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quid Moon

책임기획 / 박남희   2011_0303 ▶ 2011_0316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1_0303_목요일_05:00pm

한국 박찬국_배성미_안현숙_이기수_이수영_이재환_홍현숙 독일 Peter Clouth_Angelika Eggert_Utta Hagen_Ludger Heinisch Cordula Herx_Andrea Isa_Heike Ludewig_Jyrg Munterer Christian Psyk_Simone Schroff_Toshiaki Suenaga_Sonja Tintelnot

후원 / 서울문화재단 서울시창작공간 금천예술공장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서울문화재단 서울시창작공간 금천예술공장 SEOUL ART SPACE GEUMCHEON 서울 금천구 독산동 333-7번지 Tel. +82.2.807.4800 geumcheon.seoulartspace.or.kr

Der Mond in seiner Unerreichbarkeit wird zum "Liquid Moon" im Sinne einer Welt, die in der Vorstellung eines jeden (Mond-) Betrachters sich von den Vorstellungen aller anderen Betrachter unterscheidet und so zu einem Spektrum von unterschiedlichen Welten führt "[...] Schließlich kamen wir zum Mond. Der Mond ist vergleichbar mit zahlreichen Phänomenen und Überlegungen unserer Zeit, weil seine Eigenschaft prinzipiell aus dem Wandel und der Zirkulation besteht. Er ist mobil wie der heutige Mensch. Der Titel und zugleich das Thema der Ausstellung "Liquid Moon" wurde besonders von Zygmunt Baumans, Liquid Modernity' angeregt. Der Mond scheint für jeden als 'ein anderer Mond', da wir ihn unterschiedlich wahrnehmen. Die Überlegung über den Mond führte uns zu diversen Erzählungen u.a. über Intimität. Ursprung, Intrige und Mondkalender. [...] Der Mond als mystische, unerschöpfliche Inspirationsquelle hat uns beeindruckt. [....]"

홍현숙_moon in Norway_단채널 비디오_2010

인간은 누구에게나 공간적 체험과 시간적 추이에 대한 매우 특별한 환타지적 경험이 있다. 이는 백일몽처럼 깜박거리는 의식의 순간에서나, 일상적 삶 가운데 믿기지 않는 시공의 경계에서나, 최면과도 같은 종교적 신념의 환영을 마주하는 때에 기인하여 결코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빠져나갈 틈을 찾기 전에 이미지로, 느낌으로, 질감으로 다가오는 그런 기이한 경험들 말이다. 이는 특히 여행 중 발생할 때가 많다. 물리적 낯선 곳으로의 여행, 혹은 무의식적 잔여물이 찰랑거리는 심리적 여행에서. ● 전시 Liquid Moon은 그러한 여행이라는 대전제를 상정한 한국과 독일 작가들의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2007년 baggage limit라는 여행자의 이동에서 제한적인 짐의 무게를 테마로 하여 독일과 한국의 작가들이 서로의 지역을 떠나 전시를 하면서 시작되었다. 2년 전인 2009년 겨울 이 프로젝트의 재개를 논의하였고 '달'이라는 구체적인 형상과 여행을 접점으로 한 전시를 계획하였다. 여행자가 낯선 곳으로 들어설 때의 설렘과 예기치 못한 불안 모두를 수반하면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상황들에 대해 열어놓는 그 새로운 지평으로서 Liquid Moon이 시작된 것이다.

Cordula Herx_Faces of moon_캔버스에 유채, 모래_2011 Angelika Eggert_moon-garden_압착나무_2009

간혹 낯선 곳에서는 그렇다 하더라도 익숙한 곳인데도 헤맬 때가 있다. 위치정보가 바뀌었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물리적 위치와 측량의 수치로 논할 수 없는 원인이 숨어 있다. 객관적 지표를 따라 이동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가. 심지어 자동차에서 조작하는 네비게이션의 정보에 충직하게 따른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즉 이정표가 있다고 매번 길을 잘 찾는 것은 아니다. 천혜의 지표, 태양과 달 그리고 별은 시간과 방위를 가늠하는 인류의 가장 오랜 이정표였다. 그 가운데 달은 어두운 야간 여행 루트를 비추는 등과 같았다.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달은 나를 따르고, 나는 달을 따라간다.' 달의 끊임없는 이동의 순간을 마주하며 달의 모양에 따라 자연의 변화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음력, 절기, 계절 등의 자연의 법칙에 좌표가 되었던 달이 아닌가. 게다가 어둠 속 공포를 극대화시키거나 감퇴시키는 주문과 마법의 세계도 그 안에 있다. 달 안에 토끼가 방아를 찧는다는 상상력 역시 달이 그 무엇으로도 될 수 있을 것 같은 유동성의 존재임을 시사한다. ● 이처럼 작가들은 달에 관한 데카메론(The Decameron) 식 서사들을 세미나를 통해 나누면서 의식적, 현실적 세계로의 여행 루트를 고민하였다. 마침내 지난 2010년 여름 우즈벡(Uzbekistan)으로의 물리적 여행을 떠나 다시 독일로 가서 첫 번째 Liquid Moon전을 가졌다. 우즈벡의 타슈겐트 지역 작은 마을들을 돌며 그들의 삶을 체험하고 일부 공유한 내용이 몇몇 작가들의 작업에 리얼하게 드러났다. 뒤셀도르프 플란 디 갤러리에서 한국의 박찬국, 배성미, 안현숙, 이기수, 이수영, 이재환, 홍현숙이 여행 혹은 이동으로의 체험을 표상한 전시 이후, 독일 작가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Liquid Moon을 고민하고 2011년 3월 3일 전시를 통해 선보이게 되었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작가들의 경우 지난 여름으로부터 시간의 추이를 더한 작업들을 선 보이며, 독일 플란 디 갤러리 작가들 Peter Clouth, Angelika Eggert, Utta Hagen, Ludger Heinisch, Cordula Herx, Andrea Isa, Heike Ludewig, Jyrg Munterer, Christian Psyk, Simone Schroff, Toshiaki Suenaga, Sonja Tintelnot은 여행과 달에 관한 숙고를 풀다.

배성미_같은 하늘아래_OHP 필름, 디지털 프린트_2010

한국과 독일의 19명의 작가들이 모여서 달에 대한 같지만 다른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Liquid Moon전에서 이동, 시간, 공간, 기원, 과학의 시선들이 주를 이룬다. 독일의 Peter Clouth는 달의 시간, 즉 음력을 29개의 둥근 컵에 달의 시간적 여정을 보여주는 가 하면, 배성미는 자신의 시간에 관한 기록과 경험을 500컷 이상의 긴 연속인화물로 제시한다. 홍현숙의 노르웨이 moon 역시 시간과 공간의 이동에 따라 또 다른 문화의 감수성을 접하는 시각이 두드러졌다. Cordula Herx의 달 이미지는 시간 속에 이지러진 순간순간들이 포착된다면, Angelika Eggert는 표면과 실재 사이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유사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이기수의 달 이미지는 어떤 측면에서 본다는 것에 대한 본질적 문제를 제기한다. 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의 차이, 늘 어떤 대상을 보지만 그것은 기계에 의해 정형화되거나 왜곡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달의 형상은 과연 그대로의 달일까 하는 의혹이 일어난다. 달의 거울적인 형태와 영향에 대한 문제는 Utta Hagen에 의해서 고민되고 있다.

Christian Psyk_Clockwise_2011 Toshiaki Suenega_Genesis-Stratum_나무, 종이에 피그먼트_2010~11

달에 대한 테크놀로지적 이해와 전통적인 동양의 상징을 보여준 Christian Psyk의 작업은 과학적 시선과 실험이 결합된 것이다. 하늘, 땅, 바람 등의 환경은 중력과 같은 우주의 질서로 우리의 피부에 다가오며 그 무한한 공간의 광물 조각들을 형상화한 Toshiaki Suenaga의 작업이 있다. 우주의 빅뱅처럼 창조와 혼돈의 상징으로 달에 대한 이해를 보여준 Ludger Heinisch와, 사회의 변성적 측면과 개인의 문제에 포커스를 맞춘 Heike Ludewig의 작업이 있다. 달의 현상적 측면에서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의도는 박찬국의 작업에 드러난다. 그의 메시지는 예술가와 공적 기관의 입장의 차이를 보여준다. 기원 혹은 제의적 염원처로 달에 관한 이야기는 최근 구제역으로 생매장당한 짐승들을 위로하는 일종의 위령제를 지낸 이수영의 작업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가치가 인간에 의해 좌우되는 한 단면인 사회적 현상에 대한 코멘트다. 설사 인간의 욕구를 위해 자본에 의해 증식되었을지라도 이미 생명체가 아닌가. 다른 의미에서 달의 반사적 의미를 발견케 하는 안현숙의 작업은 달을 따러 올라가도 저만큼 있는 그 존재감을 유희를 통해 확인케 한다. 이재환의 은빛 테이블 위의 카드놀이는 달과 관련한 또 다른 유희를 상기시키며 관객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이기수_PersfactⅡ_단채널 비디오_가변설치_2011

달로부터 기인하는 이동과 시간의 흐름 그리고 타자의 이해를 시도했던 Liquid Moon의 독일작가들은 플란디 갤러리의 12명의 회원들이다. 커뮤니티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들과 자유롭게 활동하는 한국 작가들은 같거나 다른 서로의 사유와 표현을 나누며, 문화의 차이를 넘어 시대를 공감하게 될 것이다. ■ 박남희

Vol.20110311e | Liquid Moon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