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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121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샘터갤러리 SAMTOH GALLERY 서울 종로구 동숭동 1-115번지 샘터사옥 Tel. +82.2.3675.3737 www.isamtoh.com
비너스-생태학적 상상 ● 스페인의 철학자 호세 오르테는 일찍이 현실의 경험은 관점의 인식과 일치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관점주의 이론은 단순하고 인식가능한 객관적인 현실이라는 근대적 발상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었다. 오르테가 대신 내놓은 것은 지구위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독특한 삶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무수히 많은 현실들이었다. 그는 현실에 대한 새로운 탈 근대적 사유 방식을 '나는 나와 주변 상황의 합'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그들의 논리로 말하자면, 심지어 과학조차도 정교하게 구성된 텍스트나 이야기의 집합이며 과학의 권위는 그런 텍스트나 이야기를 얼마나 그럴싸하게 제시하여 대중을 설득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예술적 탐구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가 관찰하는 것은 자연 자체가 아니라 우리의 질문 방식이 노출시킨 자연이다'라는 식이다. 예술학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도 따지고 보면 우리가 가진 언어로 자연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결국 현실이라는 것은 우리가 현실을 재현하고 묘사하며, 현실과 소통하기위해 사용하는 언어와 함수관계에 놓여있다는 뜻이 된다.
송인구는 현실적 경험들을 재현해내는 일을 반복해서 하고 있는 작가다. 어쩌면 그는 유아기때에 경험하였던 태생적 경험들을 수년간 잃었다가 어른이 된 어느 날 다시 되찾은 양 꿈 같은 기억을 보고하기 시작한다. 작가의 마음은 각각의 대상을 개별적으로 구분하는데 익숙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세상을 색깔과 농도가 흐리멍덩하게 섞여있는 상태로, 끊임없이 변하는 패턴의 만화경으로 표현되어 진다. 송인구의 작업을 '진화하는 패턴'으로 읽어내었던 이유정 화가의 분석이 이해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생물학자들의 구분 방식인 종의 구분은, 사회과학자들이 생산해낸 계급론, 인종주의, 식민주의의 이데올로기와는 사뭇 다른 구분 법이다. 약육강식의 질서위에 존재하는 자연적 종의 구분은 구테타가 완전 배제된 질서라는 전제위에서 가능한 구분법이다. 종의기원 이후 한 번도 이 불변의 진리는 깨어진 적이 없다. 하지만 송인구는 본인이 경험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세계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21세기는 그의 예언대로라면 생태학적 구테타가 시작되는 시점인 것이다. 그의 미적 본질은 원초적 생명의 탄생과 결합되어지는데, 초기 비너스의 원시적 아름다움이나 생명을 만들어내는 구성요소인 단백질의 만남 등을 그만의 상상력으로 대상화 시키고 있다.
송인구는 작업에는 자동기술법이 많이 등장하게 되는데, 무의식이 승리하게 됨으로서 이성적이고 분석적인 사유가 지배하는 의식은 사라지고 성적욕망, 환영, 몽상, 유희에 이끌리는 무의식이 전면에 나서서, 사실상의 현실이 다시 말하면 하이퍼 현실이 되는 것이다. 잠재의식속에 갇혀 있던 환상이 표면으로 부상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생태학적 변이, 교란, 반란 등의 종말적인 현상들을 경험하고 있는 작가는 원초적 아름다움을 찾는 지난한 여행을 통하여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시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미래에 닥칠 일들의 불안감에 잠 못 이루어 多作을 하는 작가가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 이종호
Vol.20110109g | 송인구展 / SONGINGU / 宋寅球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