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316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 신동원_안경수_이상선_이이정은_한조영
후원/협찬/주최/기획 / 갤러리그림손
관람시간 / 월~토_10:30am~06:30pm / 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경운동 64-17번지 Tel. +82.2.733.1045~6 www.grimson.co.kr
우리는 일반적으로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안정감을 느끼지만 낯선 느낌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낯선 느낌은 우리와 아주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쩌면 그곳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세계, 또는 잃고 살아가는 우리 삶의 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전혀 다른 세계 같이 보이는 '낯선 것' 과 '익숙한 것' 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 상호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익숙함의 편안함을 벗어났을 때야 비로소 그 관계는 '낯선 새로움' 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 여기 익숙한 세상을 마주 대하며(confront) 낯선 새로움을 그린 작가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지나쳐 버렸던 소중한 무언가를 찾는 기회가 되었음 합니다. ■ 원미정 We usually feel a sense of stability from those we are familiar with while we often reject strange feelings. Such strange feelings seem very far from our life but probably are a part of our lives we have lost or a part of the world we have not recognized. Like the two sides of a coin, 'strange things' and 'familiar things' have very close relationship though they look different. However, when we look away from ease, the relationship comes to us as a 'strange freshness'. Here we have the artists who draw the 'strange freshness', confronting the familiar world. Through the works of those artists, we hope you will have a chance to find the precious things that you have not recognized and just passed by. ■ Rosa Won
신동원의 작업은 외관상 도자에 속한다. 특히 재료와 소성과정이 그러하다. 그러면서도 도기를 제작할 때처럼 물레를 사용하는 대신, 조각과 마찬가지로 손으로 빚어 형태를 만든다. 물론 조각처럼 주형을 사용하기도 한다. ● 작가가 만든 주전자는 납작해서 물을 따를 수가 없고, 컵은 막혀있어서 물을 담을 수가 없다. 도기처럼 보이지만, 도기가 아니다. 더욱이 평면으로 압축된 오브제가 도기보다는 조각처럼 보이고, 특히 납작한 조각인 부조처럼 보인다. 실제로 작가는 이렇게 만든 오브제를 부조처럼, 나아가 무슨 그림처럼 벽면에 걸기조차 한다. ● 신동원의 작업은 도자이면서도 조각에 흡사한 생리를 내재하고 있고, 부조나 평면회화처럼 벽 위에 걸리는가 하면, 나아가 설치작업이나 공간 드로잉마저 아우른다. 편의상 도조로 명명하고 범주화할 수 있을 작가의 작업은 이렇듯 도자와 조각, 조각과 회화, 평면과 입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상호 삼투되는 제 삼의 어떤 지점을 예시해준다. ■ 고충환
풍경과 사물들이 만들어낸 사이에는 무수하게 발생된 모호한 풍경들이 있다. 그 안에서 발견된 인공자연물은 사람과 사물 또는 사람과 풍경과의 경계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 인공자연 조형물들은 일상 공간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물이다. 이것은 어떤 특정 공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레 나타나 지루한 풍경과 충돌한다. 때로는 형상이 매우 조악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낡고 부서진 외형에서 오는 혐오감 마저 느낄 수 있다. 그런 조악한 풍경 안에서 사람들은 무감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이것은 사람들과 관계하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생각했다. 불분명한 정체성을 가진 이 풍경들은 지루한 일상적 풍경 안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이상적 장소와 연관되는 풍경을 가리키며 또 다른 유토피아적 풍경으로 끌어들인다. 내가 말하는 지점은 이런 부조화하게 만들어진 모형자연을 통해서 어떤 이상적인 풍경 속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모순된 행위에 있다. 자연의 모습으로부터 과장되고 교묘하게 위장된 도시 속 인공자연물은 사람들이 연상하게 되는 이상적 풍경으로 끌어들이고 관망하게 하는 욕망의 상징이다. ■ 안경수
이상선은 그저 아이가 아닌, 식민지 지식인 내면의 고독과 소외를 그려낸 시인 이상의 가장 유명하지만 난해한 작품인 '오감도'에 등장하는 '兒孩'의 모습을 그리고자 한다. 아이들의 시선의 끝을 쫓다 보면 유리는 어느덧 유년기로 돌아가 있다. 아이가 바라보는 누군가의 모습이 우리 자신의 유년기의 모습이다. 그는 인쇄 매체의 사진 속에서, 또는 익명의 사진 속에서 찾아낸 소외되거나 불완전한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회화 작업에 이 이미지를 능숙한 드로잉으로 옮긴다. 그러나 단순히 비슷하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 인물 사진에는 없었던 나르는 꽃잎이나 굵은 윤곽선과 같은 양념들이 더해지고, 복잡한 배경은 과감히 단순화시키며 담백하고 온화한 색감의 물감이 더해진다. 이와 같은 회화적인 요소들의 조절은 아이러니 하게도 등장한 아이들의 복잡 미묘한 내면의 충돌을 더욱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함이다. 다시 보면 아이가 그저 아이로 보이지 않고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고독하고 상실감에 쌓여있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의 내면을 담고 있는 그릇으로 여겨진다. ■ 최흥철
이이정은 작품은 상품의 이미지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대형마트에서 만난 상품 이미지를 차용해서 다양한 변주를 연출하고 있다. 첫출발은 박스로 포장된 상품들을 화면 가득 그려 넣는 것이었다. 특히 패키지 상품들이 덩어리들로 묶여서 가득 쌓여있는 상황을 화면에 끌어들인 것이다. 포장된 사물들은 사물의 본질을 가린다. 그는 본질을 가리고 있는 포장의 외형을 그림으로써 포장 그 자체의 이미지로 작동하고 기능하는 상품의 물신화를 드러내고 있다. ●「somebody else's MONUMENT」 연작은 패키지 상품의 운명과 그 존재에 관한 이야기이다. ● 그것은 껍데기의 존재론에 주목한 초기작의 관심사를 사회적인 맥락에서 재구성한 것이다. 그가 알맹이가 아닌 껍데기를 그린다는 것은 현상을 통해서 본질을 드러내는 것 이상의 성찰이 들어있다. 껍데기의 현현이 상품의 재현이라는 점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그 껍데기들 자체의 존재론과 그 너머의 사회적 맥락에 관심을 두는 것이 이이정은의 최근 관심사이다. 건축의 외형을 가진 모뉴먼트는 역사 또는 일상의 기억을 담아두려는 의도이다. 이이정은의 회화는 우리시대가 소비하고 있는 상품과 그것을 시각적으로 표상하는 박스와 상표 등에 대한 기록이다. ■ 김준기
한조영의 작품은 마치 비행기 조종사가 착륙을 앞두고 접근하는 도시의 모습을 바라보거나, 혹은 관람자가 도시 인근의 높은 장소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듯한 파노라마적 시각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그 도시들의 모습은 대부분 깊은 밤 혹은 지평선 위의 하늘이 부옇게 밝아오는 새벽처럼 묘사된다. 멀리서 바라본 도시는 어둠 속에 점점이 밝혀진 불빛에 의하여 그 좌표를 알려주며 보는 이의 시선을 빨아들이듯 잡아당기면서 빌딩과 도로가 만들어내는 선과 윤곽에 의해 그 모습과 규모를 짐작하게 해준다. ● 한조영이 이러한 도시의 모습을 캔버스 위에 표현하는 방법은 단순한 그리기가 아니라 어두운 배경이 표현된 바탕 위에 수많은 밝은 색 스티커 조각들을 붙이는 것이다. 쌀알 크기의 사각형 스티커 조각들은 도시의 건물들을 구성하는 각 층의 작은 공간들을 밝히는 불빛이 되고 그것들이 모여서 거대한 빌딩의 윤곽을 형성하고, 다시 그러한 빌딩들의 집합에 의해서 도시와 도로망이 드러난다. 반복적이고 집중력을 요구하는 스티커 붙이기 수작업에 의해 한조영의 캔버스에는 하나의 도시가 태어나고 그 곳에서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추억되기도 하며 꿈으로 꾸어지기도 한다. ■ 하계훈
Vol.20110316g | 낯설고도익숙한 Strange and Familiar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