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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더 케이 GALLERY THE K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6번지 Tel. +82.2.764.1389 www.gallerythek.com blog.naver.com/gallery_k
오늘도 어김없이 바람이 분다. ● 때로는 폭풍전야의 거센 바람이기도 하고 살랑살랑 다가와 좋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바람의 강도는 내가 어떠한 일을 하고 있고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냐에 따라 달라진다. 언젠가부터 나는 이런 바람이 자연으로부터의 것만이 아닌 내 삶의 일부로부터 시작하여 정신적으로 다가오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때는 아마도 모든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조금은 긴 순간이었나 보다.
어김없이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의 어느 날, 유난히도 바람이 매몰차고 강하게 불었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바람에 정신없이 이리 저리 피할 곳을 찾았고, 나 또한 그랬다. 집에 도착 했을 때 이 모든 상황에서 피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었다. 이후로 난, 나를 스치는 몇 가닥의 바람결에도 예민해져서 새삼 바람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것은 때로는 희망이기도 했고 절망이기도 했으며, 내 주변에서 언제나 늘 함께했던 온갖 걱정과 고민이기도 했고, 그것들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나를 이끌어주는 인도자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제는 내게 불어오게 될 또 다른 어떤 바람이 두렵기도 하지만, 내심 기다려지게 된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시대에는 유난히도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것 같다. 어떠한 일을 할 때면 항상 나를 시험하는 거친 바람이 분다. 그 순간 일을 시작하면서 부터 끝날 때까지 일 이외의 다른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걱정해야 한다. 언제 시작해서 언제 멈출지 모르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바람과 함께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위로와 질곡이 우리를 한 단계 성장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상황에 매번 포기하고 주저앉는다면 우리는 삶을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늘 소극적으로 피할 곳만 찾을지도 모른다. 지금 바람이 불듯이 내일도 그럴 것이고 언제나 그럴 것이다. 원하던 원치 않던 우리는 그 바람을 따르거나 거슬러야 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때론 힘든 일로 좌절하고 시련을 겪을지라도 각자의 선택에 따라야 할 것이다.
이제는 차라리 거칠고 매몰찬 바람을 세상 사람들에게 더 큰 용기와 힘을 주기 위해 부는 생명의 힘찬 바람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어차피 내게도 불어올 바람이라면 더욱 거세게 휘몰아쳐서 나를 더 단단하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 막 문을 열고 세상으로 향하는 나에게 앞으로 불 바람은 지금보다 더 강하고 거셀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왕 맞을 바람이라면, 거세게 불 바람이라면 차라리 시원하게 맞고 싶다. 나는 당당하고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 풀어나갈 강한 의지를 믿고 또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 여전히 세상의 것들이 바람에 의해 이리저리 흔들리고 날린다. 세상이 만들어낸 수많은 사연들에 더럽혀지고 얽매인 '나'를 스스로를 돌이켜볼 수 있게 하고 정화시켜주는 바람이 좋다. 힘차게 부는 바람이 좋다. ■ 박우철
Vol.20110302g | 박우철展 / PARKWOOCHUL / 朴釪徹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