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318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샘터갤러리 SAMTOH GALLERY 서울 종로구 동숭동 1-115번지 샘터사옥 Tel. +82.2.3675.3737 www.isamtoh.com
장지원의 회화가 주로 다루는 대상 세계는 우선은 실내(實內) 정경이다. 그러나 그 실내 정경은 단순히 실내라는 제한된 공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보다 복합적인 성격의 것이요 그 정경이 또한 그러하다. 다시 말해서 실내 정경이라는 한 폭의 회화작품 속에 정물 또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 '그림 속에 그림이 있는' 작품과 마주치곤 한다. 이를테면 마티스의 회화작품속에 그려진 실내 벽에 한 폭의 그림이 걸려 있는 것을 보게 되는 경우, 그 그림은 회화작품이자 동시에 창 넘어 바라보이는 자연의 풍경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장지원의 화면 속에서는 내밀적인 실내 공간속에 꽃과 나뭇잎, 항아리, 바람개비, 바퀴 등이 있고 또한 새와 나비, 들과 산 등이 그것들과 이웃하고 있다. 또 때로는 그 서로 다른 배경의 대상들이 액자 속의 그림처럼 독립된 단위로 처리되고 있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들 대상이 따로따로 각기 제몫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마치 화면을 분할하듯이 각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실내의 한 단면, 정물 또는 풍경의 한 단면 등이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며 하나의 화면 속에 통합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 세계를 달리하는 이들 대상이 하나로 통합된다고 했을 때, 그것은 곧 이 모든 것들에 동일한 소박한 언어, 다시 말해서 내밀적인 대화를 주고 받고 있음을 말한다.
그 내밀적인 대화, 그 소박한 언어를 가능케 하는 것, 그것은 그 애정이 지극히 일상적인 자연의 풍물을 매우 섬세한 서정적 세계로 승화시키고 있거니와, 더 나아가 일상적인 세계를 시적(詩的) 환타지아의 세계로 변모케 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는 장지원의 회화에는 또 다른 여러 가지 회화적 요소가 동참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뛰어난 색채 감각과, 그것을 부추기고 있는 세련된 마티에르 감각이 은밀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여기에 또한 부분적인 콜라쥬, 릴리프 도입이 화면에 그 어떤 시적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생략적이자 동시에 암시적인 드로잉에 의한 형상 처리가 기하학적인 도형(圖形) 내지는 기호와 대비를 이루며, 이 역시 장지원의 회화에 구성된 활력을 부여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장지원의 근작 중에서 비교적 작은 규모의 작품 밖에는 대할 기회가 없었다. 여류화가로서의 그의 역량은 이미 세차례에 걸친 개인전을 통해 입증된바 있다고 생각되거니와, 근자에 와서 시도되고 있는 일련의 작업이 보다 대규모의 작품을 통해 알찬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 이일
Vol.20110324a | 장지원展 / CHANGCHIWON / 張志援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