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310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GALLERY SUN CONTEMPORARY 서울 종로구 소격동 66번지 Tel. +82.2.720.5789, 5728 www.suncontemporary.com
캔버스 위에 펼쳐진 詩的 추상 ● 현대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탈중심적, 탈이성적인 경향은 문화, 예술영역에서 두드러지는데, '중심', '객관'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모더니즘에 대한 반발로서의 포스트모던적 이상을 기수로 세운 예술은 때로 생경함과 파편화라는 기제에 충실한 나머지 혼란과 소외를 야기하기도 한다. 이렇듯 현란한 예술적 유행 사이에서 현대인은 오히려 붙들고 싶은 '중심'과 '객관적 미'에 목말라 있다. 포스트 모더니티에서는 '객관적 미'의 존재여부도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유행과 시류에 휘둘리지 않고 그를 추구해 온 중견 작가 최선호의 개인전이 그래서 더욱 값지고 의미있게 다가온다.
최선호 작가의 열 아홉 번째 개인전이 될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30여 점의 작품들 역시 엄정된 미감의 추구라는 측면에서 그간의 작품활동과 연관성을 갖는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새로운 추상 표현형식을 통하여 과거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며 경험한 자연을 화폭에 풀어놓는다. 형식적으로는 차갑고 미니멀리즘 전통에 가까운 작가의 이전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마치 잭슨 폴록을 연상시키는 우발적이고 뜨거운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여럿 보여진다. 최선호작가의 시그니쳐라고도 할 수 있는 최적의 비례와 조화로운 색면의 작품들도 한층 부드러워진 경계와 색감으로 관객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이번 신작들은, 작가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해발 5400m)를 다녀온 후 3년 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에야 탄생한 작품들이다. 작가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등정 당시 얻은 영감을 내적으로 체화하고 새로이 인식하게 된 신비로운 자연과 존재에 관한 감흥과 영감을 풍물적이고 찰나적인 것 그 이상으로 객관화시키고 승화시키는 과정을 거친 후에야 화면에 표현했다. 그 과정은 작가 자신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으로 추상적인 사고를 가능케 하는 인식적 도구로서의 은유이며, 캔버스 위에 펼쳐진 시적 추상이다. 바로 여기에 최선호 작가가 추구하는 '객관적 미'가 존재한다. 그것은 종착지가 불분명한 사유적 여정과 탐구 그 자체에 존재한다.
서울대와 동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간송미술관에서 한국전통회화를 연구한 작가는 동양정신과 인문자연에 남다른 조예를 지녔다. 이후 뉴욕대에서 유학하며 현대미술과 아방가르드미술을 접하고 서구적 형식과 동양적 정서를 접목시킨 미니멀작업을 선 보이며 독자적이며 지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왕성한 집필과 기고 활동을 병행하며 SADI(삼성 아트디자인 인스티튜트),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미 산책』이 있으며, 2011년 3월, 월간 한국경제 「머니」에 연재했던 예술가의 삶과 예술을 엮은 『아트 오디세이』 출간을 앞두고 있다. ■ 유대란
Vol.20110311d | 최선호展 / CHOISUNHO / 崔善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