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앤디 워홀 Andy Warhol_데미안 허스트 Damien Hirst_프래드 샌드백 Fred Sandback 게르하르트 리히터 Gerhard Richter_제이슨 샐러번 Jason Salavon 줄리안 오피 Julian Opie_콘라드 빈터 Konrad Winter_니암 오말리 Niamh O'Malley 니콜라 샤르동 Nicolas Chardon_로버트 롱고 Robert Longo_시튼 스미스 Seton Smith 솔 르윗 Sol LeWitte_샤오제 시에 Xiaoze Xie_유병훈_이우환_이인현_천광엽_홍경택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가인갤러리 GAAIN GALLERY 서울 종로구 평창동 512-2번지 Tel. +82.2.394.3631 www.gaainart.com
평창동 가인갤러리에서는 2011년 새해를 맞아, 『Rhythm in Art』라는 제목 하에 겨울 소장품전을 마련하였습니다.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줄리안 오피, 솔 르윗, 로버트 롱고 등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은 물론, 홍경택, 천광엽을 포함한 작가 18명의 작품 총 33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리듬'입니다. ● 일반적으로 '리듬'은 멜로디, 화성과 함께 음악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것은 규칙적인 박자와 반복적인 패턴을 통해서 시간적인 계기를 만들어 주며, 이를 통해 음악에 생명을 불어넣는 필수불가결한 것입니다. 물론, 현대음악은 리듬의 규칙과 반복을 탈피하고 불규칙과 일회성을 탐구함으로써 영역의 확장을 꾀하고 있으며, 더욱이 소리 자체와 분리되는 리듬을 생각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 그러나 만일 음악에 한정되는 이와 같은 협소한 의미를 벗어난다면, 리듬은 '무언가가 규칙적으로 되풀이될 때 인간이 느끼는 시간적인 덩어리의 연속 모두를 포괄하는 것'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양 철학자 플라톤의 언급처럼, 리듬은 예술에 존재하는 질서와 비례는 물론이요, 신체의 움직임이나 자연의 순환을 포괄하는 '운동의 질서'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쿵쿵 뛰는 심장의 박동에도, 일정한 간격으로 지붕 위에 내려앉는 겨울비에도, 해가 뜨고 지고, 달이 차올랐다 스러지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끊임없이 순환하는 과정 자체에도 내포된 리듬이 있습니다. 스릴러 영화가 절정을 향해 내달릴 때 느껴지는 속도감이나 시어(詩語)가 만들어 내는 규칙적인 운율감,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가 만들어내는 균형감 그리고 캔버스에서 선과 색의 자유로운 유희가 만들어내는 감성에도 리듬은 존재합니다.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생의 리듬'을 내포하고 있기에, 이 세상에 태어나서 질곡의 세월을 살아가다가 마침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겪어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본 전시는 자연과 예술은 물론 인간이 갖는 속성으로서의 리듬에 주목하여 이를 잘 드러내는 작품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우선, 형식적인 측면에서 리드미컬한 율동감을 보여주는 작품들로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가루가 다채로운 색상의 구두 위에 흩뿌려진 앤디 워홀의 「Shoes」를 비롯해, 컬러의 보색 대비나 교차와 결합을 반복하는 색점들의 배치 그리고 올록볼록한 엠보싱 표면이 잘 어우러져 밝고 경쾌한 삶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콘라드 빈터의 「Pusan」이 있습니다. ● 또한 체크패턴 천을 사용해 흑백의 대비, 혹은 강렬한 빨강의 선이 만들어내는 리듬을 보여주는 니콜라 샤르동의 작품들과 반복되는 점(dot)의 드러나는 부분과 감추어진 부분이 공존하면서 만들어내는 매끈함이 매력적인 천광엽의 작품들 역시 여기에 포함될 것입니다. ● 특히 단 몇 개의 단순하고 절제된 선과 형태만으로 완성되는 줄리안 오피의 작품들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보편성은 물론 개별 존재라는 개체성을 동시에 획득하면서도 특유의 경쾌하고 친숙한 움직임이 주는 감성이 돋보이며, 현란하고 화려한 색채로 빈틈없이 꽉 채워진 화면이 특징인 홍경택의 작품에서는 음악에서 색을 느끼는 작가의 에너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대담한 원색의 곡선들이 강한 율동미를 선사하지만 보이는 '형상'그 자체가 아니라 형상을 존재하게 만드는 '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솔 르윗의 「Wavy Horizontal Lines」과 리듬에 맞춰 춤추는 형상이지만 도시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슬픔과 고독을 연극적이고 과장된 몸짓으로 표현하는 로버트 롱고의 「Men in the Cities」, 그리고 색점들의 규칙적인 배열이 주는 리듬감과 정중동(靜中動)의 감흥을 느낄 수도 있지만 실상은 삶을 위해 처방된 신경안정제의 과다가 불러올 죽음의 메시지를 통해 삶과 죽음은 결국 한바퀴의 '원'이라고 역설하는 데미안 허스트의 「Valium」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제된 리듬이 갖는 역설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외에도 동일한 두 점이 시간차를 통해 만들어내는 고즈넉함과 쓸쓸함, 담담함의 감성이 반복적으로 느껴지는 줄리안 오피의 「View from My Bedroom Window」는 경쾌한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풍경을 감상하는 맛을 주며, 역동적인 리듬 사이사이에 마치 수분을 가득 품은 물감이 종이와 만났을 때 번지는 느림의 울림이 매력적인 니암 오말리의 드로잉은 관람자로 하여금 동선을 따라 흐르는 전시 구성의 리듬을 경험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 차가운 날씨에 마음마저 경직되는 요즘, 다채로운 현대미술 작품이 연주하는 행복한 리듬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가인갤러리
Vol.20110111d | Rhythm in Art-Gaain Winter Collecti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