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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304_금요일_06:00pm_CSP111아트스페이스
오프닝리셉션 / 음악공연 Lotus Project(guest vocal. 손민정)_전영진 작가와의 만남
관람시간 / 11:00am~06:00pm
CSP111 ArtSpace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188-55번지 현빌딩 3층 Tel. +82.2.3143.0121 blog.naver.com/biz_analyst
관람시간 / 10:30am~08:00pm
현대백화점 목동점 갤러리 H GALLERY H 서울 양천구 목1동 916번지 현대백화점 목동점 6,7층 Tel. +82.2.2163.2233
전영진의 2011 CANVAS PLAY에 초대합니다. 전영진은 추상과 팝아트, 개념미술의 교차점에서 미니멀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으로 예리한 비평적 시선들을 펼쳐왔습니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농담처럼, 도발적이고 예리한 비평적 시선들을 담아 유쾌하게 펼쳐낸 캔버스 유희는 유명 화랑과 미술평론가, 기획자 및 영화, 패션, 건축 관계자, 그리고 전문컬렉터 등 폭넓은 지지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CSP111아트스페이스와 Gallery H(현대백화점 목동점 큐레이터 오현진)이 공동기획한 촉망받는 예술가 전영진과 함께 하시어 뜻깊은 자리를 더욱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 CSP111아트스페이스_Gallery H
그린버그의 강령, 개념미술의 언어, 팝 아트의 유희가 결합된 회화 변종-전영진의 '캔버스를 운용하는' 그림들 ● 전영진의 작품은 현대미술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가 있는 이라면, 대체로 그 의도와 내용이 어렵지 않게 읽힐 그림이다. 이 젊은 작가의 그림에는 작품의 내용이 말 그대로 '읽을 수 있는readable' 문자(물론 거의 영문이기는 하지만)로 표명돼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예컨대 그림표면surface에 'PAINTING'이라는 글자만을 써넣어서 작품의 내용이 액면surface 그대로 '회화painting'가 되는 그림, 화면 전체에 'GRADATION'이라는 글자를 가로로 네 번 반복시키며 연두에서 초록까지의 색조변화gradation를 보여주는 것이 전부인 그림, 캔버스 정면은 온통 백색으로 칠하고 옆면에 'A BLANK CANVAS'라고 써넣어 결국 '텅 빈 캔버스a blank canvas'가 그림의 내용임을 스스로 알리는 그림들인 것이다.
하지만 앞서 나는 전영진 작품을 좀 더 쉽게 수용할 수 있는 감상자로 '현대미술에 대한 전문적 이해를 가진 이'를 꼽았다. 이는 이 작가의 그림들에 내포된 의미가 단순히 문자를 읽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에 걸려있지 않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사실 전영진의 그림은 다음과 같이 현대미술의 여러 입장(혹은 유파)을 복합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입장들 또는 미술사조 상의 중요 이슈를 이해하고 있는 감상자에게만 어렵지 않게 수용될 수 있고, '지적으로' 즐길만한 것이 된다. (이 말이 혹자에게는 배타적으로 들릴 텐데, 이는 어찌 보면 전영진이 자신을 비롯해 자기 작품의 감상자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관심'-칸트의 '무관심성'개념에 反하는 것-이다.)
전영진의 그림은, 서구 모더니즘 회화Modernist painting의 가장 핵심적 강령인 그린버그의 '평면성flatness'에, 미술의 정신적 층위를 중시한 개념미술의 '언어적 제시', 그리고 시각예술을 대중 문화적 이미지 도구를 차용해 풀어낸 팝 아트의 '유희'를 명시적으로 결합시킨 것이다. 전영진의 회화가 외적 세계에 대한 어떤 모방이나 서술적 기능으로부터도 벗어나 오직 '회화 자체의 순수성을 자기 지시적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모더니즘의 강령을 오늘 여기서 매우 충실하게 회화의 궁극적 이념Idea으로 추종한다. 그런데 그 추종은 종속적이기 보다는 '자의적 변조'에 가까워 보인다. 이를테면 전영진은 그린버그 식 평면성을 재 구현하기 위해 '추상이미지'로 화면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가장 명시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언어'를 도입한다. 그 언어는 대체로 모더니즘 이론가와 화가들이 언명했거나 쟁점화한 화두, 또는 이 화가가 회화의 물리적-이론적 핵심 요소라고 생각하는 바를 담고 있다. 또 전영진은 평면성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비환영적non-illusionary 형상과 붓질 자체를 주제화하는 대신,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붓질과 문자 그대로 화면 위에 제시되는 작품의 개념을 통해 '그림의 공간이란 납작한 이차원 평면임'을 작품 스스로 재차 폭로하게 만든다. 그런데 전영진의 그림들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와 같은 엘리트주의적 회화 실천, 즉 모더니즘 미술 비평이론이라는 초석 위에서 개념미술의 지성적·논리적 反미학을 프레젠테이션 하는 그녀의 작업이 팝 아트적 취향 또는 제스처와 이종 결합한다는 점이다. 그 양상은 각 그림들에서 보듯이, 문자를 디자인의 질료인 것처럼 가공한다든가, 화면 전체를 일종의 선전용 간판처럼 운용한다든가, 감각적인 색채 배합을 통해 이미지의 표면을 경쾌하고 단순한 사물처럼 변용하는 방법론을 통해 전개된다. 내용적으로 파고들면 꽤 전문적이고 미술 내재적인 전영진의 그림들이, 감상자에게 쉽게 접근할만하고, 알아들을만하고, 즐길 만해지는 변곡점이 바로 이 팝 아트 적 덧붙임에 있다. 이 같은 점에서 나는 전영진의 작업이 '그린버그의 강령과 개념미술의 언어와 팝아트의 유희가 결합 한 변종 회화'라 말한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도 '완전히 지나가 버린 옛 시절'이 된 현재, 젊은 작가들은 '절충주의'와 '상호참조'에 능수능란하다. 또 그러한 태도와 방법을 제외하고, 자신의 작업을 실행해갈 원천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미 만들어진 것ready-made으로부터의 변용/변질/변형이라는 맥락 안에서 작업한다. 그런 면에서 전영진 또한 크게 예외적인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은 위에서 개진한 나의 분석에서도 보듯이, 상당히 철저한 미술 이론적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회화의 내러티브'를 만들어가려 한다는 점에서 예외적이다. ■ 강수미
Vol.20110303b | 전영진展 / JUNYOUNGJIN / 全渶眞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