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216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리나_조은정_박은지_서보혜_박상원_김경은_이혜룬_김성희_전순원
관람시간 / 11:30am~07:00pm
줌 갤러리 ZOO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7번지 상 갤러리 6층 Tel. +82.2.323.3829 www.zoomgallery.co.kr
우리의 삶은 바쁜 일상으로 인해 혼란 속에 흘러가고 빠르게 변화해가는 사회 속에서 많은걸 잊어버린 채 그렇게 흘러간다. 이런 현실로 인해 더욱 더 간절해지는 것이 있다. 누구든 그렇듯이 우리 가슴 한켠에는 갈 수 없는 상상속의 공간과 아련하게 떠오르는 추억의 장소가 있다. 이런 기억 속에서는 과거와 미래, 꿈 꿔왔던 그 어떤 곳에 있기도 한다. 때론 문득 떠오른 기억으로 그리워 안타까움의 눈물을 닦아내기도 하며 미소 짖기도 한다. 이런 기억의 공간에 가슴 속 갈망을 풀어 놓으면서 메말라 있던 우리의 정서에 편안한 안식이 찾아들기 바란다. 의자라는 현실 세계에서 자신이 그곳에 앉아 있는 것처럼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며 기억의 그곳으로 빠져들어 현실속의 자신과 상상속의 공간이 화면을 채움으로써 한 공간에 함께 남겨진다. 이렇게 남겨진 하나의 공간은 많은 감정들로 남겨져 상상속의 기억을 짙은 그리움으로 담았다. ■ 김리나
의식in무의식 ● 의식하는 것과 의식하지 못하는 것 그 속에 잠재되어있는 무의식의 빙산과도 같은 큰 산에 도전을 한다. 어떤 형상을 가지고 표현하고자하는 나의 주관적인 생각을 벗어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지닌 인간의 내제된 감정과 욕구, 기억, 등의 잠재된 힘을 무의식영역 속에서 끄집어 내고자하는 나의 의도는 액션페인팅이라는 행위적 작업으로서 표출되며 어느 특정한 대상이나 배경을 그러거나하는 대상 중심이 아닌 화면전체가 동일한 초점을 가지고 있으며, 추상표현주의의 장을 지금의 현대 미술 속에서 재탄생 시키고자 한다. 이러한 나의 표현은 인간 내면의 순수하고 잠재되어 있는 영역을 깨우는 시도이며 무의식속에서 의식되어지는 통로의 “통일된 언어”와도 같다. 감상자는 의문을 던질 것이다. 무엇을 표현하였는지? 색의 의미는 무엇인지? 표현된 형과 질감의 의미는? 제목과 비교도 해 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의도하는 것은 그들의 무의식 속의 실마리를 찾아 마음껏 자신의 눈으로 재해석하게 만들며, 작가인 내가 의도하지 않은 것 까지도 상상과 관찰로써 이끌어내어 그들이 가지는 감정들 속에서 나의 작업과 감상자와의 소통을 나누고 싶다. 그러므로 이번 나의 작업을 무의식속에 존재하는 의식이라 말한다. ■ 조은정
사소한 이야기들 ● 사람들은 흔히 일상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손에 직접 닿지 않는 거시적인 것들에 주목한다. 우리는 스크린 너머의 스타들에 열광하고, 세계 정세에 관심을 기울이며, 모니터를 통해 보여지는 인터넷 속 정보들을 받아들인다. 그것들은 물리적으로 한 단계 너머 멀리에 존재하는 것들이며, 또한 사람의 눈과 귀가 아니라 카메라, 키보드, 캠코더, 녹음기 등으로 포착되어진 간접적인 정보들이다. 우리의 세계는 많은 부분이 이렇게 이루어져 있다. 계속해서 복제되는 이미지들과 우리가 영영 가보지도 못할 머나먼 세계의 풍경들과 평생 만날 일이 없을 누군가의 이야기들과 그 신빙성을 알 수 없는 출처 없는 정보들과 기타 등등. 이러한 세상에서는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일상의 세계는 그다지 주목할 만한 것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의 집과, 우리가 항상 지나치는 길목들은 언제나 당연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상에서는 사소한 일상의 세계는 특별한 이야기의 대상이 될 가치가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흔히들 그냥 지나쳐버리곤 하는 사소한 세계의 사소한 이야기들이야말로 실재하는 우리의 세상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의 작업을 통해 이러한 일상의 세계와, 일상의 세계에서 파생되는 소소한 상상의 이야기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나의 작업에서는 이러한 ‘사소한 것들’, 즉 나의 집, 내가 주로 다니는 길들, 나의 작은 물건들, 나의 반려동물들, 오랫동안 다닌 수영장에 대한 기억 등이 등장한다. 그것들은 기억에 따라 재조립된 리듬감 있는 풍경의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어떤 모종의 스토리를 지닌 그림의 등장인물들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그저 개인적인 일상의 기록으로, 또는 가볍고 소소한 드로잉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거시적이고 명확한 흐름을 가진 거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미시적이고 사소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고 느낀다. 그것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지나치기 쉬운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역사가 어떻게 흘러가던지 간에, 사람들은 개개인마다 손에 잡히는 그들만의 뚜렷한 일상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싶지 않다. ■ 박은지
산 속의 숲은 복잡하고 반복되는 답답한 일상생활과는 다른,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사계절이 지나도 변치 않으며 같은 자리에서 늘 우리의 마음을 안락하게 해주는 서정 적인 장소이다. 숲은 다양한 나무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데, 그 중에서 나는 소나무를 위주로 그려보려고 한다. 소나무는 곧게 자라지 않고, 자유롭게 뻗어나가며 자란다. 또 다른 나무와는 달리, 나무표면이 거친 편인데 이는 고난, 시련, 상처들을 모두 이겨내고 꿋꿋하게 자라난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편으로 우리 인간의 삶과 비슷한 면도 있는 것 같고 또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었을 때, 내용에 집중하게 되면, 기존에 내가 갖고 있었던 복잡했던 생각들은 그 순간만큼은 생각하지 않게 되고, 읽은 후에 떠올리면 결코 아무것도 아닌 경험들이 많았다. 이런 경험들이 내가 숲에서 느꼈던 감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였다. 차가운 느낌의 책 보다는 오래된 책들의 따뜻한 느낌이 더 와 닿았다. 그런 점과 덮어진 책 보다는 펼쳐진 책의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보여 질 수 있는 내 마음의 공간을 대신하는 매체 가 될 것 같았다. 내가 숲 속에서 보고, 느꼈던 고요함 속의 편안함을 있는 그대로의 사실적인 묘사가 아닌 나의 마음속에서 그려진 숲을 현실과는 다른 색을 사용하여 내가 숲에서 본 감성을 표현하 고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하고자 한다. ■ 서보혜
그녀는 Flower ● 어김없이 한 남자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 남자는 그녀가 앉아 있던 곳으로 시선을 향한다. 그렇지만 그곳을 향한 남자의 시선은 덩그러니 놓여있는 그녀의 의자 주위를 맴돌다 그만 바닥으로 한 없이 주저 앉고 만다. 언제나 그녀는 그곳에 앉아 있었고, 어딘가를 바라보며 또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불과 몇일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그곳에 있었는데, 지금은 그녀의 향기와 그녀가 남겨놓은 물건들만 놓여져 있다. 남자는 커다란 종이컵에 든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그녀의 모습을 떠올린다. 무언가에 열중하던 모습. 어딘가를 바라보던 그녀. 그녀는 Flower. ■ 박상원
선을 이용해 표현된 나의 작업은 기본적으로 현실의 무엇을 재현해내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현실에서 뚜렷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은 어떤 것, 내면에서 꿈틀대는 어떤 것들을 화면에 옮겨내는 것이므로, 따라서 추상적인 모습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작업이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선들을 통해서 무의식적인 세계를 구현하고, 선들의 차곡차곡 쌓임을 통해서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순식간에 느껴지는 운동감을 전달하는 것은, 내가 작업을 통해서 나 스스로가 느끼고 싶은 것이며 또한 동시에 관람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것이다. 느낄 수 있는 인간이라는 이유로 때때로 우리 모두는 내면의 혼재된 감정을 표현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러하다. 나는 무의식과 의식의 적절한 합의를 페인팅으로서 보여주고자 하는데, 이것은 보이는 세계(visible world) 즉 나의 작업을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invisible world)로의 도달과 소통에 이르고자 함이다. 나는 화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는 그 자체로서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며, 그렇기때문에 추상으로서 표현되어지는 것에 대한 믿음이 있다. 내가 표현하는 것은 움직임, 운동감(movement)에 대한 해석이 될 수 있으며, 미묘한 변화(subtle changes)를 통해 접하게 되는 정신적 명상에 가까워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선들 위로 색이 덮히고 그 위에 또 다른 선들이 표현되어 생기는 층으로 이루어진 것들은 나의 무의식의 공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며, 나는 그것을 통해 공간의 부유하는 자유를 재차 설명하고자 한다. 선과 색이 자유롭게 만나고 어떤 뜻밖의 형태(form)를 만들어내었을 때, 그 것은 이미지 그 자체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할 것이다. 이상적으로 말해, 나는 선으로서 표현된 무의식과 이상적인 개념에 따른 의식의 연결고리를 보여주려 하는 것이다. 나는 캔버스 화면으로 나타난 페이트된 이미지 즉 페인팅 그 자체로서의 논리를 믿는 사람이며, 그것은 선험적 개념논리로 적용되어진 것이다. 무의식을 따라 직관적 손놀림을 따르고 있는한, 그 결과는 추상일 수 밖에 없다. 흔히 좋은 작업을 말하고자 할 때 그 것에 관한 이유를 찾는데 급급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때때로 그것은 작품 그 자체를 바라보게 하는 것보다 배경과 원인을 말하는 데 치우쳐 결국 작품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어떤 작품이 그것의 처음과는 다르게 스토리텔링화 되는 것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작품이 있는 그대로 느껴질 수 있게 되길 바라는 사람들 중의 한 명이며, 그러므로 화면에 나타난 이미지 자체의 논리 즉, 이미지 자체의 힘을 믿는 사람이다. 모든 작가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작업을 함으로써 나 자신을 발견하고 찾아가는 사람이며, 그렇기 때문에 결국 나 자신을 드러낸 작업들이 다수의 눈에 더 많이 차지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김경은
매일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저녁이 되면 이불을 덥고 자는 편안함에 한때 고마움을 느끼고 그림의 소재를 이불과 베개로 삼게 되었다. 일상의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아침에 이불과 베개를 정리하고 저녁에 또다시 이불을 만나야 하는 삶속에서 이불에 담겨있는 메시지에 대한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층층이 쌓여진 베개의 조형성을 표현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본래 이불과 베개는 시집을 가게 되면 시댁식구가 되고 또한 웃어른이신 부모님과 조상님을 평생 효도하며 섬기겠다는 의미로 이렇게 이불과 베개는 단순히 도구에 그치지 않고 웃어른에게 감사의 뜻을 표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 이혜륜
가까이에서 찾기 ● 날마다 외부의 힘에 쫒기며, 그래도 우리는 그 곳에 실존의 답이 있는 양 찾으려고 애를 쓰며 피곤하고 힘든 삶을 살아내고 있다. 깊고 아늑한 그래서 여유와 평화가 느껴지던 그런 삶도 나에게 언젠가 있었음을 어렴풋이 기억하면서 지금, 멀리 말고 가까이에서 찾으려 내 안을 들여다본다. ■ 김성희
느림의 속도 ● 나의 느림의 속도가 인생에 관하여 보아야만 하는 것을 보고, 보지 말아야 하는 것을 알면서 자연으로의 눈길은 감각에 의해 지각을 곧장 솟아오르게 하는 창조를 부여한다. 빠름의 속도가 종종 순간적 결단을 부여하며 실행은 신경기계 장치에 내 맡겨지고 스스로 식민지화 되면서 삶의 문명 바깥의 편리함을 얻는 동시에 내면의 자유의지를 희생시킨다. 느림의 속도는 삶의 마디마디가 곡절을 이루며 아름다움의 극점으로 향해 생장하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나의 풍경은 과거와 함께 그것을 둘러싼 미래의 지평을 의식하면서 전체의 장면들 속에서 소멸되는 동시에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들과 다시 생성되는 것이 나의 현재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나의 풍경은 주체로서의 장면과 부분들의 장면에서 또 그 사이에 끼어드는 장면조차도 감각하고 지각하면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인식한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나의 풍경은 한 땀 한 땀 바늘로 상처를 내면서 새롭게 생성시키고, 한 알 한 알 구술로 빈자리를 메우면서 남겨지고 생성되며, 한 점 한 점 붓으로 소멸과 잉여 그리고 생성의 반복을 통해 의식과 신체의 곡절로 새로운 지평을 연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나의 풍경은 희로애락을 통해 세월을 이겨낸 향연이라 한다. ■ 전순원
Vol.20110206b | 신진작가와 중견작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