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정 사진전 일시 / 2011_0302 ▶ 2011_0308 장소 / 광화랑(5호선 광화문역 지하 위치)
좋은 생각, 좋은 책 나무발전소 서울 마포구 합정동 205-7번지 서림빌딩 901호 Tel. +82.2.333.1962/1967
핀홀 카메라로 찍은 치유의 기록 ● "나는 사진과 회화의 사이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카메라 중에서 핀홀 카메라를 택했고 장시간 노출을 위해 핀홀카메라를 직접 만들었다. 나의 사진들은 눈을 찍은 것이 아니라 핀홀카메라가 오랜 시간 움직이며 그려낸 형상들이다. 나-사진기-물이 함께한 행위 예술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핀홀카메라, 다른 말로 바늘구멍 사진기라고도 부르는 사진기로 사진작업을 하는 황수정 작가의 사진작품과 글을 엮은 에세이집이다. 대학에서 판화를 전공한 한 작가는 두 해 전부터 자신이 직접 제작한 핀홀카메라를 물 위에 띄우고 장시간 노출하여 인화지에 맺힌 사진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는 첫 번째 판화전의 제목이 『간극』이었던 것의 연장선상에서 나-사진기-물이 함께한 행위 예술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판화에서 사진으로 매개 수단을 바뀌었지만 이미지와 대상 그 넘어에 존재하는 실재에 관심을 가져온 작가답다. ● 핀홀상자 배가 개울물을 유유히 떠다니며 흐름과 멈춤을 반복하여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그의 작업에 대해 상명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전공 최병관 교수는 '자연의 목격자'라는 타이틀을 붙여주었다. 개울물을 떠다니며 일렁임과 멎음을 반복하던 사각의 배(핀홀카메라)는 밑바닥에 뚫려있는 핀홀을 통해 물속 풍경을 인화지에 담는다. 핀홀카메라가 담아낸 사진은 작가 자신이 직접 만든 작품이 아니다. 작가 황수정으로부터 제작을 의뢰받은 자연이 작품을 만들어낸 주체다. 자연은 시간의 협조를 얻어 인화지에 풍경을 담았다. 작가는 발주자이자 제작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유일한 목격자일 뿐이다. 그녀는 창작의 과정을 가장 위대한 창조자인 자연에 온전히 위탁하고 자신은 묵묵히 보조만 하며 바라보는 겸손한 조수의 입장으로 스스로를 낮춘 것이다.
"하트에 날개를 달아주는데 나는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아프게 가느다란 뼈를 하나하나 만들고, 눈물이 피가 되어 살을 만들고, 힘겹게 깃털을 하나하나 붙여준다. 꼬박 1년은 거의 움직이지도 못하고 뼈와 살을 만들었고, 그리고 1년은 사진과 함께 깃털을 붙여주었다. 사진과 함께 했기에 조금은 덜 아플 수 있었고, 점점 가볍게 깃털을 붙여 줄 수 있었다. 그리고 나 자신도 모르게 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제 막 하트에 날개를 단 작가는 "아픈 사람들아, 지독하게 아파라. 그래도 다시 웃게 되고 다시 따뜻한 마음이 자라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처럼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을 것을 권한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는 디지털작업보다는 아날로그 사진작업을 먼저 하자. 깜깜한 방을 안전하게 비춰주는 주황색등과 10분 단위로 반복되는 시계는 현재 시각을 모르게 한다. 암실작업은 아픈 시간들을 금방 지나가게 한다. 당신들도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밤을 새우게 될지도 모르겠다." ● 사진은 빛과 시간을 담은 매력적인 매체이지만 일반 사진과 달리 작품 사진은 오랫동안 공부한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작가는 이 경계를 허물고자 한다. 사진작업을 망설이는 독자들에게 작가는 마음대로 해도 되는게 예술 밖에 없지 않은가? 라며 격려한다.
"사진의 기초적이고 기술적인 부분들은 책을 통해서 며칠만 열심히 공부하면 알게 된다. 사실 카메라와 프린트기들은 사용설명서만 보면 다 알 수 있다. 겁없는 아이들이 장남감을 가지고 놀듯이 쉽게 시작하면 된다. 어렵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사진을 찍을 때, 무엇을 어떻게 얼마만큼 담아내고 표현할지를 생각한다. 주제를 정하고, 소재 거리를 생각하고 찍으면 바로 사진작품이 되는 것이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예술밖에 없지 않은가?" ● 작가의 말처럼 아파하는 사람들은 아픈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보자, 찍은 동안 그 아팠던 마음이 사진으로 전사(轉寫)되어 자신도 모르게 치유가 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힘들었던 시간들이 너무 고마운 시간이 되어준다는 것을 알게 될지 모르겠다. 그리고 마음 안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것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원래 빛나는 존재들이므로! ■ 김명숙
□ 지은이_황수정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와 동대학원 판화학과를 졸업했고 2003년과 2010년 '간극'을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다. 사진과 회화 사이를 표현하고 싶어 사진기들 들었다. 장시간 노출이 용이한 핀홀카메라를 택했고 직접 핀홀카메라를 만들어 물 위에 사진기를 띄운다. 나-사진기-물이 만들어낸 물그림을 보고 글을 썼다.
□ 차례 프롤로그 | 물과 핀홀카메라가 찍은 '나의 기억' 몸 / 뼈 / 먹이 된 뼈 / 고착 / 파헤친 물결 / 눈물 / 돌 / 조각난 마음 / 먹물이 퍼지다 / 그을음 / 비 같은 물결 / 풍경 / 손톱 / 괄호 / 합집합 / 안개 낀 풍경 / 날개 / 밤하늘의 별 / 달 / 나비 / 깃털 / 씨앗 / 새싹 / 뿌리 / 백조 / 얼음 / 시린 꽃 / 꽃 / 그을음꽃 / 물자국꽃 / 그림자꽃 / 풀꽃 / 솜꽃 / 연꽃 / 따뜻한 돌들과 작은 꽃 / 아직 피지 않았다 / 부드러운 가시 / 구름 / 물 같은 구름 / 다람쥐와 새 / 아카시아나무 / 문 / 교차 / 쉼표 / 갈대 / 나뭇잎 / 풀들이 자란다 / 풀들이 꿈틀거리다 / 길게 자란 풀들 / 무용하는 풀들 / 토끼풀 / 뼈-비늘-비늘-비늘-물고기 / 물방울 / 물방울과 물고기 / 언저리 / 바람개비 / 아련해지다 / 점 / 동그란 물 / 옅어지다 / 섬 / 수정과 에메랄드 / 네잎 클로버 / 나비 안에 / 하트 / 하트 / 하트 / 사과 / 돈 에필로그 | 아픈 사람들아, 사진을 찍자!
Vol.20110222a | 하트에 날개를 달다 / 지은이_황수정 / 좋은 생각, 좋은 책 나무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