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1_0112_수요일_06:00pm
ST-AR-TING 신인발굴 프로젝트 선정작가 기획전
관람시간 / 10:00am~06:30pm / 일_10:30am~06:00pm
제이에이치갤러리 JH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29-23번지 인사갤러리빌딩 3층 Tel. +82.2.730.4854 www.jhgallery.net blog.naver.com/kjhgallery
가족이란 단어를 들으면 많은 감정들이 생각날 줄 알았다. 그리고 누구나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명확한 가족에 대한 감정들이 떠오르지가 않았다. 너무 많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건가? 전자인 것 같다... 그래서 최인호네 가족을 그리기 시작했다. 가족을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을 생각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부모님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무엇이 죄송하다 할 것 없이 그냥 죄송했다. 가족이란 단어를 들으면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아니면 일상의 소소한 대화들 속에서도 가족이란 공동체는 수시로 등장한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항상 옆에 있어서 고마운 것도 모르고 지나치게 되는 것 같다. 기념일에 자신의 애인보다 부모님께 더 좋은 선물을 하는 사람이 많을지 궁금하다. 나는 지금까지는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도움으로 그림을 배울 수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부모님이기 때문에 당연히 나는 받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모라는 역할은 자식이 없으면 생길 수 없는 역할이다. 그 역할 때문에 부모로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지금부터라도 부모님이 포기한 것들을 조금씩 채워 드리고 싶다. 물론 부모님의 젊은 시절의 꿈이나 자식으로 인해 포기한 것들을 채워 드리지는 못할 수 도 있지만 부모로서 자식에게 바라는 것, 그리고 자식이 어떻게 성장하면 좋겠다 생각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채워드릴 자신이 있다. 그것의 시작으로 나는 우리 가족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우리 가족의 희노애락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웃음이 나기도 하고 가슴이 꽉 조여지는 순간도 있고 눈에서 초점이 흐려지는 순간들도 있다.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표현해 나가면서 보편적인 가족들의 이야기도 함께 이야기 하게 된다.
누군가 이야기 했다. 닭을 잃어버려 오면 오리발을 보여주고 오리를 잃어버려 오면 닭발을 내밀고 둘 다 잃어 버렸다고 하면 꿩의 발을 내미는 것이 우리 사회라고 그 안에서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의 가장 원초적인 부분은 바로 가족이라는 공동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가족을 그릴 것이다. 그래야 내가 힘들고 지쳐도 계속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최인호
Vol.20110108f | 최인호展 / CHOIINHO / 崔仁豪 / pr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