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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_갤러리덕
윈도우갤러리로 24시간 관람 가능
갤러리덕 gallery DUCK 서울 종로구 부암동 159번지 Tel. +82.2.6053.3616 www.galleryduck.com
담묵원 (淡墨園) ● 대한제국의 폐망은 창경궁(宮)과 창경원(苑)이라는 이중 명칭의 시간적 공간으로 분리된다. 창경궁은 임진왜란 이후 조선조 왕들이 살던 궁이었다. 하지만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지화 하는 과정에서 왕실에 대한 존엄성을 훼손시키기 위해 외국에서 들여온 동식물을 ‘창경궁’에 전시해 궁을 구경거리로 만들고 그 명칭 또한 ‘창경원’으로 격하시켰다. 이렇게 훼손된 궁은 해방 후에도 약 40년 가까이 창경원으로 유지되며 80년대 초반까지 대중의 유희 공간으로 존재했다. 작가도 국민학교 시절 대부분의 소풍을 창경원으로 왔고 가족들과 창경원에 오는 것이 최고의 나들이 코스였다고 말한다.
1983년 창경원을 폐쇄하고 복원공사를 시작한다는 보도를 접할 때까지도 일상의 공간으로 작동될 뿐 생경했다는 것이다. 그해 12월 창경궁은 환원되지만 궁(宮)과 원(苑)을 오가는 정체성 속에 숨겨진 진짜 코드는 그 누구도 읽으려 하지 않았다. 어느 민족이나 침략하고 침입당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가는 역사의 상처를 시간으로만 덮으려 하기 때문에 작가는 국가적 상처의 치유라는 화두로 문제에 접근했다. 지금 창경궁에는 서양 궁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화려한 모습을 한 서양식 식물원이 있다. 이는 현재도 아닌 과거도 아닌 고립된 과거의 유물처럼 남겨져 공간의 콤플렉스를 야기한다.
작가는 식물원 안의 식물을 의식이 있는 생명체로 보고 그들이 본 과거의 기억과 상처와 치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암실에서 Gelatin Silver Print 로 작업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치 먹으로 그려낸 묵화처럼 장중한 빛의 농담을 담아 조선의 숨결로 승화코자 한 것이다. 치유의 핵심은 원망하지 않는 마음으로 스스로가 해결해야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하며 다시금 우리 것으로 재해석 할 때 비로소 온전한 우리 것이 된다. ■ 윤정애
Vol.20110202c | 홍성덕展 / HONGSUNGDUCK / 洪性德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