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늘꽃

나비늘꽃展 / NAVINEULKKOT / painting   2011_0323 ▶ 2011_0329

나비늘꽃_종이에 공필채색_60×120cm_2011

초대일시 / 2011_0323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관계를 수놓다 ● 한 땀 한 땀 놓는다는 말이 정확할 것이다. 나비늘꽃의 이번 작업은 대상-사물로서의 '꽃-나비'에 대한 정밀한 애정의 결과이다. 모든 사랑에는 한 존재에게 사용 가능한 모든 능력이 투여되기 마련이다. 이들의 공필화가 바로 그 '꽃-나비'에 대한 지극한 사랑의 증거이다. 화가의 손과 붓이, 평면 위에서, 그 수많은 평면들과 함께, 포개졌다가 나뉘는 순간들이야말로 사랑이 펼쳐지는 순간일 텐데, 바로 이때 세상이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포개지고 나뉘는 일들의 반복은 그만큼 대상에 대한 세밀한 배려와 살핌을 불러온다. 그 세밀함의 반복이야말로 모든 공필화의 근본일 것이다. 평면 위에서 꼼꼼하게 스쳐 지나가며 선을 남기는 붓놀림과 또한 붓놀림을 따라 한 점 한 점 영역을 넓히며 물들어가는 백지는 그 자체로 에로틱한 세계이다. 스치고 물드는 관계의 감촉에 대한 상상에 의해 꽃은 색채를 더하고 나비는 날갯짓을 더한다. (중략...)

나비늘꽃_비단에 공필채색_32×105cm_2011
나비늘꽃_종이에 공필채색_60×120cm_2011
나비늘꽃_종이에 공필채색_100×220cm_2011
나비늘꽃_종이에 공필채색_60×120cm_2011
나비늘꽃_종이에 공필채색_61×90cm_2011

나비늘꽃의 공동 작업을 통해 나비와 꽃의 마주침이 이렇게 의미화 되는 것은 세계의 모든 일이 그 마주침과 같다는 전언이 이들에게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지의 탄생이 모든 예술에는 운명처럼 전제되어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예술은 다만 유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유희라고 말하는 작품들에도 그것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든 예술가들과 관객들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나비와 꽃의 마주침이 미래의 생명을 씨앗의 형태로 준비하는 사건이듯이, 화가와 화가, 화가와 관객, 글쓴이와 독자, 작곡가-연주자와 청자 사이에는 모두 새 삶을 생성시키는 사건들의 당사자라는 역할이 있다. 그 역할의 긴장이 나비늘꽃의 작품에서는 '꽃-나비'의 정밀한 이미지로 살아난다. 여기에 공필화의 매력이 사실감을 더하여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리얼리즘의 필법에 대한 무수한 비판 이후에 그 리얼리즘이 살아남는 한 방법을 이들의 작업이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이들 나름대로의 공동창작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우리 시대의 척박함을 건너가는 좋은 길이 될 수도 있으리라고, 이들의 마주침이 갖는 의미를 다시 상기하면서 꽃과 나비를 본다. 정교하고 신기한 아름다움이 저 평면을 피가 도는 세상으로 막 바꾸어놓는 중이다. ■ 박수연

Vol.20110323b | 나비늘꽃展 / NAVINEULKKOT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