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ION & NONFICTION

2011_0325 ▶ 2011_0414 / 일,공휴일 휴관

권경엽_Moments_캔버스에 유채_97×162cm_2008

초대일시 / 2011_0325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권경엽_김용석_김현수_두민_박경호_박성민 이광호_이정웅_임수식_최수앙_최영욱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인터알리아 아트컴퍼니 B,C공간 INTERALIA ART COMPANY 서울 강남구 삼성동 147-17번지 레베쌍트빌딩 Tel. +82.2.3479.0114 www.interalia.co.kr

우리의 진실보다 더 리얼한 픽션&논픽션 1. 픽션 ● 픽션에 속한 작가들은 허구적 내러티브에 대한 사실성과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real'을 이용한다. 작가들이 추구하는 리얼한 재현은 대상의 재현이 아니라 '상황'의 재현이다. 때문에 리얼리티와 충격적인 환상이 결합하는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새롭고 기묘한 알레고리적 이야기를 통해 작품을 낯설게 보이게 하는 전략을 내세우기도하며 상상의 인물과 사건에 집중하는 극적인 이야기를 구성하기도 한다. 어쨌든 작가들은 치밀한 기법을 구사하는 장인으로서의 역할과 정서적으로 몰두하게 하는 강력한 스토리 텔러로서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김현수_Inoccent ⅰ_ED.4-5_폴리에스터 레진, 강화유리섬유, 수성 및 우레탄 도료, 유채_85×60×21cm_2011

권경엽 ● 권경엽의 작업에는 절망과 아름다움이 동시에 보여진다. 그가 항상 작품에서 묘사하고 있는 속이 비칠 것은 투명한 백색의 소녀는 상실되고 있는 것들의 기록이다. 이 병약한 흰 피부의 소녀는 실체적 존재가 아닌 언젠가는 퇴색될지 모르는 기억의 속성이며 시간에 대한 표현이라고 한다. 특히 모든 작품에서 보이는 붕대는 일반적으로는 위험한 징후를 상상하게 하는 불안감을 주는 매개인데 작가에게는 보호의 의지를 상징한다. 기억과 추억은 스스로의 체념으로 망각되기도 하지만 뒤늦게 폭로되는 타인의 진실에 의해서 상처받기도 한다. 붕대와 안대는 존재하기 때문에 겪을 수 밖에 없는 보편적인 상처를 보호하거나 치유하는 주술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김현수 ● 개인사와 신화적 사실로 직조된 성장서사를 구현했던 전작들과는 달리 새롭게 선보인 신작, Innocent 시리즈는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있는 모호한 존재를 표현해 내고 있다. 그의 작품을 보는 순간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속의 주인공들이 떠올랐는데(이 소설에서 아이들은 사고로 무인도에 불시착 하고 나름대로 민주적 질서를 세우려고 하지만 원시적 요소가 만연한 특정 조건하에 공포와 불신이 점점 커지면서 마침내 그들은 스스로 악이 되어 버린다. 통제가 없는 상황하에서 억제되었던 본능을 급격히 표출시키며 인간의 악한 보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 ) 작가는 자비롭고 사악하며, 선량한 동시에 파괴적인 아이들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순수하지만 악에 대한 충동과 희열도 존재하는 인간본성의 복합성을 절제된 색과 형태로 간결하고 예리하게 보여주고 있다.

박경호_CPA-CLI System(고양이)_캔버스에 에폭시, 유채, 아크릴채색_90.9×65cm_2011

박경호 ● 우리 삶에서 임계점을 잘 조정하는 일은 중요하다. 적당한 위치에 자리잡고 흑이든 백이든 끌려 다니지 않게 양쪽의 상태를 잘 공유해야 한다. 무사하게 살자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의 정신건강에도 이 방법이 왠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면 계속 산뜻한 상태로 스트레스 받지 않게 정신적 임계점을 누가 좀 잘 유지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박경호 작가는 당황스럽게도 이 호기심을 과학의 영역으로 진입하여 치유의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는 CLI System(Consciousness Level Improvement System)라는 의식 수준 향상 시스템을 연구하는 중이다. CLI칩을 뇌에 인식하는 순간 불행지수를 행복지수로 극복할 수 있는데, 이 상태가 유지되면서 우리는 스트레스로부터 해방 될 수 있다. 물론 아직은 임상 단계이고 그 자세한 기록들만이 이번 전시에 출품될 예정이다. 황당한 가설일 수 있지만 중앙대 서양화과 시절부터 인정받은 묘사력, 뛰어난 구상능력, 에폭시를 능수능란하게 이용한 탄탄한 기법을 보자면 그의 욕망은 너무 구체적이라 연구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된다. .

임수식_책가도079_디지털 프린트_106×355cm_2010

임수식책가도 (冊架圖) 는 그것의 소유자에 대한 또 다른 형태의 Portrait 다. 임수식의 작업은 조선후기 회화의 표현양식 중 하나인 민화의 책가도 (冊架圖)* 를 사진으로 표현한다. 그의 책가도 작업은 다양한 사람들의 책장들을 촬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책장의 생김새는 비슷하다. 하지만, 그 주인의 취향과 직업에 따라 그 속에 배열되어있는 책들은 너무나 다양하다. 또, 책장 속의 책과 문방구들, 소유자의 관심에 따라 장식되어있는 물건들은 다양한 이야기와 변화의 요소가 내제되어 훌륭한 시각적 요소를 제공한다. 작가가 말하는 책가도(冊架圖)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특유의 원근법이다. 사실 전통 책가도의 이미지는 사진적 시각으로는 만들 수 없는 이미지이다. 그래서 작가는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거친다. 이미지의 원근법적인 문제만의 해결을 원한다면 부분촬영에 이은 포토샵과 같은 디지털의 이기를 활용하여 극복 할 수 있겠지만, 작가는 손수 하나하나 바느질을 이용하여 엮는 방법을 선택하여 조각보의 아름다움을 책가도 에 담아낸다. 조각조각 모아져서 만들어지는 조각보처럼, 오랜 시간 한 권 한 권 모여 가득 채워진 책장처럼, 임수식의 작품들은 절대적인 시간을 함유한 각각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존재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손영주) 최수앙 ● 일련의 번호가 매겨진 그의 '아스퍼거의 섬(Islets of Aspergers)' 작품들에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징이 왜곡된 신체로 나타난다. '아스퍼거(Asperger's Syndrome) 증세는, 일종의 자폐증으로 이 증세의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이상하고 고지식하며 부적절하고 감정적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분리되어 있다. 이들은 두드러지게 자기 중심적이고 비평에 지나치게 민감하며 타인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러면서 매우 정확한 문법과 유창한 표현 언어를 구사하지만 장황하고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며, 독백을 할 뿐 상호적인 대화를 하지 않는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사회적 센스가 부족하며 상호작용에 거부감을 가지며 제한되고 긴장된 정서를 보이며 공격성, 후퇴성 우울증, 불안증을 보이고 다른 사람의 사회적 규범을 이해하지 못하고 눈맞춤을 회피하거나. 다른 사람과 포옹하기, 가벼운 신체적 접촉인 만지기와 같은 행동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대다수 혼자 시간을 보내고 고독을 경험한다. 작가는 이런 일련의 증상들을 기형적 외모로 표현하는데 이런 불구성 자체가 그들이 처한 지독한 소외를 말해준다. 이 시리즈는 전작들처럼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름답고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로부터 욕망의 대상이 되지 못한 자들의 섬. 그러나 그들의 몸이 비천할수록 더 자폐적이 되어 갈수록 삶에 대한 욕망은 끈질겨 진다. 최수앙은 이들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부정할수록 더 강렬하게 공감대를 바라는 아이러니한 우리의 모습을 말하고 있다.

최수앙_Islet of Asperger Type 1~5_Observations_혼합재료

2. 논픽션 ● 논픽션의 작가들은 픽션의 작가들과는 달리 현실에 근접한 작업을 한다. 시각적 디테일을 확실하게 장악하는 작품들이며, 이 부문 작품들에서는 '그린다', '표현한다'는 것의 궁극적 참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사물이나 사람의 치밀한 묘사가 작품의 중요한 맥락으로 자리 잡을수록 예리한 관찰력이나 분석력, 폭넓은 사고나 상상력을 동원한 표현력이 필요하며 심오한 지성들이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제한된 소재에서 오는 한계성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번 전시의 작가들은 자신들만의 탄탄한 내러티브를 내적 해법으로, 고행이 느껴지는 노동집약적인 마무리를 외적 기법으로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진실과 허구의 간극을 다양하고 교묘하게 제시한다.

김용석_The eye_캔버스에 유채_50×130cm_2011

김용석 ● 김용석 작가는 중앙대 서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실주의 화법을 가르치고 있는 240년 역사의 레핀국립미술대학교에 진학을 한다. 러시아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가장 중요한 예술 교육기관인 이 대학에서 정통 인물화를 배운 후 작년에 귀국한 젊은 작가이다. 러시아 유학시절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기 이전, 소통이 절박한 그에게 사람들과의 교감을 해결하는 기관은 바로 눈이었다. 안구를 감싸고 있는 구륜근의 움직임, 크고 작은 떨림들, 감정을 담은 눈빛, 눈으로 모든 표정을 동원해 친구들과 소통을 해결 했던 그 시절이 있었기에 작가의 눈 그림은 인간이 모든 희로애락을 담아내고 있는 초상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래서 눈이라는 신체 일부를 크게 부각시켜 그리지만 모두 '부분초상화'의 성격을 띠고 있다 얘기한다. 그의 작품은 신체적 사건의 공감각적 기록이며 화가가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개인적인 일기이기도 하다.

두민_Fortune-Janus_캔버스에 유채_97×194cm_2011

두민 ● 두민의 작업에 대한 해석은 주사위와 칩, 이런 소재가 주는 상투적인 이미지 때문인지, 욕망과 선택할 수 없는 운명 등 운명론적 삶의 조건에 주목해서 인간은 선택하는 자가 아닌 선택 받는 자라는 불가항력을 상징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그러나 작가의 작업 노트를 찬찬히 읽어보니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는 진취적이며 낙천적이다. 지금부터는 그의 작품을 볼 때는 알 수 없는 운명을 고민 해야 하는 복잡한 심경이 아닌 앞으로 다가올 넘치는 행운들을 어떻게 감당할지 고민을 하며 감상하도록 하자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꿈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혹은 운명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우린 그것을 '행운'이라 말한다. 나의 작업은 그 'FORTUNE'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을 게임에 비유한다. 나의 작품 속의 이미지는 분명 카지노에 등장하는 게임의 일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현대인이 지닌 삶에 대한 욕구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 작품이 나와 관람객의 삶에 있어 행운의 길로 이끌어 주길 희망한다."(두민).

박성민_Ice capsule_캔버스에 유채_100×200cm_2010 이정웅_Brush_한지에 유채_98×170cm_2011

박성민 ● 박성민의 아이스캡슐은 화양연화처럼 누구에게나 있는 인생의 아름답고 위대했던 시간을 순식간에 정지해서 간직하고픈 우리의 욕망과 인간의 망각에 대한 배려가 담겨있다. 그의 작업은 사진과 흡사한 세밀한 묘사력으로 극사실주의 정물화처럼 보이지만 실물은 부분적으로 차용될 뿐 총체적으로는 상상의 산물이다. 어느 면에서는 허구라는 이야기인데 그의 작업에서 허구적이라는 것은 참이 라는 것과 같지 않지만 진리와 비슷한 점을 갖는다. 이런 연유로 아이스캡슐 시리즈는 현실이 재구성된 환상과 같은 이미지 이지만 현실을 망각하게 만들기 보다는 오히려 그가 이야기하는 삶의 측면에 기민한 주의를 기울이게끔 한다. 이정웅 ● 그의 그림은 평면과 입체라는 두 가지 측면이 모두 이루어지고 있다. 캔버스에 일필휘지로 그은 검고 깊은 선과 그 위에 잔뜩 먹을 품고 날이 서있는 붓. 뚜렷한 이중 차원을 보여주는 비현실성은 너무 리얼해서 '그 자체'와 직면하는 것 같다. 대상을 관찰하여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방법 중 하나가 '확대' 인데 이 방법은 작가의 궁극의 묘사가 더해질 수록 희한하게도 바라보는 대상을 새롭게 환기시키고 생경함이 주는 시각적 압도감이 발생한다. 이정웅의 brush작업이 바로 그러하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이전에 형상만으로 밀도 높은 긴장감이 생기며 이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집중력을 갖도록 만든다.

이광호_Cactus No.53_캔버스에 유채_145.5×112.1cm_2011

이광호 ● 최근에 이광호가 그리는 대상은 '선인장'이다. (중략) 이광호가 그리는 선인장들은 사실은 아주 작은 선인장의 종을 크게 확대해서 그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형 선인장들의 기본적인 형태는 그보다 훨씬 큰 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들 각각이 보여주는 성격은 마치 이미 성공적으로 구상을 끝낸 연극의 배역들만큼이나 다양하고 복잡하다. (중략)이광호의 그림 속에서 이것들은 눈부신 흰색의 배경 앞에서 마치 절대적인 공간 속에 홀로 고립되어 있는 인물들처럼 보인다. 우리는 이 노동자에 가까운 화가가 전개하는 회화적 모험의 도입부를 보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가 끝없이 반복하여 제기하는 문제, 즉 회화라는 이슈에 대해 그와 더불어 사유하고 경험을 나눈다. 여기에서 우리는 마치 선인장의 존재감, 그것이 장악하는 시간과 장소에 대한 확고함, 그리고 그것이 보여주는 삶에 대한 관점의 선명함과도 같은 것을 본다. 결국 선인장은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시선과 일치하고야 마는 것이다. (유진상-이광호 전시 서문 중)

최영욱_Karma_혼합재료_76×70cm_2011

최영욱 ● 조선시대의 도자공예를 대표하는 것은 백자이고. 그 중에서도 달항아리는 으뜸이다. 달항아리는 장식적인 기교가 없고 담백하며 고결한 분백의 색을 띄고 있다. 순백 유백 설백 회백과 같은 어감에서 알 수 있듯이 백색은 같은 색이지만 조금씩 미묘한 차이가 있다. 백색은 모든 색의 출발점인 동시에 완성된 색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친 위엄이나 허세의 틈이 없다. 최영욱의 달항아리에도 수많은 백색들이 정갈하고 위엄 있게 표현된다 작가는 고열의 가마 속에서 도자가 점점 자기 색을 찾아가듯 몇 번을 우려낸 붓질로 작업을 진행하지만 완성된 작품들은 덧 칠의 텁텁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물에서 갓 건진 흰 치마폭처럼 부드럽고 반짝인다. 그의 작품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빙열에 대한 관심이다. 빙열은 얼음처럼 갈라진 자기 표면의 유약의 균열이다. 그 균열은 물론 인공적인 것이 아니다. 자연의 힘이 작용한 결과이다. 최영욱은 그 빙열을 일일이 추적한다. 추적된 빙열은 달항아리의 형태와 만나 자연스러운 선 드로잉이 된다. 즉 최영욱의 달항아리는 외견상으로는 달항아리를 재현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색채와 선이라는 기본적인 조형요소들에 대한 탐구인 것이다. 거기서 입체적인 전통 예술품으로서의 달항아리가 최영욱식 달항아리로의 전화가 이루어진다. ■ 김가현

Vol.20110326e | FICTION & NONFICTION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