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302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민경_김소연_김현수_박성철_박진성_윤지영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주말,공휴일 휴관
리나갤러리 LINA GALLERY 서울 강남구 논현동 229-26번지 해광빌딩 1층 Tel. +82.2.544.0286 www.linaart.co.kr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무언가를 의식하게 되고 꾸미게 되며 쉽게 말해 떼가 묻어가기 마련이다. 순수하고 꾸밈없는 시절이 언제냐고 물어오면 아마 대부분이 자신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그때는 꾸미는 게 무엇인지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게 무엇인지 조차 인지를 못하고 느끼고 원하는데로 원초적으로 표현을 했던 그런 순수했던 시절이다. 나이가 든 지금, 이제 와서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고 한다면 그때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봤는지 조차 가물가물 해진다. 다만, 이랬을거라는 추측으로만 기억을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꾸밈없다라는 말이 모든 걸 하얗게 덮어버릴 수 있는 요소가 되기엔 충분하지 않다. 무언가를 위해 꾸미고 쓰여지고 감추고 포장하는 게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꼭 필요한 행위일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요즘에는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자기포장이란 걸 해야 할 때가 있고, 또 얼마나 잘하냐에 따라서 자신의 가치가 올라가기도 한다. 6명의 작가는 꾸밈없는 순수함을 혹은 그 반대의 상황을 각자 자기만의 색깔로 만들어 내고 있다. 이번 리나갤러리에서는 이 6명의 작가와 '꾸밈없음'의 진정성에 대해 재미나게 풀어 나가보려고 한다. 이 6명의 작가는 젊은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완성도와 퀄리티가 어느 중견작가 못지않다. 6명 작가의 위트있는 작품으로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감각들을 회복시켜 순수성을 깨워보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 리나갤러리
나는 정말 표현하고 있는 것일까? 작품 「Camouflaged selves」는 나를 표현하는 동시에 내가 만들어 낸 이미지 속에 나를 가두어 둔다. 표현의 진실성을 의심하며 '나는 이렇다'라고 말하는 이 순간에도 스스로를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니냐며 진짜 나를 꺼내어 내라고 다그친다. 작품 속에서 나는 가면과도 같은 얼굴 이미지에 각기 다른 모양의 머리 형태를 표현함과 동시에 그 이미지를 통해 스스로를 위장한다. 위장된 나는 스스로 위장한 것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 의해 위장된 것일 수 도 있으며 이러한 모호함은 보이는 형상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모호함과 의구심이 된다. 표현하는 동시에 위장하고 있는 나는 평범하게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내면의 욕망을 분출하며 표현하고 때로는 위장해야만 하는 모습은 가식이나 위선이 아닌 지금을 살아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Camouflaged selves」은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한 자리에 머무를 수 없이 변화하는 사회적 현상들과 의식의 흐름에 대응하는 무한한 상상력과 욕망을 지닌 우리들의 모습이다. ■ 김민경
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화려한 듯하지만 화려하지 않은 치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꽃으로, 아니면 광대복장으로 자신을 치장하고 감춘다. 내가 마음을 열어도 그 누구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아이들은 관심을 끌기 위해 꾸미고 노력해보지만 그 모습은 화려하지가 않다. 오히려 그 치장이 더 다가가기 힘들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아이들은 이렇게 부모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관객에게 고백한다. 자기를 봐달라고, 마음속의 작은 자리 하나를 내어주겠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한다. 애착장애 아동은 신체적인 발달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호기심이 적고 외부환경에 무심한 특징을 보인다. 사람에 대한 관심보다는 특정한 물건이나 색에 집착을 하여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표출하거나, 방어기제를 통해 주어진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이러한 심리적으로 상처를 입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본인의 작업을 통해 조심스럽게 전달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작가 자신만의 치유되지 않았던 상처들을 끌어내어 스스로에게 위로를 함으로써 치유적인 효과를 기대한다. 작품을 통해 아이들과 감상자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슴 따뜻한 소통이 이루어짐으로써 감정의 정화가 이루어진다. ■ 김소연
아이들은 혼돈의 존재이다. 옳고 그름에 모호한 존재이다. 우리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거나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 누군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남자 아이들은 전쟁놀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아이들이 전쟁을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를 통해 학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남자아이들은 전쟁놀이를 통해 스스로를 지켜야 하며 무언가를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학습하고 있는 것이다. 지켜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다는 것도 학습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여자 아이들은 엄마놀이, 병원놀이 등을 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여자아이들이 인형을 아기 또는 환자로 여기고 놀이를 하고 있는데 이는 아이를 키우는 연습이나 환자를 돌보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놀이를 통해 스스로 학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놀이가 다른 것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스스로의 성을 파악하게 되는 단계인 것으로 보이고 자신의 성에 적합한 자신의 역할을 정하는 단계에 있음으로 생각된다. 또한 아이들은 이러한 놀이를 통해 선과 악, 옳고 그름에 대해 스스로 학습해가는 것으로 문명화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러한 문명화 단계에서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는 본능과의 갈등을 느끼며 본능이 앞서는 경우 악한 행동, 그른 행동임을 알면서도 행동하게 되며 종종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의 행동과 표정은 이러한 내적 갈등의 표현으로 누군가에게 총을 겨누는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총을 겨누고 있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행동임을 알고 있는 듯 갈등하고 있는 표정. 항상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 하는 이미 성장해 버린 성인이다. 성인으로서의 현재 또한 그러하지만 어린 시절 역시 여타의 타인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갈등. 혼돈 속에 있는 아이의 모습. ■ 김현수
상처가 익숙해짐으로 순수했던 눈물은 허탈한 웃음이 되고, 아름다운 추억은 철없는 행동으로 기억될 때, 사람들은 이것을 어른이라고 말한다. 어른이 되어가며 점점 감정을 숨기게 되었다. 슬퍼도 웃는 척 힘들어도 웃는 척 화나도 웃는 척. 솔직하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어떠한 재료의 특성이나 조형성을 중요시하는 작업이 아니다. 현대미술의 형식과 내용의 깊이를 이야기 하려고 하지 않는다. 현대인의 '상실'된 '감정'만을 이야기하려 할 뿐이다. ■ 박진성
작품 「Style-加加」는 우리의 전통 속 미인도를 소재로 하여 그 당시 여인들의 미적 욕구를 상징하는 얹은머리(가체머리)를 통해 현대인의 욕망과 허상에 대해 재조명하고자 한다. 더하고(加) 더해지는(加) 한계 없는 욕망은 과장되게 부풀려져 왜곡되어진 가체머리를 한 모습으로 표현하였고, 이러한 어그러진 미인도를 통해 과도한 성형과 값비싼 명품으로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공허한 정체성을 나타내고자 했다. 미인도를 만든 작품이지만 정작 중요한 얼굴을 삭제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지나친 욕망으로 인해 상실된 자신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스스로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하고자 한다. ■ 박성철
본인은 현실(사실조각)과 비사실적인 상황(이상)의 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다. 현실의 인물들을 이용하여, 현실사회에서 나타나는 모순되고 불합리한 이슈들을 작품의 소재로 선정하여 풍자한다. 그리고 냉정과 동정의 시선, 현실과 이상의 괴리 그로 인해 파생되는 희망과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풍자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통찰력이 필요하며 그 마지막 힘은 '공감'에서 발휘된다. 이런 이유로 본인은 사실조각이라는 내러티브의 힘을 이용하여 작품의 주요 소재로 제작하고 있다. 대부분 직접적인 조형어법을 사용하고 있어 자극적이고 거칠며 때로는 거부감까지 야기 시키는 특성을 보이고 있으나, 이는 비판적 현실을 고발하여 현실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고, 또한 일반 대중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추구하려는 시도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이루어질 없는 불가능한 이상에 대한 욕망을 풍자하면서도 본질적으로 이러한 과정에서 상처받고 절망하는 인간상의 애잔함을 해학적으로 보여주고자 하였다. 꿈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흘리는 있다는 것은 역설적 표현이며, 지금 와서 후회한다고 해도 쉽게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간파하고 있는 비판적 인식의 표현이다. 즉, 자아의 반성적 작품에 해당하고 또한 그를 통해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성찰하게 하고자 한다. 본인의 작품들을 통해 실현 불가능의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그것을 상상하는 과정을 통해 현재의 삶을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와 희망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 ■ 윤지영
Vol.20110306b | Naturalnes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