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0716g | 이영훈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302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사이아트 갤러리 CY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B1 Tel. +82.2.3141.8842 cyartgallery.com
-1×1의 세상 ● 지하철을 타고가다 머리를 들어 날선 햇빛을 본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서 위층에 발을 디딘다. 몽골의 초원을 헐떡거리며 올라가고 바이칼 호수의 수면은 오목하게 하늘을 받는다. 마리아나 해구의 비티아스 해연을 등정하고 에베레스트의 눈발 날리는 꼭대기는 잠수정을 타고 도착한다. 남극은 북극과 만나고 적도는 갈라져 마주본다. 등 뒤의 것은 똑바로 보이고 저 멀리 있는 것은 내 등 뒤에 있다. 앞으로 걸어가 내 얼굴을 본다.
멀리 떨어져 있어 만지고 앞에 있는 곳은 가야할 곳이다. 가까이 있는 것은 멀리 있고 멀리 있는 곳은 지금 발밑에 있다. 다가올 일을 기억하고 경험했던 것을 추측한다. 없어진 것이 눈앞에 있고 있는 것을 떠올리며 바라볼 것을 본다. 가야할 곳을 가있고 있는 곳을 갔었다. 생각하는 것을 추억하고 지금 있는 것에 설렌다. 마셔서 마실 것이고 먹어야 할 것을 냄새 맡는다. 간지러워 긁어서 긁을 것이고 긁을 곳은 시원하다. 잠자서 눈을 뜨고 깨어 있어 꿈꾼다. 달려가고 있어 정좌하며 두발을 가지런히 해서 빠르다. 떨면서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데 흔들린다. 묶어서 흔들리고 묶은 진동은 묶인다. 생각은 손으로 만져지고 들고 있는 물건이 올려진 저울대는 올려놓아야 할 무게를 보여준다. 손에 닿아있는 것은 보이지 않고 나는 생각한다. 마음의 껍질은 먼지가 앉을 곳도 없으면서도 도달할 수 없는 가장 깊은 곳을 가지면서 드러난다. 담으면서 쏟아내고 부으면서 찬다.
보여 지면서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으면서 보인다. 볼 수 없어서 볼 수 있고 볼 수 없어서 볼 수 있다. 우주를 나누어 모았더니 티끌 보다 작고 우주의 모든 티끌을 모았더니 우주보다 크다. 여기에 있으면 저기에 가있고 그 곳에 있으면서 여기에 있다. 누가 어디쯤 있는지 알려하면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고 언제 도착할지 알려하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주사위를 던지면 세상은 그렇게 되고 세상이 저렇게 되려하면 주사위를 던져야 한다. ■ 이영훈
Vol.20110306f | 이영훈展 / LEEYOUNGHOON / 李英勳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