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familiar space

정민호展 / CHUNGMINHO / sculpture.installation   2011_0311 ▶ 2011_0327

정민호_충청북도 청주시 봉명동 736_플라스터, LED 스틱, 디머_55×60×34cm_2011

초대일시 / 2011_0311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덕원갤러리 DUKWON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번지 Tel. +82.2.723.7771~2 www.dukwongallery.co.kr

갈등과 해소의 순환 ● 정민호는 이번 전시에서 특이한 공간들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이 공간은 작가 자신이 이전부터 살았었던 공간들이자,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가장 편안한 보금자리이자 안식처인 집이다. 작가는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이사를 많이 다녔고, 자기 자신의 보금자리로서의 집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공간에서 많이 생활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에게 있어서 집이라는 공간은 남들과는 다르게 편안함과 안식을 주는 공간이라기보다는 불안과 긴장감이 감도는 갈등의 공간이었다. 이러한 공간에서 작가에게 가장 불편함을 주는 시각적인 것은 벽과 벽이 만나서 나타나는 모서리였고, 이 모서리는 작가에게 이러한 갈등과 긴장의 상징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정민호_New East of Eden_플라스터, 나무, 바이스, HQI 150W_220×220×180cm_2011

정민호의 작업들은 「충청북도 청주시 봉명동 684」나 「경기도 김포군 하성면 마곡리 33-1」 같은 자신이 살았던 집의 주소로 명명 되어있는 작품에서 보이듯이 투명한 아크릴로 만든 공간으로 단순화 시킨다. 그리고 그 투명한 공간에 검은색 선으로 나타나는 모서리와 흰색의 선으로 나타나는 공간구획만을 남겨 작가에게 있어서는 극도의 긴장된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데 작가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극으로 치닫는 공간과는 대조적인 또 다른 공간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이러한 작업은 「충청북도 청주시 봉명동 736」이나 「New East of Eden」의 작품에서 나타는데 공간에서 모서리가 되는 부분을 지워버리고 하얀 빛을 쏘아서 빛으로 채워진 무중력의 진공 상태 같은 긴장이 풀어진 공간으로 만들어 버린다.

정민호_An expanse_플라스터, LED 스틱, 디머_20×90×20cm_2011

작가는 왜 이러한 모서리를 극단적으로 부각시키고 또 모서리는 없애버리는 공간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일까?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모서리는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오는 갈등을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인식시키는 도구로서 작용된다. 그래서 작가가 모서리가 제거된 공간만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고 모서리로만 이루어진 공간을 우리에게 동시에 보여주는 대비되는 공간을 동시에 보여주는 방식에 정민호의 작업의 특징적인 요소들이 들어 있다. 초기의 정민호의 작업의 시작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오는 긴장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치유적인 성격이 강하였다. 그러나 작업이 계속해서 진행되어 나가면서 모서리를 계속해서 제거하는 작업을 통하여 모서리를 없애나가지만, 이는 순간적인 해소와 만족감뿐 또 다시 갈등과 긴장이 반복되는 것을 인식하였다. 이러한 갈등과 해소의 반복은 단순히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 되었지만 작가만의 이야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간 등 살아가면서 다양한 관계들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고 이러한 복잡한 관계들 속에서 여러 가지의 갈등들이 자연스럽게 유발된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인식하거나 혹은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갈등과 긴장 속에서 노출되어 있으며, 이는 강박증이나 스트레스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리는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운동, 노래, 게임, 흡연, 폭력, 음식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갈등과 긴장을 풀어나가는 어떤 행위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의 해소는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으며, 또 다시 다른 갈등에 직면하게 된다. 정민호는 이러한 끝나지 않는 순환과정에 주목하고 있고 이를 서로 상반되는 작품들을 한 전시 공간에 존재시킴으로써 이 두 개의 완전하게 대비되는 공간들 사이에 갈등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강하게 대비되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러한 대비상태를 만들어낸 작가는 우리에게 이쪽도 저쪽도 아닌 진공적인 상태가 존재함을 깨닫고 갈등의 해소까지 가기 직전의 상태의 순환구조를 우리에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 극단의 대비 사이에 존재하고 있음을 부각시킨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작가는 인간은 인간 자신과 타인 그리고 사회와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다양한 갈등과 긴장을 얻게 되고 이를 해결하고 해소하기 위한 많은 노력들을 하지만 결국 이는 어떤 하나의 방법적인 해결로 끝나지 못하고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며 이는 계속해서 순환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긴장의 해소와 갈등과의 화해의 결과보다는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비되는 사이에서 그 과정을 주목하고 인식할 때 우리는 이러한 순환구조 속에서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정민호_Unfamiliar Space-Installation_아크릴판, 나일론 고무줄에 아크릴채색_가변설치_2011
정민호_인천광역시 부평구 갈산1동 171-35_아크릴판, 나일론 고무줄에 아크릴채색_30 ×153×11cm_2011

정민호는 이러한 갈등과 긴장, 강박증을 해소한 결과보다는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이러한 과정을 작가의 자신신의 강박증을 해소하기 위한 개인적인 경험을 작품으로 변모시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서 인식하고 있다. 이를 인식을 통해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신이 여태까지 살았던 집이라는 공간의 모서리를 보여주는 작업과 빛으로 가득 찬 모서리들이 없는 공간을 만드는 작품들의 대비를 통해서 다시 우리들의 이야기로 변모시켜 이야기를 던지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작가는 우리에게 인간들은 갈등과 해소 사이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과정의 순환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작가는 우리에게 갈등의 해소보다는 그 과정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하며, 계속해서 이러한 과정을 주목하는 작업들을 계속해서 해 나갈 것이다. ■ 신승오

Vol.20110312e | 정민호展 / CHUNGMINHO / sculpture.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