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심연

오경환展 / OHKYUNGHWAN / 吳京煥 / painting   2011_0309 ▶ 2011_0406 / 월요일 휴관

오경환_우주새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26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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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309_수요일_05:00pm

기획 / OCI 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OCI 미술관 OCI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수송동 46-15번지 Tel. +82.2.734.0440 www.songamfoundation.org

우주(宇宙)의 심연(深淵) ● '우주의 작가'로 알려진 오경환 화백이 OCI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70세의 노후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화가들보다도 더한 열정과 집중력으로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과거와의 연장선상에 있으나 또 다른 묘미로 우주의 심연으로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전시이다.

오경환_생성의 우주 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0cm_2010

오경환 화백이 우주를 처음 접한 때는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의 일이다. 1969년 7월 처음으로 우주에서 본 지구를 우리가 텔레비전을 통해 보았을 때, 당시의 사람들은 외부 즉, 우주에서 지구를 보았던 첫 번째 세대가 될 수 있었다. 그는 그 당시를 '처음으로 거울을 만들어 거울을 통해 자신을 보았던 인류'가 된 기분을 느꼈다고 기억한다. 이 사건은 작가인 그에게 '코페르니쿠스와 같은 변혁'이 되었고, 이 과정은 그의 작업에 매우 긴밀하게 숙명처럼 연결되었다. 이후부터 40년이 넘도록 화가는 다양한 양식을 통해 우주를 주요한 주제로 삼고 작업했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우주의 풍경을 그린 선구자이다.

오경환_1012H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50×400cm_2011
오경환_1011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200cm_2010

오경환은 새로운 공간을 우주의 것으로 혹은 회화적인 것으로 인지하는데 있어서, 어두운 색조의 깊은 공간을 창조해냄으로써 모든 2차원의 측면으로부터 벗어났다. 당시의 진보된 과학기술과 사진 기술은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상징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무한한 우주가 존재한다는 과학적 현실과 그 무한함이 갖는 환상 혹은 이상적 태도를 자신의 작업에 드러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작품들에서 이성적이지만, 낭만적인 작가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

오경환_무제 2부작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60×200cm_2010

그는 김차섭, 곽훈, 강광, 최욱경 등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59학번 동기생들과 함께 추상과 형상을 넘나들며, 보다 지성적인 태도로서의 감성을 발산했던 세대다. 전후(戰後), 한국을 찾아든 원시와 본능의 순수추상 물결과 함께, '이성'과 '지성'의 작가적 태도가 오히려, 창작의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앙포르멜 세대들과는 달리, 이들은 그림을 감성보다 이성으로 먼저 받아들인 한국 현대회화사의 첫 주자들이다.

오경환_천공 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130cm_2009

도교와 불교의 철학적 성찰에 조예가 깊은 그는 사람들이 무(無)에서부터 왔고, 그들 스스로 이 행성에 '지구'라는 이름을 붙인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의 작품의 어둡고 깊은 공간은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최근 인천에서 작업한 그의 우주그림은 이전보다 경쾌하며 매력적이다. 형식에 있어서 굳이 추상성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형상과 상징들을 섞어가며, 자유로이 유희하듯 화면을 배치하거나 조합한다. 그 소소한 재미가 우주에 관한 보편적인 상상과 관념을 뛰어넘어 아이의 장난처럼 우리의 시지각을 자극하기도 한다. 어떤 분야에 연륜이 쌓인 자의 색다른 재치 같으며, 피카소의 늦은 조형적 장난 같은 재치? 그동안의 그의 우주그림은 매우 관념적이었다. 그래서인지 무거웠고, 심각했고, 철학적이었다. 지금은 이러한 관념의 무게를 벗어버린 유희의 자유로운 본능 같은 것이 보인다.

오경환_천공 0910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250cm_2009

필자가 칠순을 지난 고령의 화가라는 물리적인 현상을 떠나, 아직도 저렇게 젊게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의 형이상학의 태도(attitude)를 흥미롭게 느낀 것 또한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는 조형에 관한 다양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소유한 작가이면서도 항상 젊게 자신을 유지하는, 기질적인 '자유'의 보헤미안 같은 작가이다. 우주로 뻗어간 철학과 낭만의 여행가라고나 할까? 헤아릴 수 없이 멀고 넓어 현실감이 없는 우주, 그래서 더더욱 추상적이고 관념적일 수밖에 없는 우주에게 무언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행복 같은 것을 우리는 오경환의 '우주그림'에서 맛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작가는 항상 어디로 떠날 채비가 되어있는 것 같다.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그는 서슴없이 우주의 일부분으로 이 세상을 방황한다. ■ 정영목

Vol.20110312f | 오경환展 / OHKYUNGHWAN / 吳京煥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