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화해 - 회화적 조각 ● 김혜원의 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그녀의 작품에 보이는 해학과 자유로움 그리고 솔직함이 오래된 친구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녀에 있어서 예술은 따뜻함과 부드러움의 커다란 덩어리이다. 그동안의 김혜원의 작품세계를 회상하면 주로 사색하는 여인의 형상을 통해 삶의 행복을 기원함이었다. 작품은 보는 이와의 교감에 매우 충실했으며 조각의 mass위에 그려진 회화적 선묘를 능숙하게 구사함으로써 조각과 회화의 만남을 예고하는 듯하였다.

김혜원_Gift-Herb of eternal youth_혼합재료_58×38×10cm_2010

김혜원_Four season-Apricot Tree_혼합재료_52×41×10cm_2010

근래의 작품에는 인간의 형상대신 자연의 형태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그 자연의 형상에 우리의 전통 민화를 차용함으로써 그녀의 내면화된 자연이 인간과의 화해를 시도 하였고 표현양식도 회화적 성격이 더욱 부가되었다. 이는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 조각과 회화와의 만남을 여실이 보여준다. 예술영역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의 현상을 볼 때 매우 자연스럽게 보일 수 도 있으나 지천명의 나이에 진입한 그녀를 볼 때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자유스럽고 영역이 넓어진 것이다. 사실 서구식 아카데믹한 미술교육을 받고 작업해온 김혜원의 근작들이 시사 하는바는 명확하다.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이 땅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이다. 또한 인간의 형상 대신 자리매김한 자연의 여러 형상들도 우리의 풍토에 근거한 것이다. 그리고 민화의 장식성과 무의식적인 존재의 표출, 그리고 원시적 생명력에 호소하는 방법이나 독창성을 재해석 한 것이다.

김혜원_Four season-Chrysanthemum_혼합재료_52×41×10cm_2010

김혜원_Four season-Bamboo_혼합재료_52×41×10cm_2010

"아름다운 꽃이나 과일에서는 기분좋은 냄새가 납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 사이에 깃든 정 또한 보이지 않는 향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나는 고단한 삶과 일상 속에 감추어진 미움과 갈등이 향기 속에서 화해의 모습으로 변화되어지길 바래봅니다." "나의 주된 관심사는 자연입니다. 자연 속에는 온갖 꽃들과 물고기, 나비, 새들이 있고 이들이 지닌 조화로움과 행복한 보습의 상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연에는 많은 질서의 미가 존재하고 내게 무한한 표현의 자유를 경험하게 합니다. 그것은 많은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며 현대문화에 복잡하게 뒤엉킨 내 의식에 활력과 휴식을 줍니다." (김혜원) 작가의 글을 통해 우리는 김혜원의 자연을 보는 시선과 꾸밈없는 예술관을 알 수 있다.

김혜원_Fortune Tiger_혼합재료_51×35×10cm_2010

김혜원_Gold Fish_혼합재료_53×39×10cm_2010

김혜원은 우리의 민화가 갖고 있는 상징성에 주목하면서 오늘 우리의 삶의 행복과 내일의 사랑을 꿈꾼다. 그리고 자유로운 공간감과 원시적이며 천진난만한 소박한 미감을 통해서 바쁜 현대인들을 휴식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자연과 인간을 보는 시선과 조각과 회화의 만남이 민화의 현대성이라는 소재로 어떻게 자유롭게 펼쳐질 것인가 기대해 본다. ■ 김황록

Vol.20101214e | 김혜원展 / KIMHYEWON / 金惠元 / sculpture