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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323_수요일_06:00pm
기획 / 갤러리 룩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공휴일_11:00am~07:00pm 마지막날 화요일은 낮12시까지
갤러리 룩스 GALLERY LUX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82.2.720.8488 www.gallerylux.net
35° ● 나의 주관은 경사에 관한 것이다. 아름다움을 살펴 찾는 것과 감상적인 두뇌를 자극하는 것 역시 각도의 관점에 끼워 맞추고 있다. 그것은 완만하거나 경사지거나에 관한 개인적이며 심미적인 설정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세상의 규칙에 근거하고 있다. 한마디로 35°는 두 발이 딛고 있는 땅과 그것으로 인해 접혀진 발목의 압박이며 삶의 단상이다.
35° 경사에 지어진 집들의 집단과 혹은 그의 주변은 이미 익숙하지 않다. 보이지 않아서 익숙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외면하거나 방관해서이다. 그렇다고 다시 되짚어보자는 의중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두고 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조용히 기록하는 것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집들, 전봇대, 새들, 잡풀 그리고 사람은 의미심장하거나 의도를 둔 객체는 아니다. 밀려나 있는 주체이다. 한걸음 떨어져 있는 주인공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진의 방법을 선택했으며 거리를 두고 찍었으며 포커스나 색감은 개의치 않았다. 하물며 프레임에 걸려드는 것 중에서 불필요한 요소들(사진이 기억에 관한 속성을 숙명적으로 내포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며, 즉시적인 기록에서 발생하는 시간의 개입과 주관을 벗어난 도상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을 통해 현시적인 판단을 용이하게 하는 것) 또한 지워버린다. 기계적 수단은 사용하지 않으며 전적으로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된다. 작업은 손이 쥐고 있는 칼, 송곳, 사포와 그들에게 맞닿아 있는 인화지의 물성에서 이루어진다. 긁고 문지르고 벗겨내는 과정을 통해 사진의 일방적인 면모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진다.
산동네에 지어진 판자촌에 이르는 길의 경사각, 자동차의 테스트 경사각, 스키 활강 각도, 적절한 산행 코스의 각, 영하 35°의 추위, 영상 35°의 더위 따위에 의미부여를 하고자한다면 소심한 대변일 수 있다. 그것들이 시사하는, 또는 암묵적으로 이루어진 규칙이 무엇에 근거하는가가 관심이다. 분명한 것은 인간의 조건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주어진 신체의 적절한 한계와 관계가 있다. 고꾸라지거나 뒤집히지 않으려는 각도이며 쓰러지거나 뒹굴지 않으려는 각도이다. 그것들의 중심에는 기술적인 장치나 최고치를 추구하기 위한 특별한 노고나 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원초적인 결과물인 것이다. 우연하게도 이 모두는 즐거움과 수고스러움에 이른다. 즉, 그 둘은 한통속인 것이다.
사진은 물체의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도록 찍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든 영상물이다. 또한 사진은 시간성의 문제를 필연적으로 안고 간다. 당신을 중심으로 찍은 사진 속에는 우연히 지나가는 다른 사람의 뒤통수가 함께한다. 그는 자기의 갈 길을 가는 것이며 아무런 근거도 없으며 그저 관계없음의 상황에 놓인 것일 뿐이다. 한 장의 사진 속에 내포한 무수한 배경, 수많은 선들, 색들이 돌이켜 보건데 전적으로 나와 관계하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1/125만이 진실이다.
어느 날 어떤 집의 담벼락에서 '고추를 심었으니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요'라는 경고 문구를 본 적이 있다. 넘어다 본 담 저쪽에는 배추가 심어져 있었다. ■ 이길렬
Vol.20110323h | 이길렬展 / YIGILREAL / 李佶烈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