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10_1216_목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_2010_1216_목요일_03:00pm
Can Cross Culture project 2010
주최_캔파운데이션(CAN foundation)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pm~06:00pm / 일요일, 성탄절, 신정 휴관
스페이스 캔_Space CAN 서울 성북구 성북동 46-26번지 Tel. +82.2.766.7660 www.can-foundation.org
Can Cross Culture project, 캔 파운데이션(CAN foundation)에서 주최하는 일명 ""CCC project""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한국작가 1인과 해외작가 1인을 매칭하여 전시 및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공통된 소재나 주제, 혹은 매체를 다루는 작가 2인을 선정하여 각각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는 기회를 갖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문화적 배경과 정치사회적 환경이 다른 각국의 작가, 하지만 글로벌로 통합되는 사회에서 각종 매체(사회, 미디어, 생태환경, 인간 등)를 통해 그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인지하는 작가적 태도를 조망하고, 그들이 제시하는 예술적 범주의 확장성과 동시대 미술이 달려가는 어떤 지점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CCC project"는 릴레이 형식으로 매년 11월~12월에 걸쳐 진행이 됩니다. 1차적으로는 국제적인 문화 교류의 역할과 동시대 미술의 쟁점을 점검하고 동아시아 미술의 주체로서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며, 나아가서는 한국 미술의 세계진출의 체계적인 발판을 마련하여 작가들에게 그 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 경계가 사라지고 장르가 통합 된 오늘날의 미술을 '포스트모더니즘의 후반기로 볼 것인지 혹은 새로운 시대의 전초기로 볼 것인지', '전통사상을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이 시대의 전통인지, 아직도 진보라 말할 수 있는지' 등의 명확하지 않은 이 시대를 우리는 잠시 '전환의 시대 Diversion Era'라 칭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전환의 시기'를 맞이하여 현재 예술의 행방을 찾고자 합니다. 그 중 국제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며 시대적 대상들의 이면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관찰하는 한국작가 강영민과 중국작가 리우웨이(刘韡)를 기획 초대하였습니다. 전시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두 작가의 작품을 순차적으로 집중 조명하고자 합니다. 이번 "CCC project"는 오늘날 현대미술의 특징과 방향을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며, 각기 다른 활동 배경을 가진 두 작가의 작품 세계를 통해 현대미술의 특징들이 한국과 중국에서 다르게 혹은 유사하게 반영되는 과정과 현상을 살펴보는 기회의 전시가 될 것입니다.■ 캔파운데이션
DIversion Era 전환의 시대 : Liu Wei ●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중국은 20세기 전반 내전과 항일운동에 시달려왔던 문화적 공백기에서 벗어나 서서히 문화역사의 도약기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처음 가능성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모택동 집권 후반기부터였다. 이 시기 중국은 서구미술 세계와 차단된 상태에서 모더니즘, 사회주의리얼리즘, 포스트모더니즘 등이 다양한 형태의 전통주의와 공존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그들만의 역사적 경험과 현대미술경향에 영향을 배경으로 실험적인 작품들의 제작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한 가지 확연히 드러나는 사실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자본주의의 세계화가 중국작가들로 하여금 다원론적인 예술세계로 빠져들게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오늘날 파생되고 있는 경제, 테크놀로지, 문화와 정치의 세계화는 사람과 사람의 행위 속에 사회구조와 계층 간에 설정되어 있던 틈과 경계를 빠른 속도로 무너뜨리고 있음도 실감하게 한다. 리우 웨이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 등장해서 지역성과 세계화 사이의 충돌과정을 보여주는 혼성적 성격이 강한 예술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중국의 시대적 특성을 비교적 솔직하게 잘 드러내는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위치하고 있다.
리우 웨이는 오늘날의 시대적 양상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대상을 선택하고 분석 변형시키는 창작과정의 반복을 통해 주제의 상이한 요소들을 자신의 작품 속에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한마디로 그의 모든 작업은 make-break-make의 반복과정으로 구성되고 있다. 그는 먼저 대상을 선정하고 자신의 시각으로 해체시킨 다음 이를 다시 재구성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렇게 반복 완성하는 과정 자체가 그의 창작물인 것이다. 이러한 그의 창작태도는 언뜻 보기에 포스트모더니즘에 속한 작가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사실에 대한 접근방식이며, 그 리얼리티를 다루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중국의 비평가 필리(PiLi)는"리우 웨이는 이전에 활동했던 작가들과는 달리 리얼리티를 심판하지 않았다. 그가 바라보는 리얼리티는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요소일 뿐이며, 리얼리티의 필요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대신 리얼리티를 재구성했다. 그리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재평가하고 조합함으로써 리얼리티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하여 리우 웨이는 작품에 물건들을 배치하고 주제와 작품의 외형 사이에 해석의 경계면을 설정함으로써 그는 자연스럽고도 직접적으로 리얼리티를 소화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을 토대로 그의 작업태도만을 놓고 보면 다다를 대표하는 마르셀 뒤샹과 비유할 수 있다. 뒤샹의 작품은 보이는 그대로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상호의미 작용의 여러 펙터(Factor)들을 참조해야 작품의 의미를 추적할 수 있는 점, 그리고 그의 작업은 재료의 종합성, 소재의 분석 및 해석, 의미의 연쇄적 반응, 복합적인 감각작용 등의 과정들에 의한 시지각적 테스트를 구성하는 방식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뒤샹의 방법론은 현대미술의 전환점에 크게 기여했고, 리우 웨이는 그러한 뒤샹의 태도와 닮아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리우 웨이의 작품세계를 조망해보고자 한다.
리우웨이의 개성과 창의적 리얼리티를 선보인 작업으로는 먼저 2004년에 제작된 「It looks like a Landscape 유사풍경화」 작업을 들 수 있다. 인체의 유려한 곡선을 이용하여 여러 사람들이 엉덩이를 위로 치켜세운 모습을 흑백 촬영하였다. 화면 전체에 드러나는 엉덩이 선은 마치 중국의 북송(北宋)시대 이곽파(李郭派) 산수를 재현한 듯 사람의 다리와 피부의 접합면은 고풍스런 산세를 이루고 있다. 나체를 여러 가지 다른 형태로 촬영하여 다양한 형태로 조합하여 재현된 산수화는 전통적인 중국의 미적 감각과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서구의 환상을 위트 있게 비꼬면서도 잠재되어 있는 옛것에 대한 향수를 표면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 2006년에 제작한 「It's mine 나의 소유」 작업은 시각과 시계(視界)에 대한 작가의 권위를 주제로 다룬 것이다. 여기서 그는 거대한 자기(磁器)를 모아서 무기처럼 생긴 구조물을 다양하게 다시 조합했다. 그는 쓸모없는 벽돌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는데 이런 행위를 통하여 그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물건의 사용가치나 교환가치를 변형시킬 능력이 예술가에게 있음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와 연속된 창작행위로 '세례'를 들 수도 있는데 그는 관객이 보는 앞에서 아무 물건이나 주워 자신의 이름을 새겨서 전시장에 전시함으로써 일반 오브제에 다른 기운(Aura)을 불어 넣는 의식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세례의식을 통해서 그는 전시장 속에 갇혀 있는 리얼리티를 뛰어 넘어 존재하는 미술체계, 경제, 소유에 대한 사회시스템, 정치조직을 변형시키려 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오브제의 선택에 대하여 리차드 위하임(Richard Wollheim)은 예술가의 예술작품제작 단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예술작품은 제작의 제 1단계와 제2단계를 거쳐 성립된다. 제1 단계는 돌을 새긴다든가 캔버스에 물감을 바른다든가 금속의 부분을 용접한다든가하는 부류의 것이다. 제2 단계는 문자 그대로 제작이라고 볼 수 없을지 모르나 그 단계는 '결정'이다. 그래도 그것 없이는 제작은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그 결정이란 제작을 '그것으로 족하다'라고 하는 결정이다." 라는 말과 연결시킬 수 있다. 말하자면 오브제를 선택한다는 것이 현대미술에 있어서 작업과정상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 같은 해(2006) 열린 개인전 『As long as l see it』에서 리우 웨이는 매일 실제 물체와 폴라로이드 사진을 같이 전시했는데 이 전시회에서 그는 귀퉁이가 잘려진 사진 옆에 실제로 톱으로 잘려진 물체를 놓음으로서 물체가 실제 삶에서 온전히 존재하는 모습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 사진작업을 통해"여러분은 내가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만 볼 수 있다. 작품 밖에 있는 것을 여러분은 볼 수 없지만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뭔가 더 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함으로써 예술가의 권력을 주장하고 있다. 물건을 잘라내는 행위로 리우 웨이는 예술가로서의 권위적 힘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동시에 그 권위가 너무도 보잘 것 없음을 보여줌으로써 이러한 행위를 통하여 물질적, 시각적, 예술가적 판단에 의해서든 정치적, 사회적 판단에 의해서든 그 결과가 서로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매우 급진적 사고방식이며 이런 작업과정에서도 리우 웨이는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에 주목하면서 뒤샹의 그의 작품 「Fountain 샘」에서 예술가의 창조적 행위자가 아닌 행위의 선택자라는 역할을 환기시켰던 개념을 넘어서, 상대방의 선택이라는 객관성, 다양한 주관성의 존재를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시키고 있다. 그리고 리우 웨이는 기본적으로 현실에 대한 아방가르드적이고 부정적 사고와 실험적 행동을 유머와 아이러니로 승화시키고 있으며, 이것을 「Love it Bite it!」에서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전 세계 수도(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등지와 한국)의 국회의사당 건물 모양을 본뜬 조각을 만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재료는 주로 애완견 검(Gum)을 만들 때 사용하는 소가죽으로, 제작 방식은 열로 잡아 늘린 후 바느질로 꿰매는 수작업을 택하였다. 이러한 작업의 원래 의도는 애완견 검 재료 조각 위에 굶주린 개를 풀어 놓으려는 것이었으나 실행에 옮겨지지는 못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건축물은 멋지게 꾸며진 것이 아니라 한 데 얽혀지고 꼬부라진 빈민굴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작가는 이 작업을 통해 개의 식욕과 인간사회에서 권력의 관계를 블랙유머와 아이러니를 통해 꼬집어 내려 했다.
2006년 『Purple Air 자주빛 하늘』라는 제목으로 열린 그의 개인전을 보면 그는 주로 영속적 어두움에 휩싸여 있는 대도시를 그렸다. 도시주변을 감싸고 있는 자줏빛으로 물들어 있는 하늘,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오염'의 다른 표현으로'Purple Air'를 제시하면서 리우 웨이는 수천 년 간 이어져 왔던 중국 道家사상의 본류를 베어 나오게 했다. 그가 사용한 '자줏빛 하늘'이라는 구절은 우주를 열어젖힐 수 있는 원기나 생명력을 기술하는 데 쓰이는 전통적 정서를 배경으로 한 것이며, 그는 마트의 바코드와 같이 생긴 거대도시의 모습을 제품처럼 스캔했다. 리우 웨이는 물질을 추구하는 세계를 시각적으로 모방하려는 도시의 경향성을 순수한 자연과 공존하는 도시, 사이보그처럼 메마른 미래 도시에 이르기까지 도시와 자연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통찰하고 있다. 때로는 황량한 나무를 과거의 울창한 숲과 대조하여 그리기도 한 그의 초기 도시 작품은 잿빛 빌딩과 고상한 나무는 부드러우면서도 침체된 분위기를 설화적이고 역동적이며 상상력으로 가득 찬 상황설정을 통해 전통적인 시적 분위기를 띠고 있다. ● 2007년 『Outcast 버림받은 자』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개최한 리우 웨이는 문과 창문을 밀폐시킨 학교나 병원 같은 일반 정부건물을 본 딴 구조물을 만들었다. 그리고 건물 아랫부분의 황록색 페인트칠과 곰팡이 핀 유리로 막혀있는 이 공간이 사실은 회의를 하는 미팅 룸임을 암시하는 낡은 가구들이 배치해 놓았다. 구조물 주위에 작은 조각품과 그림들이 늘어져 있는 그의 작업을 놓고 그는"삶이 어떻게 전개되는가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 내 작품은 여러분의 사회적 삶에 연결되어 있다. 이 작품이 여러분을 직접 실천으로 이끌지는 못하겠지만,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항상 버리지 않고 있어야 한다. 운이 좋으면 여러분은 스스로의 견해, 판단능력, 자신만의 사고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주변인으로 머물러 있을 수도 있다. 버림받은 자는 최소한 사회의 일원이긴 하다. 그러한 생각마저 없다면, 여러분은 버림받은 자 축에도 못 낀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아마도 이 작품을 통해 2008년의 중화인민공화국 시민이 되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말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중국 현대사회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현실 발언과 같은 비평적인 시각과 의식을 호소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작업이 그래왔듯이 현대문명과 사회현상에 대해 리우 웨이는 끊임없이 작업을 통해 비평을 시도하고 있다. 사실을 재구성하는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는 그에게 사실과 현상은 문학적 소재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작업 속에서 용해돼서 재등장해야 되는 플롯이자 스토리의 완결이다. 그래서 그는 또다시 회화 언어의 화두인 리얼리티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작품태도는 문학에 있어서 모더니즘이 지녔던 한 부분이기도 했기 때문에 단순한 반복으로 끝날 것인지 자신의 콘텐츠로 완성할 것인지, 우리로 하여금 더욱 궁금하게 한다.
리우 웨이는 최근 들어 헌책들을 모아 거대한 회색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마치 혼돈처럼 지적 생산물로 이루어진 높은 빌딩의 군, 이것은 이미 폐허화 된 도시, 즉 인간이 살지 않은 회색 도시의 상징으로 연출되고 있다. 리우 웨이는 작품 속에 내재된 자신만의 리얼리티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소중히 간직해왔던 지적인 시각과 철학적 관념의 틀을 확장된 사고로 깨고자하는 자신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삶을 담고 있는 그의 작품은 매 전시마다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하면서 시지각적 텍스트를 구성해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중요한 미술창작 방법론을 채택하여 사회적인 이슈를 예술의 화두로, 개념으로 뿜어내고 있는 리우 웨이는 다양한 재능을 지닌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리우 웨이를 주목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며, 현재 세계 미술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현대미술 1세대들의 작업과 대비되는 매우 다양한 시도와 선택적 방법을 선보이는 중국현대화단에 새로운 가능성과 에너지를 불어넣는 작가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김성희
Vol.20101216a | 리우웨이展 / Liuwei / 刘韡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