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지만 정감어린

조송展 / JOSONG / 趙松 / painting   2011_0308 ▶ 2011_0329 / 월요일 휴관

조송_인생은 피흘리는 멜로디언_종이에 먹, 혼합재료_112×145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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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312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_01:00pm~07:00pm / 월요일 휴관

그문화 갤러리 SPACE OF ART, ETC. 서울 마포구 당인동 28-9번지 1층 Tel. +82.2.3142.1429 www.artetc.org

정성스럽게 빚은 도자기에 바트 심슨의 얼굴을 상감기법으로 그려 넣은 듯 한 느낌이랄까요. 조송 작가의 『어둡지만 정감어린』展은 진득한 표현 속에 담겨있는 젊은이의 시니컬한 시선을 무겁지만 가볍게, 어둡지만 정감 어리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의 이미지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쌓아올려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생산된 깊은 어둠 속에서 슬며시 내민 형상은 어디선가 지나쳐 봄직한 인물들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기억 속에 창피하게 자리 잡고 있던 표정으로 순간순간 포착 되어있지만 창피해하지도, 불만스러워 하는 기색은 없습니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이내 작가가 만들어 놓은 성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곳은 실제적인 슬픔 보다 포장된 위로가 머무는 곳입니다. ● 그문화 선정작가인 조송의 『어둡지만 정감어린』展은 그로테스크라는 표현의 카테고리 속에서 작가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작은 성의 대문 앞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녀만의 작은 성은 일등만이 아닌 이등도 알아주는 세상이며, 천년만년 웃어만 주는 얼굴도 있으니 우리가 사는 세상 보다는 넉넉한 셈입니다. 대문 앞 조명은 조금 어두울지라도 문을 열고 들어오면 정감어린 풍경과 포근한 감성으로 위로하며 맞이할 조송작가의 성으로 당신은 초대되었습니다. ■ 그문화 갤러리

조송_괜찮아, 절대 안깨물꺼야_종이에 먹, 혼합재료_51×130cm_2011
조송_아 금방 끝날거다_종이에 먹, 혼합재료_51×130cm_2010
조송_며느리 눈치를 보다 잠이 든 어느 시아버지의 초상_종이에 먹, 혼합재료 31×23cm_2010
조송_독일 소세지 재벌가의 가족사진_종이에 먹, 혼합재료_77×100cm_2010
조송_위대한 성악가_종이에 먹, 혼합재료_80×60cm_2011
조송_외출하기가 귀찮은 어느 신생아의 초상_종이에 먹, 혼합재료_31×23cm_2010

어둡지만 정감어린 ● 단 한번도 일등을 못해본 전교 2등의 초상. 왠지 그를 기억해야 할 필요까지는 느끼지 못하겠다. 하지만 이름이 아닌 '만년이등'의 타이틀로 그려진 그의 초상화는 왠지 기억해줘야 할 것만 같다. 그로인해 항상 선망의 대상이었던 우등생은, 항상 그의 뒤에 그림자처럼 붙어있는 '있어 보이는' 그 무엇인가를 벗어버린다. ● 작가 조송의 초상화 시리즈는 이렇듯 대상을 한없이 재미있게 만든다. 그가 유명한 힙합뮤지션이건, 석유재벌이건, 갓 태어난 아이이건 상관하지 않는다. 작가는 작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어떤 대상들이 갖는 진지함의 무게를 미묘하게 비켜본다. 이러한 삐딱한 시선은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불러일으킨다. 고풍스런 액자 속에 담겨있는, 근대의 명화를 연상시키는 작업들의 타이틀들은 작품의 무게감을 훌훌 털어버린다. ● 이미지들 역시 이러한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인종을 확인 할 수 없는 (먹이라는 재료상의 특징 때문에 그렇게 되어버렸다고 작가는 말한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힘을 갖는 사람들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을 연출한다. 꽃을 머리에 꽂고 있는 개, 옷에 금장을 단 사람, 소세지로 벤츠 마크를 만들어 걸어놓은 소세지 장인 등, 자세히 자신들의 내면을 엉뚱하게 드러내는 인물들의 집합은 역시 묘한 대조를 이루며 조소를 이끌어낸다. ● 먹과 아크릴. 전통적인 방식인 배접을 사용한 작품 제작과 서양의 앤티크한 가구 느낌 나는 액자. 그의 작업은 텍스트, 이미지, 심지어 제작 과정과 마무리에 있어서까지도 비틀기가 존재한다. 그 비틀기는 단순한 비꼼을 넘어선 그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매력 있게 만든다. ● 이 시대에 살기 때문에 익숙해져버린 피상적인 웃음이다. 우리가 그의 작품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웃게 되는 것은, 그 웃음이 담고 있는 그 어떤 씁쓸함 때문이 아닐까. ■ 고재욱

Vol.20110312d | 조송展 / JOSONG / 趙松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