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천지 花氣天地

박방영展 / PARKBANGYOUNG / 朴芳永 / painting   2011_0323 ▶ 2011_0408 / 월요일 휴관

박방영_화기천지_한지에 혼합_136×350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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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323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이노 SPACE INNO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2층 Tel. +82.2.730.6763 www.spaceinno.com

화기천지 (花氣天地)-박방영의 작업 逍遙遊,天機를 筆法으로 ● 나의 작업은 기존 화론에서 볼 수 있는 장자의 逍遙遊적 삶의 표현인 조형 작업과 천기적 요소로서 나의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서법의 빠른 필치로 작업하고 있다. 無法이 法이라는 石濤의 一劃論과도 맞닿아 있다. 장자의 逍遙遊와 天機 石濤의 一劃論을 살펴보는 것으로 나의 작업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박방영_화기천지2_한지에 혼합_139×135cm_2011

장자는 가장 충일한 遊의상태를 逍遙遊라 하는데 「至人에게는 사사로운 마음이 없고 神人에게는 공적이 없으며 聖人에게는 명예가 없다. 至人, 無己, 神人 無功, 聖人 無名」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것으로 천지자연의 본연의 모습을 따르고 천지만물의 다양한 변화에 순응하여 무한한 세계에서 노니는 자가 되는 근거로 삼고 있다. 장자는 인간세에서 無用을 말하며 쓸모없음을 통해 비로소 뜻을 이루어 그 쓸모없음을 큰 쓸모로 삼게 되었다. 장자는 無用을 정신적 해방 조건으로 여기고 있다. 장자의 逍遙遊는 세속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나아가 道와 合一를 추구하는 것이고 세속에 살면서도 세속적인 것, 인위적인 것에 지배당하지 않고, 자신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다.

박방영_화기만세_한지에 혼합_139×135cm_2011

나의 작업은 또 천기적 요소가 드러나는데 天機란 性靈, 本色, 거침, 醜, 怪, 亂, 狂, 怒, 眞 등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인간의 意志, 慾望, 運命 등 인간 그대로의 모습을 말한다. 명나라 초의 왕수인이 펼쳐낸 양명학에서 우파와 좌파가 있는데 좌파는 氣를 최대한 살려내 本色을 드러내고 眞情을 그려내는 쪽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 사상의 뿌리는 장자에서 찾아오는데 현대적 醜 가 가지고 있는 다른 시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法則이 있고 절제됨을 벗어난 그림이 石濤畵에서 나타나는데 석도는 狂氣를 드러내라고 한다. 석도는 一劃論에서 無法이 법이다. 법을 버리고 내 법을 만든다. 無法이라는 것은 인간의 意志, 慾望, 運命등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것처럼 본인의 작업은 反樸歸眞 (반박귀진) 이나 神明, 嬰兒(노자의 영아, 어린아이로 돌아간다) 등 本色(참나)를 드러내 거칠지만 (醜)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天機가 표출되고 만물의 근원이 되는 생동감을 氣韻生動하게 표현해내고자 하는 것이다.

박방영_꽃기_한지에 혼합_70×136cm_2011
박방영_꽃이 피는 소리를 듣다_한지에 혼합_40×120cm_2011

석도는 "한 劃의 존재는 모든 것의 근본이고 모든 현상의 근원이다." 회화 예술은 有形의 세계에서만 성립될 수 있다. 그러나 형이 있는 모든 존재는 無形에서 비롯되고 도에서 생긴 것이다. 모든 형체 있는 사물들의 근원이 無形에 있다고 할 때 화가의 조형이 진정한 것이면 무형한 것에 대한 깊은 통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고 또 유형한 것의 시원이다. 일획의 다른 표현인 일획지법(一劃之法)은 스스로가 서고 一劃之法을 세운다는 것은 자신의 無法 가지고 有法을 낳고 유법을 가지고 상법(象法)을 뚫는다는 것이다. 한 획을 긋는 것은 모든 것의 근본이다. 그러므로 천필만필도 역시 한 획에서 시작하는 것이 요청된다. 회화의 一劃은 무한한 것을 다 수용한다. 멀리가고 높이 오르는 것도 모두 한걸음부터 시작된다. 붓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일획의 법은 전체를 꿰뚫는 것으로 그 이치는 스며들지 않는 곳이 없어 그 모습을 곡진하게 드러내지 못함이 없다" 그러므로 一劃之法으로서 만물이 밝게 드러나고 그 속에서 하나의 근본적인 도리를 발견하게 된다. 즉, 자연세계는 반드시 有(창조)가 있어야 되고 나아가는 法이 있어야한다. 법보다 위에 있는 것은 도리어 볼 수 없는 太朴이다. 太朴은 혼돈(카오스)이며 천지가 열리기 전의 경지이다. 석도의 일획은 '사람과 자연' '행위와 자연'을 통합해서 일괄시킨 것이다.

박방영_관객1_한지에 혼합_70×136cm_2011

나의 작업은 필법으로 그림을 그려내는 것인데, 석도 일획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서예가 회화보다 우위를 점했다. 지배층이던 문인들의 정신세계를 담아내는데 서예가 회화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조선후기에는 회화가 서예를 따라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19세기 조선 회화는 문인들의 그림이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른다. 나의 작업 또한 서예 필법으로 내면에서 분출되는 힘을 사용해서 순간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이다.

박방영_관객2_한지에 혼합_40×57cm_2011

나의 작업은 이렇듯 장자의 소요유, 천기, 석도 일획론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자유로움과 내 자신의 본색을 그대로 드러나는데 서예 필법을 사용해서 무의식적인 힘으로 내 삶을 표현하고 선언하고 있다. ■ 박방영

Vol.20110327c | 박방영展 / PARKBANGYOUNG / 朴芳永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