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329_화요일_05:00pm
송은 아트큐브는 젊고 유능한 작가들의 전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재)송은문화재단에서 설립한 비영리 전시공간입니다.
관람시간 / 09:00am~06:30pm / 주말 휴관
송은 아트큐브 SongEun ArtCube 서울 강남구 대치동 947-7번지 삼탄빌딩 1층 Tel. +82.2.3448.0100 www.songeun.or.kr
「Deco-series」는 가상공간에 등장하는 이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터넷 공간속에서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진과 그 의미구조에 대한 의문은 본인의 경험적 사실에서 출발한다. 어느 날 아침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먼 타국에서 날아온 친구의 사고 소식이었다. 나는 믿기지가 않아서 친구의 사고 소식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기 시작했다. 친구와 그의 가족의 교통사고를 다룬 몇 개의 기사를 찾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사건을 보도하고 있는 그 어떤 사진에서도 친구를 찾을 수가 없었고, 내 친구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 현장에 누워 있었다.
나에게 이 사건은 누군가에 의해 실재와 완전히 무관한 '다름'이 왜 생겨나는지에 관한 질문을 던지게 했고, 이러한 행태가 무한 반복을 거쳐 만들어낸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내가 습득하고 있는 지식이 과연 공인된 사실인지 혹은 그렇게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 진실인지에 관한 혼란을 드러낸다. 또한, 인간과 사회의 유기적인 관계성에 일격을 가하는 죽음보다 더 무서운 공포에 대한 것이다. 결국 이러한 감정들은 표현에 대한 욕구로 이어진다.
현실을 반영한다고 여겨지는 인터넷 공간속에서 우리의 삶은 과연 어떻게 구성되는가. 장 보드리야르'는 Hyper-reality를 '시뮬라시옹'에 의해 새로이 만들어진 실재로서 전통적인 실재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것은 실재보다 더 실재와 같이 우리에게 다가오며, 실재와는 완전히 무관하게 위장되어진 이미지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가상공간의 사용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미지는 hyper-reality로써 실재보다 더 리얼한 효과를 생산하며 그것은 또다시 우리 현실을 압도한다. 이러한 과정의 반복으로 형성된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은 그럴싸한 리얼리티를 가진 모습으로 사회 속에 깊이 침투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이것이 사회라는 물결 속에 휩쓸리고 있는 나와 사회의 관계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가지게 만드는 이유이다.
나는 현실의 실재하는 사실이 가상공간에 표출되어질 때 'decoration'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는 긍정적인 아름다운 '장식화'의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위장의 의미에 가깝겠다. 여기서 '장식화' 라는 개념은 우리 인간의 기본적인 성격과도 관계가 있다. 인간은 무엇인가를 표현할 때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기 보다는 자신의 속성을 드러내기 위한 몇 가지 미적수단을 동원한다. 비록 인터넷 공간 속에 드러난 이미지들이 모두 아름다움을 향한 것은 아니지만, 실재보다 더 사실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장식하는 것 그 자체가 미적행위일 수 있는 것이다. 「Deco-series」에서 던지고 있는 'decoration' 이라는 개념은 인터넷이라는 추상적 공간 속에서 드러나는 실재의 은유적 언어인 것이다.
「Deco-series」는 우리 주위에 난무하는 위장된 이미지, 즉 누군가에 의해 선택되어진 인터넷 이미지들 중 회의적인 시각을 야기하는 이미지를 작업의 대상으로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추상'의 방법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이는 현실공간 속에서 한 평면위에 재조합 또는 변형의 과정을 거치면서 인터넷 세계의 구성방식을 재연하려는 형식을 띠고 있는데, 이와 같은 시도는 다시 하나의 사건으로 재탄생하여 다른 리얼리티를 구성하지만 사실 이것 또한 다시 구성된 하나의 장식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차가운 표면 위에 현실이라는 가면을 쓰고 재현된 이미지가 사실은 인터넷 사용자들에 의해 'decoration'된 가상이라는 인터넷 공간자체가 지닌 존재의 모순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다. 이번 전시 『Born to None』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부터의 탄생',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의 탄생' 이렇게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나에 의해 생성된 「Deco-series」는 실재와 가상이미지 사이의 관계성만을 보여줄 뿐 어디에도 없는 본질과의 싸움인 것이다. ■ 임창욱
Vol.20110329a | 임창욱展 / IMCHANGWOOK / 任昌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