가까운 곳을 볼 때는 가까운 곳에 초점을 맞추었고, 중간을 볼 때는 중간을. 먼 곳을 볼 때는 먼 곳에 초점을 맞추어서 다중 노출 하였다. 예전에 사과를 여섯 면에서 촬영하고 '그냥' 그 위치대로 이어 붙여서 입방체를 만든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정말 편한 마음으로 진짜 쉽게 촬영했다. 다만, 풍경을 촬영 할 때 다중 촬영을 처음으로 시도 한 것이어서 노출에 대한 데이터 값을 만드느라 필름 값과 자동차 기름 값이 적잖게 들었을 뿐이다.

권정준_a flower 013_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11

사실 이런 방식으로 촬영하면 지금 전시된 사진처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다중노출로 촬영하면 모든 부분에 웬만큼 초점이 맞을 줄 알았다. 그런데 어이없게 초점은 모두 안 맞아 버렸다. 그리고 마치 줌 렌즈로 줌 인(zoom in) 해서 찍은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물론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줌 인(zoom in)의 효과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만... ● 나에게 있어서 사진은 고마운 매체다. 사진은 나의 생각을 즉물적(卽物的)으로 표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 주었다. 물론 여기서 즉물-적(卽物-的)이라는 말은 사진의 대상이 아니라 사진을 뜻한다.

권정준_a flower 018_피그먼트 프린트_100×82cm_2011

하여간 내가 안셀 애덤스(Ansel Adams) 만큼 멋진 풍경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처참하게 부서져 버렸다. 뭐 그렇다고 슬프다는 것은 아니다. ■ 권정준

Vol.20110404a | 권정준展 / KWONJUNGJUN / 權正峻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