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윤_김신혜_윤정원展   2011_0401 ▶ 2011_0425 / 일요일 휴관

김상윤_Fricative005_캔버스에 레커페인팅_163×260cm×2_200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월~토_10:30am~06:30pm / 일요일 휴관

123갤러리 123GALLERY 서울 강남구 청담동 81-1번지 세화빌딩 2층 Tel. +82.2.3445.5123 www.123gallery.co.kr

나는 줄무늬(stripe)와 색채에 의한 음악적 리듬을 작업의 주제로 표현해 왔다. 악보에 의해 창조되는 음악처럼 캔버스에 많은 선과 색으로 작곡하여 음악을 연주한다. 색들이 하나하나 점점 덧입혀지면서 서서히 음을 내기 시작한다. 일일이 선을 긋고 마스킹테이프를 이용하여 붓으로 채색을 한다. 음악의 한 소절 한 소절 감정과 표현이 내 붓질 하나하나의 정성과 고민에 녹아든다. 작품의 키워드는'Fricative'(마찰음)이다. 마찰음이란 상호작용을 통해 부딪혀서나는 소리이다. 비슷한 힘의 압력이 작용해야 발생되는 이것은 현재의 작업주제이다. 몇 년간 고집하던 둔탁한 줄무늬의 끝을 뾰족이 갈고, 이리저리 뻗어나가던 방향을 서로에게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그것은 서로에게 비수를 들이대고 공격하는 나의 모습이자 타인의 모습이다. 현대사회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 안에 마찰음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 작년 한해에는 연예인들의 충격적인 자살소식이 떠들썩했다. 그 연예인의 개인적인 문제들도 있었겠지만, 네티즌들의 무모하기 짝이 없는 악플들로 상처받고, 고통가운데 죽음의 길을 선택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자세한 내용과 진실은 모른 채, 아니면 외면한 채, 가려진채 비방과 공격을 일삼는다. 일련의 사건들과 내 주위에서 겪은 많은 일들이 나를 아프게 하고, 부딪히고 긁어서 마찰을 내게 했다. 마찰은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 경적을 울리며 들어오는 기차의 날카로운 소음, 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것도 마찰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같은 힘의 압력이 있어야 마찰이 생긴다. 서로에게 날카로운 비수를 겨누고 들이댄다. 곧 공격이 시작된다. 비수마다 감정은 제 각각이다. 군중심리에 의해 원치 않아도 겨누는 사람, 공격의 마음을 강하게 먹은 사람 등등, 분노와 두려움. 깊어지고, 퍼져가고, 변질되고 겉잡을 수없는 혼돈. 떨어진 곳이 있는 반면 희미하게 붙어있기도 하다. 계속 흐른다. 날카롭게 나의 귀를 찌른다. 서로 스치고 부딪히고,,,

김상윤_Fricative024_캔버스에 레커페인팅_163×130cm_2009

또한 빽빽이 숨 쉴 틈 없던 견고한 색채공간에 여백의 휴전(休戰)이 제공되었다. 흰색으로 칠해진 공간은 내면의 치유와 회복의 장소이며 평안을 상징한다. 다양한 색들로 인해 가려져 보이지만 그동안 내 작업에 있어서 흰색은 대부분의 작품에 들어가 있다. 정적이 흐르는 무음(無音)의 상태이자 악보에서의 음악이 잠시 멈춰지는 쉼표의 의미이다. 이것의 범위가 확대되면서'크레센도'(Crescendo)와 '디크레센도'(Decrescendo)가 작품가운데 분명히 나타나기 시작된다. ● 크레센도와 디크레센도는 음악의 발상표어로서 '점점 세게'와'점점 여리게'를 의미하는데, 강약을 조정하여 템포․리듬의 미묘한 뉘앙스로 음악적인 표정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크레센도를 발상기호로 표현하면 '<', 디크레센도는 '>'로 표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마찰음은 수백 수천의 크레센도(「)와 디크레센도(」)로 이루어져 캔버스라는 악보에 악상기호를 붙이면서 완성되어져 간다. ● 작품마다 시선을 끄는 강렬한 하얀 빛줄기가 지나간다. 그 빛은 방향을 갖고 뾰족한 비수 사이를 유유히 운행한다. 빛 안에서 점점 마찰음은 가늘어지고 고요함속으로 들어가 조용해진다. 무음의 상태에서 이젠 조용히 세밀한 음성을 듣는 시공간이다. 그 안에서 치유와 회복이 있고, 참된 평안이 있는 기쁨. 마찰음을 통한 나의 영혼의 노래는 상황과 환경에 따라 '점점 세게' 혹은 '점점 여리게'를 반복할 것이다. 가끔은 자신있게 표현하고, 조용하지만 깊게 듣는 시간이 있을 수 있기에 또 다른 삶의 기대를 가져본다. ■ 김상윤

김신혜_일구관풍화一拘觀風花_장지에 채색_117×91cm_2010

내가 작업을 통하여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실제의 자연이 아닌 "전환된 자연", "소비사회에 길들여지는 사람", 그리고 세계 시장경제 속에서 접하게 되는 "외국상표"에 대한 것이다. 먼저, 내 작업은 대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꽃이나 식물, 자연풍경 등을 실제로 경험하기보다는 도시에서 팔리는 상품을 통하여 접하게 된다. 어느 오후 스타벅스에 앉아 마시던 'Arizona green tea'-붉은 매화꽃이 디자인되어 있는- 을 보면서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내가 실제로 붉은 매화꽃을 본 적이 있었나?" 답은 한 번도 없다는 것이었다. 조금 후에 도착한 친구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본 적도 없는데 이미지가 너무 익숙한 것이 흥미로웠다. 그 후로 비슷한 질문이 뒤따랐다. "흰색 아네모네 꽃을 본 적이 있었던가?" 대답은 "실제로는 아니지만, 쿠션커버나 샴페인 병에 그려진 것은 본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은 비슷한 대답을 할 것이다. ● 나는 자연을 경험한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매일매일의 도시생활 속에서 사고, 팔리는 다양한 상품들을 통해서 말이다. 이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닌 상품화라는 경로를 통하여 한 번 전환된 자연인 것이다. 특히 물이나 음료수의 포장에 관심이 있는데, 이는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예쁜 이름과 디자인으로 포장되어 상품으로 팔리는 것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나는 'Arizona green tea'를 사면서 매화를, 'Perrier jouet' 샴페인 병에서 아네모네를 본다. 'Cloudy bay' 와인 병에서 겹겹이 쌓인 아름다운 산을, 'Fiji water'에서 꽃과 폭포가 있는 풍경을 본다. 이런 나는 도시의 소비문화에 너무나 잘 길들여진 존재인 것이다. 관폭도' 에서 폭포를 보고 있는 사람이나, 몇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애완동물은 다름 아닌 바로 나의 모습이다. ● 또, 외국상표에 대한 언급도 하고자 하였다. 서울은 자본주의 경제원리가 작동하는 국제적인 시장이다. 'Evian' 같은 수입생수는 언제라도 살 수 있고, 심지어 대학교 학생회관에 'Vitamine water'를 파는 자판기가 있을 정도이다. 이들은 서울에서의 나의 생활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 마지막으로, 나는 우리의 전통재료와 기법을 가지고 작업하였다. 산수화의 구도나 필선, 상품 이미지에 사용한 채색기법이나 동물 표현에 있어서의 붓 터치, 그리고 여백이 그것들이다. ■ 김신혜

윤정원_sublime_한지에 잉크, 채색_190×130cm_2010

숭고-n개의 별 ● 마음속의 생각마저도 귓가에 울리는 듯 엄청난 적막 속에 놓인 적이 있는가? 그 고요 속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마치 온 우주 속에 오직 나만이 깨어 하늘과 마주하고 있는 느낌. 그 하늘은, 온 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서늘한 절대적인 완벽함, 완전한 아름다움이다. ● 나의 작품의 주제는 '숭고-n개의 별'이다. 하늘의 존재인 별과 땅의 존재인 꽃, 그리고 하늘과 땅을 잇는 영물인 새에 의미를 담아 하늘을 동경하는 땅의 비상을 꿈꾸는 것, 이것이 나의 작업의 주 내용이다. ● 동서양을 막론하고 새는 신화적 상징으로서 영물로 여겨졌으며, 영혼의 인도자로서 인간 세상을 초월하는 존재였다. 또한 국화는 서리 내리는 추운 가을에 핀다하여 군자의 기개, 인간의 인고와 성숙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 국화는 이러한 의미와는 다른(別) 별(別)국화이다. 땅 위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의 아름다움을 기리는 의미이며, 가장 큰 자연인 하늘로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나의 개인적인 열망의 대상이다. 동양의 산수화에서 화가는 산의 진실한 모습을 담길 원했다. 이처럼 나는 산속을 노닐듯 자유로운 시점으로 n개, 여러 개의 국화를 묘사했다. 이렇게 그려진 국화는 불규칙적으로 조각이 나 마치 그리핀처럼 날개를 달게 되어 결국 '별(別다르다,나누다,星별,세월)'의 모습이 된다. ● 별은 깜깜한 밤하늘 아래로 방향을 일러주는 안내자이며 수호자이다. 하늘이 땅에 베푸는 선물이며 우주 속 나의 위치를 알리는 나침반 같은 존재이자 숭고한 영혼을 담은 상징이기도 하다. 조선 철종, 천문도를 '별거울(星鏡)'이라 불렀다고 한다. 즉, 하늘을 거울삼아 인간 세상을 비추어본다는 것이다. 하늘이 인류에게 준 선물, 영혼의 수호자로서 별은 우리의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다.

윤정원_sublime_한지에 잉크, 금, 채색_130×130cm_2010

숭고-n개의 별. 나는 별과 국화 그리고 새의 날개를 그린다. 가장 큰 자연인 하늘과 이 땅의 모든 생명체들의 아름다움과 영원을 기리기 위해, 그리고 내 마음속 평온함을 위해 하늘을 바라본다. 이것은 우리 머리 위 닿을 수 없이 먼 저 하늘에 대한 것이 아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삶과 죽음.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별 먼지, 꽃 먼지 가득한 peaceful garden, 평화로운 나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 윤정원

Vol.20110403f | 김상윤_김신혜_윤정원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