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Vehicle

이준욱展 / LEEJUNWOOK / 李峻旭 / installation   2010_1224 ▶ 2011_0130

이준욱_A Vehicle_스테인레스 스틸_가변설치_2010

작가와 만남_2010_1230_목요일_06:00pm

공모선정작가「2010 유리상자 - 아트스타」Ver. 7 예술가와 시민의 별★같은 만남

주최_봉산문화회관

관람시간 / 09:00am~10:00pm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Tel. +82.53.661.3081~2 www.bongsanart.org

2010년 공모 선정작 중, 일곱 번째 전시인 「2010유리상자-아트스타」Ver.7展은 이준욱(1982년생) 작가의 설치작품 『A Vehicle』입니다. 이는 '차량, 운송수단, 탈것'의 의미와 '감정 표현, 목표 달성 등의 수단'으로서 '매개체'이며, 작가 자신의 유년시절 기억과 꿈에 관한 성찰에서 비롯된 감수성의 시각화입니다. 이 작업은 장난감 자동차의 이미지를 매개로 특별한 꿈에 관한 상상과 교감을 통해 작가 자신과 인간, 세계에 작용하는 '꿈'의 기억을 탐구하려는 예술적 제안이기도 합니다.

이준욱_A Vehicle_스테인레스 스틸_가변설치_2010

이번 전시는 사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상자 공간에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을 담아내려는 내부적 요청에서 시작됩니다. 이 공간 안에는 로켓 추진기가 결합된 은빛 장난감 스포츠카가 있습니다. 미지의 어딘가를 향하여 바닥으로부터 날아오르려는 이 비행자동차는 실재하는 특정 자동차의 모형이 아니라 그냥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로서 자동차입니다. 철선의 연결로 조형된 커다란 자동차(길이517×폭215×높이130㎝)는 작가의 꿈을 그리워하며 허공에 그려놓은 그림처럼 보입니다. 간단한 설계스케치와 구상을 현실로 옮겨가며 점차적으로 완성한 이 작업은 일종의 공간 드로잉입니다. 3~5㎜ 굵기의 스테인레스스틸 철사 수백 토막을 용접으로 잇고 연속적으로 결합하여 전체 선형구조물로 제작해가는 드로잉 방식은 짧은 직선의 선묘에 의해 속도감과 현대적 미감이 더욱 살아납니다. 철선 조각인 탓에 물질감과 존재감이 약하고 시각적으로 가볍게 보이긴 하지만, 공기를 가르기 쉽도록 설계된 뾰족한 전면부,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려는 찰나의 바퀴 움직임, 금방이라도 추진 불꽃을 뿜을 것 같은 로켓추진기 등에서는 드로잉의 섬세함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이준욱_A Vehicle_스테인레스 스틸_가변설치_2010

이 자동차 드로잉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현실에서의 부족과 결핍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만남'을 기다리는 매개체입니다. 이는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지만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꿈을 연결해주고, 현실 위에 다시 그려보는 비현실적일 수 있는 '꿈'입니다. 어떻게 보면 자동차는 그저 상징일 수 있습니다. 철선 드로잉이 3차원 공간의 환경 좌표들과 시공간적으로 만나는 특별한 사건이 생생한 상상의 출발이며, 꿈의 기억을 깨우는 것이며, 현실을 지탱하는 메시지입니다. 어린시절의 기억에서 꿈의 연결고리를 찾고 관객의 꿈과 생생한 만남을 나누는 이 드로잉 사건은 나만의 'A Vehicle'에서 확장된 세계의 'A Vehicle'로 나아가는 기원의 과정이기도합니다. 작가의 이번 작업은  꿈과 현실,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의 감수성에 대한 대상화이며, 관객이 자신의 꿈과 삶을 새롭게 성찰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이기도합니다. 또한 유리상자에 담긴 이미지는 우리들 꿈과 상상의 특별한 가치를 상기시키려는 예술가 자신의 지속적인 성찰을 짐작하게 합니다. ■ 정종구

이준욱_A Vehicle_스테인레스 스틸_가변설치_2010

나의 작업은 꿈과 연결 되어 있다. 비현실이 일상인 곳,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으로서의 꿈. 이곳은 나의 상상력의 원천이며 창작의 원동력이다. 'A Vehicle'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나만의 세계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매개체이다. 자동차의 형태, 비행기의 형태, 로켓의 형태 등 여러 형태의 조합, 혼성을 통해 좀 더 특별한 곳에 다다르기 위한 좀 더 특별한 탈것을 만들었다. 'A Vehicle'을 통해 관람자를 꿈으로 안내할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가슴속에 자신만의 'A Vehicle'을 하나쯤 가졌으면 한다. ■ 이준욱

이준욱_A Vehicle_스테인레스 스틸_가변설치_2010

이토록 섬세해 보이며 또한 깨지기 쉬워 보이는 것은 조각가 그 자신인가 ● 이제는 워낙 많이 인용된 까닭에, 따로 소개하는 일이 고루해 보이는 이론이 있다. 마샬 맥루한(Herbert Marshall McLuhan)이 펼친 미디어 정보론이다. 이 문화비평의 요점은 인류가 발명한 모든 물건들이 우리 신체의 또 다른 기관이라는 주장이다. 인간은 두꺼운 가죽이 없이 태어났기에 옷을 만들었다. 비록 우수하긴 하지만 한계가 있는 뇌 용량을 보완하기 위해 종이와 필기구, 컴퓨터를 발명했다. 빨리 그리고 오래 달릴 수 있는 다리와 심장을 가지지 못했기에 자동차를 만들었으며, 같은 차원에서 아가미나 날개가 없는 대신 땅과 하늘과 물에서 이동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탈 것을 사람들은 발명했다. 조각가 이준욱의 작업은 이력을 쌓일수록 자동차 형상을 재현하는 데 몰입되고 있다. 자동차와 같은 탈 것들을 작품 주제로 삼은 동기에 관해서는 작가도 분명하게 밝힌다. 본인이 매혹 당한 자동차로부터 일체감을 얻는다는 이야기이다. 그는 사람과 자동차가 대응하는 신체 기관과 기계류를 하나씩 짝을 맞춰 생각하길 좋아한다. 좀 더 나아가, 작가는 차가 달리는 도로를 관습적인 메타포-인생의 길-로 비유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전시 공간에 매달린 작품을 예술의 길을 가고 있는 작가의 자화상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준욱_A Vehicle_스테인레스 스틸_가변설치_2010

이준욱의 작품이 보여주는 외관적인 특징은 다른 일반적인 조각들이 무게감을 떨쳐내지 않는 것에 비교할 때, 거꾸로 가벼운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스테인리스 철물을 자르고 이어 붙여 만든 뼈대는 꽤나 무겁고 단단하지만 보는 우리의 감각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준욱은 자신의 조각에 탈 것(vehicle)이라는 즉물적인 작품명을 붙여왔다. 비평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의 탈 것은 볼 것(spectacle)이 된다. 그런데 이 볼거리는 부서지기 쉬워 보인다(fragile). 부서지기 쉽다는 말은 그만큼 섬세하다는 뜻도 된다. 으스러지기 쉬운 아름다움은 제임스 그래함 발라드(James Graham Ballard)의 소설 『크래시(Crash)』에서처럼 기계와 신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처럼 새로운 예술의 소재로 승화된다. 예컨대 인간이 질주의 욕망을 자동차라는 기계에 맡긴 20세기 초기부터, 아름다움을 주로 인간 신체의 재현에서 찾으려 했던 전통적인 조각 예술과 달리, 미의 실현을 기계와 속도의 영역으로 옮겨 이루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일찍이 게오르크 루카치나 프랑크푸르트학파는 자본주의 사회의 물신화(物神化)로 설명했다. 자동차는 한 사람의 소유물이지만, 그것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운전자는 자동차의 일부분이 된다. 운전자는 자동차가 실현하는 속도와 기술, 그리고 거기서 파생하는 쾌락과 위험에 종속된다. 한편으로 애어른(kidult)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지금 작가는 기계가 제시하는 미학과 리스크에 몰입되어 있다. 여기에는 당연히 모순이 따른다. 이준욱의 작품은 예술 행위의 결과이며, 자동차는 기술과 경제가 결합된 결과다. 공장에서 자동차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수치와 조건을 동일하게 맞추는 표준화는 분명히 창조적인 성격과는 정반대의 것이다. 지금까지 전개되어 온 많은 미술 운동들은 산업과 연동되어 나타났다. 미래파가 그러했고, 러시아 구성주의, 데스틸, 바우하우스, 아키줌, 멤피스와 같은 여러 예술가들의 유기적인 모임은 창조적인 디자인을 대량생산 산업에 접목한 사례가 되었다. 조형예술의 반대 진영에 있는 자동차 산업도 예술가들의 창조적인 노동과정과 흡사한 쪽으로 변모해가는 측면이 있다. 초기 자동차 산업을 이끈 미국은 포드주의(Fordism)의 원칙 아래에서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conveyer-belt system)을 통한 대량생산 대량판매 식의 노동과정 형태를 이루었다. 뛰어난 기술을 중시한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이끈 미국 산업은 앤디 워홀의 판화에 풍자적으로 드러나듯이, 색만 다르게 무수히 제작되는 나름의 미적 성취도 이루었다. 하지만 미국식 노동과정을 해체한 포스트 포드주의에 이르러 자동차 산업은 더욱 다양한 가치를 표현한다. 미국식(포드, GM, 크라이슬러)으로 무작정 많이 만들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축적된 기계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품질을 높인 독일(벤츠), 작업조의 책임 소지를 분명히 한 일본(도요타), 노동자의 창발성과 권한을 극대화한 스웨덴(볼보), 그리고 차체 디자인의 예술성을 끌어올린 이태리(페라리)는 각 나라의 정치경제적 배경에 맞추어 다품종 소량생산 형태로 된 포스트 포드주의를 지향했다.

이준욱_A Vehicle_스테인레스 스틸_가변설치_2010

그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여기 이준욱은 자동차를 도안하는 디자이너가 아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다. 우연보다는 필연에 더 가까운 결과로서, 작가는 이태리식의 자동차 형태를 좋아할 것이다. 산업과 예술의 공통분모 격에 해당하는 창의성은 공교롭게도 서구 조각의 중심지 이태리의 노동과정에서 실현되고 있다. 작가의 위태롭고 불안정한 작품 이미지는 의도된 것이다. 그 점은 기계 역학이나 효율성의 고려로부터 벗어난 탈 산업적 미학에서 평가받게 된다. 단순한 자기만족이나 몽상이 아닌 진지한 예술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이준욱의 작업은 따라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비록 그것이 본격적인 디자인 비평이 아니더라도, 자동차의 외관에 대한 심미적 평가는 공장이나 연구실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에게 퍼져나간 담론이 되었다. 대중들은 상품의 잠재적인 고객이다. 그렇지만 이 젊은 작가가 대하는 평자들은 대중보다 훨씬 제한된 미술 콜렉터들이다. 작가의 시각적 욕망에서 구현된 작품은 유리 상자 속 가상현실에서 하나의 상징적인 맥락을 재현하고 있다. 그 껍데기뿐인 가상현실은 공허하다. 텅 비었기 때문에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여주기에 탁월한 것이다. 작업의 진정성과 표현능력에서 이미 상당한 성취에 이른 작가이기에, 그는 이제 자신의 작업을 둘러싼 심지 굳은 레토릭 보다 좀 더 세밀한 내러티브를 작품 속에 완성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그 점이 앞서 말한 전환점에서 그가 매듭지어야 할 과제다. 사실, 그의 조소 작업은 예컨대 산업디자인처럼 자동차 공업에 영감을 제공하는 목적이 아니다. 넓게 보면 그의 작품은 기술에 준거하여 진화한 현대 사회의 감성구조를 예술로 표현하는 쪽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이런 것도 바람직하다. 지금까지 작가 이준욱이 달려온 길은 다른 자동차가 보이지 않았다. 그 차들은 지평선 훨씬 너머 앞서 달리고 있거나, 반대로 뒤에서 따라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이제 곧 그 중 어떤 차는 전조등을 번쩍이며 부딪칠 기세로 맞은쪽에서 돌진해올 수도 있다.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에게 세상은 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위협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치킨게임(chicken game)처럼 서로 상대방이 핸들을 돌려 피하기만 기대하며 자기 용기를 시험하는 상황이 현재 냉전 체제의 정치나 제살 깎아먹기식의 경제를 은유적으로 바라보거나, 더 나아가 작가 본인에 관한 성찰적인 암시로 드러날 가능성을 그의 작품은 무궁무진하게 품고 있다. ■ 윤규홍

시민참여 프로그램 '나만의 탈것 만들기' - 일 정 : 2011. 1. 29(토) 오후 2시 - 장 소 :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 스페이스 로비 - 소요시간 : 약200분 - 접수기간 : 2011년 1월 3일~1월 28일 - 참여인원 : 선착순 15명 - 참가예약 : 053-661-3516 - 프로그램 내용 : 와이어 공예를 응용한 만들기 수업으로 참가자 스스로 구상한 탈것 혹은 소망을 담은 형태를 작가와 함께 제작해본다.   1. 평소 관심의 대상이 되어온 사물을 만들기를 통하여 재현해본다.   2. 철사를 구부리거나 꼬아가며 선이 모여서 입체를 구성해 나가는 조형감각을 체험한다.   3. 완성된 작품은 참가자가 소장하도록 제공한다. - 참여 작가 : 이준욱 010-9999-5224, [email protected] - 코디네이터 : 이지혜 010 2875 0708, [email protected] - 기 획 : 봉산문화회관 - 문 의 : www.bongsanart.org 053-661-3081~2

Vol.20101224h | 이준욱展 / LEEJUNWOOK / 李峻旭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